문화/생활

금강 살리기 선도사업이 시작된 충남 연기군 금남면의 금강변. 9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하기 위해 도로를 닦아놓았다. “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고 보니까 다들 환영하죠.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걱정인데,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경제가 좀 나아지지 않겠어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일하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담배라도 살 테니까요.”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버스정류장 앞 대평주유소에서 일하는 강경돈(28) 씨는 공사 차량이 오가면 주유소도 더 잘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강 인근에서 농사짓던 사람들은 떠나야 하니까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금강을 정비하는 것은 환영입니다. 강물은 막힘없이 흘러야죠. 장마가 지고 대청댐 방류량이 1천5백 톤 이상이 되면 강물이 넘쳐 침수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둔치에 공원도 조성한다니까 이 동네가 좋아지지 않겠어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땅이 수용돼 남면 종촌리에서 금남면 대평리로 이사했다는 이규창(58) 씨도 금강 살리기 사업이 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생 금강 옆에서 농사를 지어온 정명자(65) 씨는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강이 다시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여기서 멱 감고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어요. 그때는 재첩도 많았는데 지금은 없잖아요. 물고기는 지금도 있지만 기름 냄새가 나서 못 먹어요.”
금강 살리기 사업 11개 공구 가운데 가장 먼저 공사가 시작된 연기군 금남면에서 만난 주민들은 금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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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살리기 선도사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연기군 일대의 금강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6월 22일 첫 삽을 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주변 금강과 미호천 17.3킬로미터 구간을 2011년까지 2천45억원을 들여 신도시와 어우러지는 하천 경관과 친수공간을 조성해 ‘명품 세종시’ 건설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항구적인 재해 예방을 위해 제방 23킬로미터를 축조하고, 친환경 소(小)수력발전시설 1개, 수질 정화를 위한 인공습지와 자연습지 각각 1개, ‘가람마루’ ‘비단여울’ 등 테마공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을 조성한다.
“금강은 치수사업이 잘돼 있는 편이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면서 2백 년 빈도의 홍수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방을 보강해 안전한 하천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강물을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둔치에는 자연과 조화된 친수 레저공간과 문화 예술공간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태양광 및 소수력발전으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해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강 살리기 행복지구 생태환경조성사업’ 박장환 감리단장은 안전한 하천, 살아 숨 쉬는 하천, 문화가 흐르는 하천,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사업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기관 최초로 지역 업체 의무 공동도급제(일반 공사는 40퍼센트 이상 지역 업체를 참여시키고, 설계에서 시공까지 맡는 턴키 공사는 20퍼센트 이상 지역업체를 참여시킴)를 도입했고, 시행 과정에서도 지역 업체와 인력 및 자재를 우선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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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단장의 안내로 찾은 공사 현장은 아직은 한가했다. 공사를 하기 위한 길만 닦아놓은 상태로 본격적인 공사는 설계 심의와 보완이 끝나는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강 상류인 이곳은 강폭이 1킬로미터 정도로 그리 넓지 않고 곳곳에 퇴적 구간이 많다. 수심도 들쭉날쭉해 1미터50센티미터가 안 되는 곳은 준설 공사를 통해 물 흐름을 좋게 할 계획이다. 박 단장은 ‘자연을 건드리는 것은 무조건 환경 파괴’라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이 염려하듯이 콘크리트를 발라서 강을 획일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고, 자연이 수시로 만드는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생태하천을 만드는 것입니다.”
수변공원과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이 조성될 둔치에는 아직 거두지 못한 농작물이 남아 있었다. 금강 살리기 사업 지구 안에는 1천4백36 농가가 여의도 면적의 19배가 넘는 1천6백64만1천 제곱미터에 점용 허가를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금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경작지에 대한 보상작업을 하고 있고, 금강 살리기 선도사업이 시작된 이곳에서는 이미 보상이 끝난 상태다.
“지난해까지는 여기서 농사를 지었죠. 지금은 지난 가을에 파종한 것까지만 거두게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식량 증산을 위해 하천 둔치도 농지로 활용하도록 했지만 농약, 비료 등이 강으로 흘러들면서 강이 오염되는 원인이 됐습니다. 하천의 농경지를 정리하고 정화능력이 뛰어난 습지식물을 심으면 물이 살아날 것입니다.”
생태하천으로의 복원을 위해 금강에는 6개의 생태습지가 조성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 2급수 이하인 금강 본류는 2급수, 3급수 이하인 미호천 등 금강 지류는 3급수로까지 수질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농사짓는 물에서 낚시가 가능하고 수영할 수 있는 물로 만든다는 것이다.
충남지역에서는 금강 살리기로 주변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금강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문화관광이 활성화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평리 주민들도 이구동성으로 “관광객 등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와 이 지역에 돈이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이혜련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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