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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802호

백제 문화유산 살리는 종합발전사업



비단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그 이름도 금강이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 뜬봉샘에서 시작돼 충북과 충남을 두루 거쳐 서해까지 4백1킬로미터 천 리를 흘러간다.
 

금강 유역 사람들은 예부터 금강의 물로 농사를 짓고 금강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살았다. 철새들은 금강 하구에서 휴식을 취하고 겨울을 났다. 금강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운 곳이기도 하다. 특히 찬란했던 백제 역사문화유적은 금강을 따라 펼쳐져 있다.
 

하지만 지금 금강 유역은 풍요의 땅이 아니다. 수질오염으로 물고기와 철새가 사라져가고 생태계 파괴로 지역 주민들의 삶도 위태로워졌다. 경제적으로도 주변 다른 지역보다 낙후돼 있다.
 

이젠 충청의 젖줄 금강이 되살아나야 한다. 정부는 지난 6월 8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금강 유역에 총 2조8천9백21억원을 투입해 금강 수계의 노후제방 보강, 토사 퇴적구간 정비, 하천 자전거길 설치, 하천 생태계 복원 등을 추진하는 금강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했다. 금강 살리기를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함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전체 예산 가운데 본사업에 2조4천7백27억원, 직접연계사업에 3천1백81억원, 용담댐과 대청댐 하류부 사업에 1천13억원이 들어간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추진하는 금강 본류 사업에는 2011년까지 1조6천5백98억원이 사용된다. 총길이 1백24킬로미터의 41개 생태하천 조성에 5천7백72억원, 하도 정비에 3천7백20억원, 71킬로미터에 이르는 26개 둑 보강에 2천3백71억원, 2백48킬로미터의 자전거도로 개설에 3백3억원, 3개의 자연형 보 설치에 2천23억원이 쓰인다.

 


 

전체 11개 공구 가운데 가장 먼저 행정중심복합도시 안에 흐르는 금강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지난 6월 12일부터 시작됐다. 나머지 사업들도 2011년까지 끝내는 것을 목표로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발주해 10월 말쯤 착공될 예정이다.
 

금강 살리기 사업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용수 확보량과 홍수조절 용량을 늘리고,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며, 강 중심의 지역 발전을 위해 금강 뱃길을 복원하고 강변에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 문화레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용수 확보량을 늘리기 위해 금남보, 부여보, 금강보 3개를 설치해서 1억1천만 세제곱미터의 물을 확보한다.
 

보 설치에 대해 수질오염의 위험이 있다거나 운하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금강은 최대 유량과 최소 유량의 비율인 유량변동계수가 3백으로 매우 크다. 이는 홍수기에는 물이 넘치고 갈수기에는 물이 줄어 가뭄과 수질오염을 부를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일정하게 강물을 유지 관리하는 것은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보는 모두 수문이 전면 개방되는 가동보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하천 바닥 부분의 수문을 열어 오물 등을 씻어 보낼 수 있어 수질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금강 살리기 행복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박장환 감리단장은 “보의 높이가 4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화물선이 다닐 수 없다”며 “보는 물 부족에 대비하고 친수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충분한 물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만일의 경우 홍수가 닥쳐도 문제가 없도록 1억 세제곱미터까지 물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물길을 정비하고 농업용 저수지와 저수량을 늘리며 71킬로미터의 노후제방을 보강한다.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63곳의 하수 및 폐수 처리장을 확보하고 1백33개의 마을 하수도를 정비하며, 6개의 가축 분뇨 처리시설을 신축하거나 증설한다. 1백10개의 TP(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 처리시설을 보강하고 68개의 하수관거(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내려보내는 큰 하수도관)를 확대한다. 또한 불특정 배출경로를 통해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비점오염원 관리대책으로 빗물 침투 저류시설, 생태 유수지, 웅덩이 및 생태 저수지를 늘린다.
 

