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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자출족, 몸 튼튼·지갑 든든·환경 탄탄





자전거를 통한 사회적 비용 감소는 단순 교통비나 건강관리 비용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융합학과 전의찬 교수는 “자전거는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온실가스(탄소) 배출뿐 아니라 도로·주차 면적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인구 1천명을 수송한다고 가정했을 때 승용차는 6백70대, 버스는 40대, 자전거는 1천 대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에 따른 필요 도로 면적은 자전거(1천3백 제곱미터)가 승용차(1만3천 제곱미터)나 버스(1천5백 제곱미터)에 비해 최고 10배가량 적다.

또 한 사람이 1킬로미터를 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은 승용차가 1천1백50킬로칼로리, 버스는 5백70킬로칼로리이지만 자전거는 22킬로칼로리에 불과하다.

전의찬 교수는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80퍼센트 이상이 에너지 사용에서 발생한다.

이 가운데 34퍼센트는 산업부문에서, 20퍼센트는 수송부문(서울은 40퍼센트)에서, 13퍼센트는 가정이나 상업 부문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 교수는 “문제는 국내 자전거 수송분담률이 OECD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라며 “레저로서뿐만 아니라 출퇴근, 쇼핑할 때에도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27퍼센트)나 덴마크(18퍼센트)보다는 못하지만, 가까운 일본만 해도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14퍼센트에 이른다.




PR대행사 임원인 김종래(43·서울 중랑구)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전거를 타서 체중 12킬로그램을 줄였다. 작년 10월 5일 종합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키 1백78센티미터, 몸무게 95킬로그램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인 비만이었다. 총 콜레스테롤은 2백22㎎/dL(정상 상한선은 2백㎎/dL)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컸고, 체지방률은 23.8퍼센트였다(남성 정상 범위 13~18퍼센트).

따로 운동할 틈을 내기 어려웠던 김씨는 다음날부터 집에서 중구 장충동 회사까지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시간이 촉박할 때는 10킬로미터쯤 되는 차도를 따라 40분 정도 주행했고, 여유 있을 때는 중랑천 시민공원 자전거길을 통해 15킬로미터 정도를 1시간여 달렸다.

직장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해서는 사물함에 양복을 걸어 두고, 자전거복을 입고 출근해 샤워 후 갈아입었다.

김씨는 “반드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았다”며 “1주일에 2~3일은 회식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지 못했는데, 그럴 때는 주말에 한강시민공원을 따라 자전거로 하루 30킬로미터 정도를 달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2개월 만에 체중이 83킬로그램으로 감소했다. 지난 2월 받은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83킬로그램으로 유지됐고, BMI는 26.2로 낮아졌다. 체지방률은 19.5퍼센트로 정상치에 가까워졌고, 총 콜레스테롤은 1백75㎎/dL로 정상을 회복했다.

김씨가 달린 총 주행거리는 4천 킬로미터가 넘었다. 김씨는 “3월부터 자전거 타는 횟수를 늘려 현재는 체중을 70킬로그램대 후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언(30·서울 중구)씨는 2008년부터 주 2~3회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이씨가 절약하는 교통비는 1주일 평균 6천원(왕복기준). 여기에 한 달 6만원 하는 피트니스센터 사용료는 자전거 이용 후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주말에도 가끔씩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씨는 이래저래 한 달이면 10만원 정도를 절약한다. 만 3년 동안 자전거만을 이용한 ‘경제적 효과’를 계산해 보니, 최소 3백50만원에 달했다.

이씨는 “사실 처음부터 돈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탄 것은 아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쌈짓돈이 뭉칫돈 됐다”면서 “지금 타고있는 자전거의 초기 투자 비용(미니벨로 25만원)을 제외해도 꽤 많이 남는 장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자전거의 이같이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자출족’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게 중론이다. 먼저 국내의 자전거도로는 끊겨 있는 구간이 많다. 따라서 자출족들이 출퇴근할 때면 일반 도로나 인도를 오가야 한다. 서울의 경우 워낙 자동차가 많아 호흡기 질환까지 생각한다면 자출족의 건강이 마냥 ‘안녕’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지언씨는 “어쩌다 자동차를 뒤따라가게 될 경우 매연이 코를 찌르는가 하면, 눈이 충혈되기도 한다”면서 “자동차와 충돌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대비책들이 마련돼야 녹색생활을 지향하는 자출족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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