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어려울 때 사람 뽑는 게 진짜 투자죠”



 

옵토팩주식회사는 지난해 매출 4백억원 전액을 일본 및 중국 수출로 올린 알토란 같은 회사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창산업단지에 있는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은 휴대전화용 이미지 센서. 해당 분야의 특화 기술을 인정받아 2008년 지식경제부 선정 벤처기업대상을 받기도 했다.

옵토팩은 지난해 1백32명의 인력을 새로 뽑았다. 현 직원 2백12명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새로 입사한 인력이다. 수출 주문이 밀려들면서 부족한 인력을 충원한 방법은 근로시간 줄이기. 지난해 초부터 2교대 12시간 근무를 3교대 8시간 근무로 바꿔 근로시간을 줄인 결과 공장을 하루 풀가동할 수 있었다. 또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 지원사업에 따라 뽑은 고졸, 대졸 인턴 28명을 인턴 기간이 끝난 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효과적인 인력 투입 덕분에 매출액도 껑충 뛰었다. 2008년 2백9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백억원으로 37.9퍼센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인턴 연구원으로 일하다 6개월 후 정규직으로 채용된 임기태(29) 씨는 “인턴 시절부터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조건으로 근무해서 뿌듯했다”면서 “최근 주임으로 승진했는데 유망하고 화기애애한 직장에서 일하니 살맛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사는 인근 지역 실업계고와 산학협력을 통해 고교 실습생을 계속 채용한 점에서도 칭찬할 만하다. 2008년에는 15명, 지난해에는 31명이 근처 충북인터넷고등학교, 증평정보고등학교 졸업생들로 채워졌다.

옵토팩은 교대근무제를 2교대에서 3교대로 바꿨으면서도 임금은 그대로 지급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지원 사업인 ‘교대제 전환 지원금’ 덕분이다. 교대제 전환 지원금은 교대제를 전환해 조를 늘려 근로자 수가 늘 경우 1인당 1분기에 1백80만원씩 지급된다. 옵토팩은 지난해에 1억4천8백여 만원을 지원받았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신성교통주식회사는 근무일수를 월 15일(격일 근무)에서 14일로 줄이면서 신규 인력을 늘린 경우다. 2008년에 노사합의로 근무일수를 단 하루 줄였을 뿐이지만, 그 결과 56명이나 새로 채용할 수 있었다. 현재 버스 4백62대에 9백21명이 근무 중이다.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은 임금 동결이나 삭감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한 사례다. 수출보험공사는 임직원의 성과급을 반납한 비용으로 대졸 인턴사원 55명을 채용했고, 수출입은행은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임원들의 기본 연봉을 삭감해 대졸 인턴사원 60명을 채용했다.

또 울산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정년퇴직자 중 88퍼센트인 5백13명을 1년 계약직으로 재고용했다. 임금은 종전의 80퍼센트를 지불하는 조건. 이처럼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고령자 고용 연장형 사업’도 일자리 나누기 유형에 속한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거나 유지한 ‘일자리 나누기’는 지난해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창출의 일등 공신이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월 22일 ‘일자리 사업 종합평가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일자리 나누기로 최소한 9만 5천명 이상의 고용 유지·창출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 7만1천명과 실업자 2만4천명을 일자리 나누기로 흡수한 결과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성재 연구위원은 “2009년 10월 말 기준으로 1백인 이상 사업장 중 29퍼센트가 임금 조정, 근무 형태 조정 등 일자리 나누기 사업에 참여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 부설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의 하헌혁 실장은 “일자리 나누기는 대부분 근무시간 조정 없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임금 조정형’으로 진행됐다”면서 “올해는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임금 조정형보다는 선진국 방식의 ‘근무시간 조정형’을 다양하게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컨대 하루 4시간 근무하는 정규직 고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9개월 동안 월 평균 1백18개의 일자리를 연결한 셈입니다. 저희 센터에 구직을 요청한 분들의 취업 성공률이 42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앉아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업들의 구인 수요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덕분이죠.” 부산은행이 개설한 취업 도우미 ‘BS취업지원센터’ 장영주 팀장의 말이다.

