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G코리아 여성 실천단 ‘위그린(We Green)’ 매니저 임그린

정부가 추진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 운동에는 빠져서는 안될 동반자가 있다. 살림을 책임지는 여성들이다. 하나뿐인 삶의 터전인 지구를 아껴 쓰려면 살림을 꾸려가는 주부의 손끝에 녹색습관이 붙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성장이라는 거창한 청사진의 성패가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이는 작은 실천 하나하나에 달려 있는 셈이다.
여성부가 여러 여성단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G-코리아’는 이처럼 가정과 일상에서부터 환경을 지키는 생각과 행동이 뿌리내리도록 하자는 녹색생활 실천운동이다.
이를 위해 여성부는 ‘위그린(We Green)’이라는 이름의 여성 실천단을 꾸리고, 운동을 이끌 이들로 위그린 매니저를 내세웠다. 기독교 계열 가정 상담 및 교육 기관인 사단법인 다세움에서 일하는 임그린 씨는 여성부가 전국적으로 선발한 1백여 명의 위그린 매니저 중 한 명이다.
“지난 7월 하순에 매니저들을 상대로 첫 교육이 있었죠. 제가 ‘위그린 매니저 임그린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더니 많은 참석자들이 일제히 제 이름을 놓고 한 마디씩 덕담을 하더군요.”
매니저 선발을 위한 사업계획서 심사에서 임 씨는 이름만큼이나 인상적인 기획서로 시선을 끌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다세움의 영·유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토들러 스쿨’과 위그린 사업을 연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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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들러 스쿨에는 영·유아와 엄마가 함께 참석해요.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환경사랑 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장(場)인 셈이죠. 아가들한테 무슨 환경교육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릴 때 배운 지구 사랑일수록 아이들의 무의식에 더 오래 남지 않겠어요?”
임 씨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연보호 활동을 겸한 나들이,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한 간식 만들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쓰지 않는 전원 끄기, 물 아껴 쓰기 등 작은 실천 과제들도 하나씩 가르쳐 볼 요량이다. 미술활동 재료로 재활용품을 사용하고 물감을 전부 무독성으로 바꾼 것도 환경을 생각하는 정신에서 비롯됐다. 아이들과 함께 만든 친환경 간식을 이웃 노인정 등에 나눠주는 등 궁극적으로는 녹색생활 운동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는 게 목표다.
위그린 매니저들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저마다 특색 있는 활동을 통해 녹색생활문화 바람을 일으키는 주역들이다.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포진한 위그린 서포터들은 가정, 학교, 여성단체 등에서 녹색생활 운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활동 회원들이다. 현재 위그린 서포터의 수는 전국적으로 10만명을 헤아린다. 서포터들을 모집하고 교육하는 일은 매니저의 몫이다. 임 씨 역시 30명의 서포터를 모집해 8월 초에 첫 교육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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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린 매니저에 지원하면서 사업 내용을 훑어봤는데 주부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했어요. 에너지를 아껴라, 세제를 줄여라, 환경을 생각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하는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왔잖아요.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습관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위그린의 실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7대 약속’에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천 과제들이 빠짐없이 망라돼 있어요.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어떤 주부라도 환경지킴이로 만들어줄 수 있는 손쉽고도 유익한 내용이지요.”
위그린 7대 약속은 △친환경 제품 구입 △물 아껴 쓰기 △적정한 실내온도 유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 사용량 줄이기 △정시 퇴근제 실천 등이다. 각각의 약속마다 재활용 및 탄소 마크가 붙은 제품 사용하기, 우리 농산물 직거래에 앞장서기, 샤워시간 1분 줄이기, 달마다 수도 사용량 고지서 비교하기, 여름엔 쿨비즈(Cool Biz) 정장 입고 겨울엔 내복 입기, 개인컵 사용하기, 출발 전 행선지 미리 파악하기 등의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이 다양하게 제시돼 있다.
“서포터를 모아 보니 역시 나이 든 분들의 호응도가 높더라고요. 없이 살던 시절을 겪으며 자원 절약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겠죠?”
임 씨 역시 에너지 절약에 철두철미했던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지간한 추위에는 난방을 하지 않는 내복 애용자인 부친 때문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계량기가 고장 난 게 아니냐며 점검을 나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부모에게서 배운 아껴 쓰기 정신은 미국 대학에 유학하던 시절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과 만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우리보다 탄소 배출이며 온난화 문제를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였어요. 온난화 관련 회의라도 열릴라치면 참석자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이슈가 되곤 했죠.”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칫 흐릿해질 수도 있었던 녹색생활에 대한 임씨의 관심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나자 절박한 생존의 문제로 바뀌었다. 둘째 아이가 아토피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임 씨는 식자재를 유기농으로 바꾸고 주거환경을 고민하면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환경이란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저탄소 성장, 대체에너지,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개발 등 일상과는 멀어 보이던 거창한 주제들이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결국 개개인의 삶과 뗄 수 없이 관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집에서 실천을 하든 말든 그저 주부들의 손에 맡겨졌던 녹색생활을 캠페인으로 조직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힘으로 모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위그린은 바람직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업이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주부들이 환경을 아끼고 지구를 살리는 열성 서포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글·손정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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