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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인 정보기술(IT)은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전통산업에 IT가 접목되면서 산업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 굴뚝산업인 철강회사 포스코는 IT를 접목해 수천억원의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을 창출했다. 과거엔 제품을 만들어 창고에 보관하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파는 ‘재고판매방식(BTS)’이던 것을 IT를 통해 ‘주문생산(BTO)’으로 바꾸면서 재고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IT는 전통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전통산업과 IT의 융합은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의 굴뚝산업을 진화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산업과 IT의 결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IT기반 융합사례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세계 IT융합산업 시장 규모가 올해 1천1백2조원에서 10년 뒤인 2018년엔 2천5백19조원으로 커진다.
 






 

9월 2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발표한 ‘IT KOREA 미래전략’ 보고서엔 ‘IT가 다른 산업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이뤄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동차, 조선, 기계, 항공, 건설, 국방, 에너지, 로봇, 섬유, 의류 등 10대 산업을 IT를 융합하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10대 IT융합 전략산업 육성’ 방안이 그것이다. 이 분야들은 5년 뒤 IT융합 분야에서만 국내 생산이 각각 1조원에 이르는 등 파급 효과가 큰 산업들이다.
 

정부는 IT융합 기술에 투자하는 예산 비중을 현재 4.5퍼센트에서 오는 2013년 10퍼센트로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10대 산업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이미 IT가 많이 접목된 분야다.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차량용 IT부품이 현재 20퍼센트를 넘어섰고, 2015년에는 40퍼센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1980년대 인기 TV 외화 ‘전격 Z작전’에 나왔던 ‘키트’를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손목시계로 호출하면 알아서 나타나고, 자율주행은 물론 각종 정보를 알려주던 신기한 자동차 말이다.

 


 

앞으로 실시간 도로 상태, 날씨, 교통 상황, 전후방 측방의 장애물 유무, 차간 간격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의 졸음, 음주, 피로도 등을 체크해 자동차가 자율적으로 경고 조치(브레이크 작동, 좌석벨트 조임, 머리받침 조정 등)를 취하는 기능이 개발된다. 궁극적으로는 무인자율주행 단계로의 진화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꿈의 자동차가 탄생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와 삼성LED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친환경 LED 전조등의 공동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과 르노삼성은 지난 4월 이동통신과 위치추적 기술(GPS)을 결합해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차량을 원격 제어하고 교통, 생활 등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선 분야에도 IT 바람이 거세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에서는 이미 3차원 설계시스템과 조립로봇, 자동운항제어기기 등 첨단 기술 활용이 보편화됐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실제로 배를 건조하기 전에 컴퓨터로 미리 조립을 해보는 ‘사이버 탑재 공법’은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 내지 못하는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은 IT를 통해 배를 완성하는 ‘디지털 조선(造船)’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9월 23일에는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WIBRO)를 활용해 무선으로 모든 공정을 원격 관리하는 ‘유비쿼터스 조선소’를 개통한다. 이 밖에도 조선업계에서는 전자설계 기술, 컴퓨터 통합생산 시스템 등과 선박의 첨단 항해에 필요한 선박 무선망 기술, 선박 제어 기술, 선박 안테나 및 레이더 기술 등을 연구 중이다.
 

의료산업은 전통적으로 IT와 융합한 분야다. 인류의 건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첨단 기술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거 의사는 본인의 감각으로 환자를 직접 관찰했지만 요즘은 혈액검사나 CT, MRI 같은 영상기기를 활용한다.
 

하지만 기존의 영상기기로는 정확한 진단에 한계가 있다. 미래에는 IT를 통해 의사의 노하우와 인간의 감각을 모방한 인공감각 기술이 합쳐질 것이다. 어떤 종류의 암환자는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데, 후각 기능과 IT 센서 기술을 결합해 암을 냄새로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산간 오지, 섬마을의 환자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술로봇,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며 치료하는 나노로봇, 환자가 어디 있든 신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의료서비스, 환자 상태를 실시간 측정해 자동으로 가장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는 지능형 약물투여 장치 등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자동화, 지능화, 무인화된 무기운용 체계가 전쟁을 주도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무선인터넷 와이브로 기술을 적용해 개발에 착수한 전술종합정보통신체계(TICN)를 비롯해 합성 전장환경 모의기술(M&S) 등은 IT가 국방 과학기술과 융합한 대표적 사례다.
 

삼성테크윈은 유인·반자동 시스템 위주인 국방 무기가 무인·자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맞춰 경계감시 등 군사작전을 수행할 국방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명호 삼성테크윈 상무는 “국방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 4백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항공, 섬유, 에너지, 기계, 로봇산업에서도 IT를 결합한 신성장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합작해 만든 차량IT혁신센터처럼 10대 전략산업별로 IT를 융합하는 산업융합IT센터를 2012년까지 10곳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10월 중에 IT와 제조업 융합의 기본이 되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인 ‘시스템반도체 2015’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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