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7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방송 화면에 일제히 기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자판을 두드리느라 여념이 없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자리잡은 서울 프레스센터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 내내 북새통을 이루었다.
특히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 발표가 임박했던 회담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의 취재 열기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기자들은 지난 며칠간 취재열기로 피로감도 느꼈을 테지만 선언문 발표와 서명식을 앞두고 대형화면에 눈을 고정시킨 채 막바지 열기를 불태웠다.
오전 10시 청와대 김정섭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막바지 문안을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오후 1시쯤에 선언문 서명과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디어 오후 1시를 조금 넘자 프레스센터 장내 아나운서가 공동취재기자단이 보낸 선언문 내용의 기사가 ‘인포넷’(INFO-net)에 올라왔다는 안내방송을 하자 내외신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컴퓨터 화면에 쏠렸다. 속보기사가 인포넷을 통해 계속 올라오자 프레스센터 안은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타전하려는 기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프레스센터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 선언’ 서명식 화면이 나오자 1400여 명 내·외신 기자들의 노트북 자판소리와 휴대전화 통화,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3일에도 프레스센터는 크게 들썩였다. 오후 3시 33분 평양 공동취재단으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이 회담 모두 발언에서 노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연장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외신 기자들은 김 위원장의 체류 연장 제안 소식을 앞 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프레스센터는 김정일 위원장의 체류 연장 제안과 계획대로 귀경 소식이 연이어 들린 70분간 긴박감에 휩싸였다. 그야말로 분주함과 긴박함의 연속이었다.
정상회담 첫날인 2일 프레스센터는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한 뒤 약 2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11시30분 쯤 스크린에 평양 4·25 문화회관과 북측 주민들의 환영하는 모습이 담긴 위성중계 영상화면이 나타나자 프레스센터는 국내외 언론들의 취재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노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프레스센터 기자들의 탄성으로 술렁거리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지는 순간 기자들의 시선은 멀티스크린에 고정된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손놀림이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종이 없는 프레스센터 정보접근도 쉬워
서울 프레스센터는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의 또 하나의 ‘현장’이었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치열한 취재경쟁이 벌어졌고 첨단 시스템을 이용한 취재지원이 이뤄져 취재진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특히 외신기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스페인 에페 통신사(Agencia EFE)의 세실리아 백(Cecilia Pack)기자는 “인터넷 환경이 뛰어나 기사작성이 수월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0년 6월 1차 남북정상회담에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취재했던 TV아사히 서울지국 안병준 외교안보팀장은 “2000년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종이 쟁탈전이 심했는데 이번 정상회담에는 인포넷을 통해 정보를 다 공유할 수 있었고 평양에서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사진이나 영상의 품질 또한 우수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종이’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남북정상회담 온라인 정보시스템 ‘인포넷’을 통해 공동취재단이 보내오는 기사와 스케치, 노 대통령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전달했기 때문이다. 2000년 당시 공동취재단이 수기로 작성한 기사를 팩스로 전달하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2000년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 연속 프레스센터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윤종석 국정홍보처 정책광고팀장은 “IT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만큼 기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신속한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종이 없는 e프레스센터’를 목표로 ‘인포넷’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송출시스템도 달라져 이번에는 현장 영상을 평양에 간 KBS의 HD용 이동형 방송 송신용 위성지구국(SNG) 중계차에서 촬영해 무궁화위성 3호를 통해 남측으로 전달했다. 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2대의 멀티큐브 대형 스크린을 통해 평양 현지 모습이 중계되고, 평양에서도 위성방송 시스템을 통해 1차 정상회담에서 볼 수 없었던 서울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평양공동취재단이 기사를 송고하는 인포넷에는 평양 풀기사 96건, 사진 400여 장이 전송됐다.
500석 송고석 빈자리 없어
서울 프레스센터에는 내·외신 239개 매체, 1377명의 기자가 등록해 24시간 취재활동을 벌였다. 프레스센터 측은 당초 420석의 기사 송고석을 준비했으나 연일 출입등록 기자가 늘어나자 500석으로 자리를 늘렸다. 인터넷선도 480개에서 700개로 늘렸고, 미국의 CNN,영국의 로이터, 독일의 ARD, 일본의 NHK, TV아사히 등 9개 외신사들은 별도로 부스를 마련, 실시간으로 회담소식을 전 세계로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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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4일간 운영된 2007 서울 프레스센터는 기자들을 지원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남과 북, 정부와 국민, 한국과 세계가 소통한 공간이었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 동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서 단장은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국내외에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에 구축한 인포넷을 비롯한 첨단 방식은 진일보한 취재지원 시스템의 모델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취재와 보도에 도움이 되는 조치들은 매우 꼼꼼하게 준비했다”며 “과다한 식사제공 등 과거에 업무와 관계없이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지원들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취재기자 등록이 줄었다거나 2000년 1차 정상회담에 비해 관심도 낮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총 외신 등록기자수는 500명에서 400여 명으로 100명 정도 줄었지만 당시에는 등록만 하고 상주하는 기자는 적었던 반면 이번 정상회담 프레스센터는 24시간 내내 송고석이 꽉 찬 상태를 유지했다”며 “송고석도 당초 420석에서 500석으로 늘어나는 등 취재열기 또한 뜨거웠다”고 반박했다. 서 단장은 “이번 남북정상들이 수시로 만날 것을 약속함에 따라 정상회담 프레스센터도 수시로 열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문을 열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건강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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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프레스센터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평양에서 보낸 영상이 나올 때마다 기자만큼 분주했던 사람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통역부스에서 시시각각 들어오는 영상과 관련 내용을 통역해 외신기자들에게 서비스하는 통역사다. 지난 1일은 박유현(36) 통역사에게 뜻 깊은 날이었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에서 통역사로 활동한 그가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통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통역은 통역사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경쟁도 치열하죠. 같은 언어를 쓰는 정상들이 만났으니 통역은 필요없겠죠. 정상회담을 취재하러 온 외신기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알려주도록 노력했어요.” 박 통역사는 6.6 ㎡ 남짓한 통역 부스에서 헤드폰을 끼고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화는 물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정례브리핑의 내용을 듣는 즉시 통역하느라 분주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도 이곳 롯데호텔에서 통역 일을 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장소에서 정상회담을 통역해 기쁘다”며 “외신기자들이 소통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때 통역한 적이 있는 박씨는 “기회가 된다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통역을 맡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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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