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농민을 위해 태어난 농협이라면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에 몰두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걔들은 돈놀이에만 정신이 팔려서 경제사업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니깐. 걔들은 믿을 수 없어. 협동조합의 정체성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니깐.”
지난 3월 전북 완주에서 만난 한 농민이 농협을 강하게 질타했다. 농협은 본연의 업무인 경제사업보다는 소위 장사가 되는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월 4일, 1중앙회-2지주회사 체제를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농협 본연의 업무인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개정안이라고 정부와 국회는 설명하고 있다.
농민단체 최대 조직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번 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출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준봉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농업인들은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와 열악한 농산물 유통구조 속에서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판매되기 위해 농협중앙회의 판매·유통사업 활성화를 염원해 왔다”면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이번 농협법 개정으로 신용사업에 종속적인 경제사업의 50년 역사를 단절하고 자체자본금을 통해 독립된 의사결정과 사업을 구성하고, 실천할 수 있는 큰 틀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 농민들도 농협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농민들은 앞으로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하면 되는 거죠? 생산한 농산물, 농협이 알아서 잘 팔아주는 거죠?”, “그동안 농산물 헐값 판매 등으로 농민들이 얼마나 피해 봤는지 알죠? 피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등 농협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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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으로 농민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만큼 향후 자본금 배분 등 후속조치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올해 하위법령 개정 및 조세제도 개편, 농협중앙회 자산실사를 통한 부족자본금 지원 및 자본금 배분, 농협중앙회 내에 사업구조개편준비위원회, 경제사업
활성화위원회 등의 과정이 진행된다.
하지만 모든 농민이 농협법 개정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번 개정 농협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법 개정의 목표인 경제사업 활성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가 농민, 조합원의 이익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고 경제사업의 이익을 내기 위해 수입 농산물 유통에 앞장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지난 4일 국회를 방문, “농협마저 자본에 준다면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고 이 법을 통과시키느냐”며 “지주회사 체제는 협동조합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글·이현우 (한국농어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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