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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823호

이제 미디어도 글로벌로 간다



 

“미디어법은 이명박 대통령 아젠다의 핵심이다.”(2009년 7월 24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한국 국회의 미디어법 통과가 이 대통령의 개혁 아젠다 추진에 중요한 승리를 제공했다.”(2009년 7월 23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지난 7월 22일 국회를 통과한 미디어법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국 주요 언론들은 “한국 미디어산업 발전을 위한 긍정적 신호탄”이라고 보도했다.
 

미디어법 통과는 1980년 신군부가 언론 장악을 위해 만든 방송 구체제가 29년 만에 전환기를 맞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앞으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 체제가 허물어지고 신문과 지상파방송, 케이블TV 등 매체 간 겸영이 허용돼 21세기 미디어산업을 발전시킬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산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장애물들이 있었다. ‘방송 공영화’를 표방한 신군부는 언론 통폐합으로 민영방송을 없애고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금지했던 것이다. 1988년 언론기본법이 부분 수정됐지만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지 않는 등 신문과 방송 사이에는 엄격한 경계가 그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미디어법 통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갖고 있던 ‘신문과 방송 겸영의 원천 금지 조항’이 폐지돼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게 됐다.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 사장은 <동아일보>가 2009년 7월 31일자로 보도한 인터뷰에서 “일본이나 유럽에서 신문과 방송의 겸영은 흔한 현상이다. 매스컴이 대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만 갖춘다면 한국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1950년대부터 신문과 방송의 겸업이 허용되는 등 미디어 간 장벽이 없어진 지 오래다.
 

독일에는 신문, TV, 라디오 등 매체 결합에 제한이 없다. 단, 한 매체의 언론시장 점유율이 30퍼센트를 초과할 경우 추가진출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도 두 차례 방송법을 개정해 신문과 방송을 겸영할 수 있다. 미국은 전국 2백10개 권역별로 동일 시장 안에서는 교차 소유를 할 수 없지만 해당 권역 밖으로 넘어가면 교차 소유가 인정된다.
 

미디어 매체 간, 산업 간의 벽을 허물고 자본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규제완화는 미디어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의 활용으로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디어법 개정 이전부터 우수한 정보기술(IT)력과 한류(韓流) 콘텐츠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런 차일즈 BBC월드와이드 부사장은 <동아일보> 2009년 2월 24일자 인터뷰에서 “IT 선진국으로 인터넷 기반이 잘돼 있는 한국은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미디어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법 개정 이전이던 당시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가 외국 채널의 진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채널 진출에 대한 법적 간섭이 심한 것이 단점”이라고 기존 규제의 문제점 을 지적했다.
 

한류 콘텐츠는 우리보다 선진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서조차 통하는 문화적 자산이다.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조선일보> 2009년 6월 5일자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의 한류 열기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한국영화, 드라마 등을 보며 즐긴다”며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문화센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국 미디어산업은 향후 해외진출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외국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WPP의 마틴 소렐 대표는 <조선일보> 2008년 8월 1일자 인터뷰에서 “앞으로 뉴미디어와 전통 매체 간의 융합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의 신문 역시 뉴미디어 진출과 더불어 해외로도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들은 신문, 방송, 인터넷이 융합하는 ‘크로스 미디어’ 전략과 더불어 글로벌화 전략을 함께 구사하고 있다.
 

호주 출신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은 <폭스TV>, <월스트리트저널>, <더 타임스> 등 52개국 7백80여 개 미디어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머독은 ‘복합 미디어 전략의 중요성’을 내세워 인터넷 쪽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2005년 5억8천만 달러에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닷컴’을 인수해 자사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영화사, 채널, 방송 등을 소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 역시 뉴미디어 매체 활용에 적극적이어서 자사 TV 프로그램을 애플사의 멀티미디어플레이어인 ‘아이튠스’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 디즈니와 함께 세계 미디어 그룹 ‘빅3’로 인정받고 있는 타임워너 역시 워너브러더스, , <타임> 등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주스트’에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 인쇄매체발전대책위원회의 베르나르 슈피츠 총괄 조정관은 <중앙일보> 2009년 1월 16일자 인터뷰에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은 21세기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미디어·문화산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는 거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미국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준비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세계 유명 미디어 그룹들은 이미 각국에서 뉴미디어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 언론의 전망대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미래의 신성장동력이 될 글로벌 미디어산업의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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