BS취업지원센터는 지난해 3월 설립해 12월 말까지 1천62명의 구직자를 취업시켰다. 부산과 경남지역의 7백80개 중소기업에 소중한 일손들을 연결해준 것이다. 취업자의 연령은 30대 이하 6백35명, 40대 이상 4백27명으로 20대 신입부터 60대 재취업 인력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대부분 상용직 일자리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로 부산은행의 거래처 기업에서 2천5백14건의 구인 신청을 받아 이뤄낸 성과다.

BS취업지원센터는 지난해 2월 말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목표 아래 부산은행이 주축이 되어 부산시, 부산지방노동청, 부산일보와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은행의 6천여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구인 수요를 계속 발굴했고, 은행 지점에 ‘구직 도우미 창구’를 개설해 구직 신청을 접수했다. 또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채용 실적이 있는 기업에 대해 신용평가 시 우대, 여수신 수신료 1년 면제, 보증한도 우대 등의 혜택을 줬다. 구인·구직 실적이 좋은 은행 지점에는 매달 포상금을 지급해 격려했다.

특히 대형 버스를 이용한 ‘찾아가는 BS이동취업상담센터’는 이 지역 주민들의 커다란 성원을 받았다. 공단, 학교, 취업박람회 등 어디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면 찾아가 구인과 구직을 연결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한국폴리텍Ⅶ대학 등과 취업협약을 체결했고, 일자리의 기회를 장애인, 고령자에게까지 넓혀 제공했다. 지난해 말 장애인 특별채용회에서 ‘착한 채용’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은행과 중소기업이 각각 장애인 5명을 채용한 것도 좋은 성과다.

지난해 12월 21일 부산은행은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노동부가 주관한 ‘2009 노사 상생협력 및 일자리 창출 지원 유공자 시상식’에서 일자리 창출 분야 대통령상을 받았다. 일자리 창출이 지역사회 살리기에도 공헌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올해 센터는 눈높이를 더 높게 잡고 있다. 부산지역 채용박람회뿐 아니라 기초 지자체, 대학 등의 채용박람회에 부지런히 참여하고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와 연계해 정기적인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취업 도우미 프로젝트’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2월 중소기업 취업을 돕기 위해 기업은행과 조선일보가 함께 시작한 ‘청년 취업 1만명 프로젝트’ 잡월드는 목표를 두 달 앞당긴 10월 말 1만 번째 중소기업 취업자를 배출했다.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신용등급 우량 기업과 대기업 협력업체를 비롯한 우수 중소기업 3만4천여 곳이 잡월드의 회원으로 가입해 2만여 개의 일자리를 내놓았고 이 중 6천7백여 업체가 1만여 명을 채용한 것이다.

경기 성남시의 물류 아웃소싱 회사인 삼진지에스는 잡월드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47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다. 휴대전화와 차량용 카메라를 제조하는 엠씨넥스는 24명을 뽑았다. 강릉건설 등 지방 소재 중소기업들도 잡월드의 전국 인재풀을 활용해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올해 잡월드는 취업 2만명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최근에는 인재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경력과 기술이 뛰어난 인재를 모은 지식·기술인재관, 중·장년층을 위한 4050 채용관 등을 추가했다.

또한 청년인턴을 직접 지원하기도 했다. 신한은행과 중소기업중앙회가 협력해 정규직 1인당 월 1백만원씩 연간 1천2백만원, 총 3백50억원을 지원하는 ‘job-S.O.S 4U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 결과 7월부터 10월 말까지 1천1백78개 중소기업에서 2천9백80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다.

민관 협력도 채용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 을지로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와 근처 청계천광장에서 열리는 ‘청계천 잡페어’는 노동부와 서울시가 주관해 2008년 4월부터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기업과 구직자를 직접 연결하고 있다. 지난 1월 16일까지 22회가 열려 총 8백87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글·최은숙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