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서울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송정호 대통령재산출연추진위원회(가칭) 위원장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처럼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게 우리 위원회의 뜻이자 대통령의 뜻”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대중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송 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지난 1월 말쯤 대통령께서 저에게 재산헌납 일을 책임져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류우익 서울대 교수, 이재후 김&장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소설가 박범신,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 기업인 김창대 씨 등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로 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송 변호사는 “위원들이 모여 논의한 결과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신념을 반영해 장학재단 설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 자신이 주위의 도움으로 학업을 계속한 경험이 있는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월급 전액을 환경미화원 및 소방대원 자녀를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는 등 일찍부터 장학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송 변호사는 재단 명칭을 이 대통령의 모친(1964년 작고) 이름을 딴 ‘태원 장학재단’으로 정하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평소 “가난하지만 바르게 살도록 가르침을 주셨다”며 모친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재단의 성격과 명칭 모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위원들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출연자인 대통령이 동의를 해야죠.”
송 변호사는 조속히 장학재단 법인 정관을 완성하고, 재산출연 방법과 절차 등을 마무리해 늦어도 6월 말까지는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이에 동의하면 즉시 법인이 설립되고, 장학재단이 출범하게 된다.
“부동산 자체를 출연할 것인지, 아니면 매각해 현금화할 것인지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기가 좋지 않아 부동산을 매각하면 제값을 받을 수 없을 뿐더러 세금 문제 등이 있어 재산환원의 뜻이 바래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부동산 자체를 출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전 재산을 출연해 장학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대통령의 재산은 퇴임 후 거주할 자택을 제외하고 빌딩 3채, 주식, 부동산 등 3백억원 안팎에 달한다. 장학재단은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의 출연재산으로만 출범할 예정이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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