생태복원을 위해서는 하천 둔치의 농경지를 정리하고 6개소 10킬로미터의 생태습지를 조성한다. 또 국가하천 1백99킬로미터에도 생태하천을 조성하며 8개 지천과 1개의 도심하천도 복원한다.
 

금강 살리기 사업지구 안에는 1천4백36 농가가 여의도 면적의 19배가 넘는 1천6백64만1천 제곱미터의 땅에 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약, 비료 등이 강에 흘러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됐다. 금강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기 위해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강변 경작지에 대한 보상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으로는 금강 상·하류를 잇는 2백48킬로미터의 자전거길을 만든다. 수중보도 지역의 역사와 전설을 담아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부여보는 낙화암과 계백장군의 역사와 전설을 담아내고, 공주의 금강보는 처녀곰과 나무꾼에 얽힌 고마나루 전설을 살려서 만든다는 것이다. 이미 외국에는 지역 명소에 이야기를 입혀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스토리형 명소’가 많다.





 

충남도청 치수방재과 이강섭 주무관은 “금강의 물이 깨끗해지고 강변에 자연생태공원과 레저스포츠 시설이 조성되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내륙에 비해 낙후된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금강 살리기 사업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시행된다. 연기지역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건설사업과 연계된다. 신도시와 어우러지는 하천경관과 친수공간을 조성해 ‘명품 세종시’ 건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공주와 부여, 논산과 청양지역은 백제 역사유적과 연관된 친환경 테마파크와 수중보를 조성해 역사 복원은 물론 관광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서천지역은 해상과 육상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므로 금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강 살리기’가 아니다. 금강과 주변지역의 개발은 물론 백제 문화와 연계한 생태, 경제, 문화 등 종합발전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 금강 살리기를 백제 문화유산과 연계한 지역발전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한 치수나 토목공사가 아니라 금강을 중심으로 충청지역이 새롭게 탄생하는 사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의 ‘금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도 ‘문화가 흐르는 금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 안에 별도의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7월 8일 금강 살리기 사업계획 현장을 시찰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도 “섬세한 백제 문화자원과 철새 도래지, 갈대 군락지 등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금강 유역의 우수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문화시설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곳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공주~부여를 연결하는 67킬로미터의 뱃길을 복원해 문화관광로를 마련할 계획이다. 충남도도 ‘옛 물길 복원, 옛 뱃길 복원을 통한 금강 르네상스 구현’을 목표로 금강권 각 시군의 의견을 수렴해 총 20건의 사업을 정부에 건의했다. 공주, 부여 등 지자체들에게도 금강 뱃길 복원은 숙원사업이다. 이미 금강에서는 유일하게 황포돛배를 운항하고 있는 부여시는 뱃길을 통해 백제문화관광이 활성화되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물길을 이용한 치수, 물류, 문화관광 산업 등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강 유역 주민들도 금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주민 강경돈 씨는 “금강 살리기 사업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일거리도 생기고 소비도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지방에도 돈이 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충청권 내에 4조7백억원, 충청권 외 지역에 1조7천1백억원의 생산이 유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이로 인한 충청권 내 취업유발인원은 4만1천4백명, 충청권 외 지역은 1만1천9백명의 취업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건설산업 취업유발인원은 3만3천1백명으로 추정된다.
 

지역 업체의 의무참여 비율을 높여 투입자금이 지역에 머물도록 한 것도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6월 말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한해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가 시행된다. 일반 공사는 40퍼센트 이상 지역 업체를 참여시켜야 하고, 설계에서 시공까지 맡는 턴키 공사는 20퍼센트 이상을 지역 업체의 몫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공사비가 풀리면 그중 일부는 지역 건설업체를 통해 지역경제로 스며드는 것이다.
 

금강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강이다. 금강 유역 주민들은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찬란했던 백제 문화가 되살아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그리고 새만금 사업과 연계해 금강 유역이 황해시대의 중심지가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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