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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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날선 긴장감을 떨쳐낼 수 없는 고된 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세 차례의 시간이 있다. 바로 식사시간이다.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마치고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태릉선수촌 식당을 책임지는 검식사와 영양사 등 33명의 식당 직원들도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을 위해 한 끼에 13, 14가지 반찬을 만든다. 메뉴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을 넘나들고 선수촌 생활을 오래한 선수들이 질리지 않도록 매년 새로운 메뉴도 개발한다.
27년간 선수촌 식당의 입맛을 책임져온 검식사 신승철(49) 씨는 “다른 종목에 비해 새벽 연습이 많은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선수들이 아침 식사를 하러 올 때마다 참 대견해 보인다”고 했다. 빙상종목 선수들이 새벽 일찍부터 식당에 와서는 “밥 먹을 때가 가장 기다려진다”며 애교 섞인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먹고 나서는 늘 예의 바르게 “잘 먹었습니다”라며 인사도 잘한다는 것. 신 씨는 “음식 투정 안 하고 예의 바르게 잘 먹는 선수들일수록 성적도 좋더라”며 밴쿠버 출전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영양사 조성숙(50) 씨는 선수들에게 “밴쿠버에 가서도 영양 보충에 신경 써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잠이 안 올 때는 ‘키위 스무디’를, 경기 도중 급격히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요구르트’를 꼭 챙겨 먹어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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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주치의’라 불리는 의사 김은국(39) 씨는 선수들을 치료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밴쿠버 올림픽의 팽팽한 긴장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도 동계종목은 레슬링, 유도 등 다른 종목에 비해 몸싸움이 적은 편이라 부상 위험이 덜하다는 게 다행스럽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자칫하면 큰 사고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 김 씨는 “요즘은 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어 선수들이 아주 조심하기 때문에 크게 다치는 경우는 없다”며 “대신 부상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케이트화를 장시간 착용하는 빙상종목 선수들에게 가장 흔한 질환은 물혹이다. 스케이트화가 발목을 조여 발목 살이 쏠리면서 물혹을 만들어낸다. 물혹을 오래 방치하면 굳은살이 되고 훈련받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물혹이 심한 선수들은 수술을 하기도 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무릎을 굽히고 목을 숙이는 경직된 출발 자세 때문에 근육통이 심하다. 이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리치료가 동원된다. 물리치료사 강현용(37) 씨는 “물리치료는 마사지, 찜질, 수중치료에 이르기까지 방법이 서른 가지가 넘고, 치료 기간도 부상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선수들과 함께한다. 이번 올림픽 경기는 밴쿠버에서 벌어지는 빙상종목과 휘슬러에서 열리는 스키 등 기타 종목으로 크게 나뉘는데, 강 씨는 휘슬러에서 부상 위험 선수들을 위해 24시간 대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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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선수촌 ‘월계관’에선 많은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월계관은 전문적인 체력강화 장비 2백여 개를 갖춘 국내 최대 체력단련장으로 3명의 체력지도위원들이 각 종목별 선수들에게 맞춘 체력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기초체력을 길러준다. 보통 2시간 정도 계속되는 선수들의 체력훈련을 지도하는 이광현 지도위원은 “쇼트트랙의 경우 자전거, 스피드스케이팅의 경우 슬라이드 보드 등 종목별 맞춤 훈련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코치나 감독은 자신의 종목에 대해서는 잘 알겠지만 체력훈련 노하우에 대해선 모를 수 있다”며 “선수들의 기본적인 체력을 기르고 종목에 따라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개별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4년 입사해 지금까지 수많은 선수들을 지도해온 이 씨는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역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메달이 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기호 선수는 올림픽에 벌써 다섯 번째 출전하는데 이는 재능도 뛰어날 뿐 아니라 평소 워낙 성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올림픽 출전 종목이라 해도 메달 획득 실적에 따라 태릉선수촌에서 훈련받을 수 있는 일수가 정해진다. 이른바 ‘비인기 종목’인 데다 동계종목 훈련시설도 열악한 편인 태릉선수촌에선 동계종목 중 주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선수들이 입촌해 훈련받고 나머지 종목들은 주로 비시즌인 여름에 체력훈련을 받는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에는 해외 대회 참여로 바쁜 스키점프 팀도 훈련장을 찾아 기초체력을 보강했다”며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온 동계종목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 크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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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대모’로 불리는 신혜숙 코치(54). 그는 무려 26년간 빙판 위에서 김연아, 김나영 등 피겨 선수들을 가르쳐왔다. 신 코치는 오랫동안 많은 선수들을 길러낸 노하우로 “훈련할 땐 무서운 선생님이지만 밖에서는 친한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꼽았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큰 대회를 앞두고 있을 때는 “널 믿는다”, “네가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값진 일”이라며 친엄마같이 격려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지난 1월부터 피겨 유망주로 곽민정 선수를 가르치고 있는 신 코치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민정이는 기술은 좋지만 표현력이 다소 부족한 게 아쉽다”며 “앞으로 이 부분을 집중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정이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처럼 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제 겨우 두 번째입니다. 물론 이번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4년 뒤에 있을 소치 동계올림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예요.”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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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