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해 9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 녹색성장위원회와 유엔이 공동개최한 ‘그린 코리아 2009’ 국제회의장에서 샤 주캉 유엔 경제사회국 사무차장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유엔 경제사회국이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데 있어 한국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시 녹색성장은 구체적인 목표 수립과 세부 추진 계획에 따른 실천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여부를 떠나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국가전략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 자체가 세계 녹색성장 ‘허브(Hub)’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8월 15일 건국 60주년 경축사에서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선순환시켜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는 녹색성장 코드를 신(新) 국가전략 패러다임으로 지목했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 세계 5대 녹색강국 진입을 비전으로 삼고 녹색성장 3대 추진 전략과 10대 정책 방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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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추진 전략 중 특히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두드러졌다. 정부는 10대 정책 방향 중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 △ 탈석유·에너지 자립 강화를 주요 방향으로 삼고 그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 첫 단계로 지난해부터 인벤토리(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 기록, 산정, 보고하는 총괄시스템) 구축 및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올해 1월부터는 14개 광역지자체와 30개 기업이 참여하는 총량제한 방식의 탄소배출권거래제 시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배출권거래제가 정착되면 2020년까지 직접규제만을 통해 국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비용의 60퍼센트를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비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취지의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출범한 ‘그린스타트’ 활동이 주목할 만하다. 2월 현재 전국 네트워크가 2백6개로 늘어난 그린스타트는 전 국민이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 참여를 약속하자는 운동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여대는 에코캠퍼스 ‘STOP CO2!’를 선포하고, 국내 대학 중에선 처음으로 기후변화 강의를 교양필수과목으로 채택했다.
지식경제부의 ‘Me First’ 운동도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알리자는 취지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 분야부터 부처별 에너지절약 목표를 설정 관리하는 범정부 절약 체계를 구축했다. 겨울철 실내온도 기준 섭씨 1도 낮추기, 신축건물 창문 면적 제한 등의 규제도 일부 공공기관에서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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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립 측면에서는 특히 해외 자원 개발 부문이 정부의 집중 지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정부가 국정 최우선 어젠다로 삼은 해외 자원개발은 지난 2년간 총 2조6천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면서 알찬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는 2008년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을 마련하고 광물공사법을 개정해 자원 관련 공기업의 개발역량 강화 기반을 다졌다. 이어 대통령과 총리가 러시아와 중남미, 중앙아시아 및 중동국가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주요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지난해 10월 이라크 주바이르 광구와 바드라 광구 지분 일부를 매입하면서 최초로 이라크 중앙 정부 유전을 확보했고, 페루 페트로테크, 캐나다 하베스트, 카자흐스탄 숨베 등 해외 유수의 석유기업과의 인수, 합병도 성사시켰다. 그 결과 2007년 4.1퍼센트에 불과하던 석유, 가스의 자주개발률은 지난해 8.1퍼센트로 두 배가량 향상됐다. 또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우라늄을 캐나다 데니슨사 등의 지분 인수를 통해 처음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형 원자력발전 설비 기술의 최초 해외 수출은 가장 돋보이는 성과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와 1백40만 킬로와트급 한국형 원전(APR1400) 4기 건설을 위한 2백억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운영 지원에까지 참여할 경우 2백억 달러의 추가 수주 효과도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 확산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스마트 그리드 구축 기반도 마련했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지난해 12월 산학연 전문가 합동협의체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 1월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했다.
스마트 그리드의 조기 상용화 및 관련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조성 계획도 발표됐다. 세계시장 선점과 해외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스마트 그리드 협력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녹색성장위원회 이호중 전문위원은 “무엇보다 한국이 녹색성장을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는 인식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이 지난 2년간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 정부가 주창한 녹색성장, ‘Green Growth’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만큼 녹색성장 주도국으로서의 국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 이 위원은 “현재 여러 갈래로 나눠진 녹색성장 관련 정책 방향들이 자연스러운 기업활동과 생활의 실천으로 녹아들 수 있게 하는 방법론을 찾는 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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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