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경북 울진군의 울진 원전은 해외에 온 듯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냈다. 한국 표준형 원전 4기를 포함해 총 6기의 원전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동해안을 바라보는 6개의 궁전처럼 보였다. 임금님이 사는 진짜 궁전처럼 출입 절차도 까다로웠다.
발전소 내부로 들어가려면 엑스레이 검사는 기본. 그 안에서는 휴대전화 사용도 통제된다. 울진원자력본부 홍보팀 박찬승 차장은 “건물 안에서는 휴대전화를 비롯해 모든 전자기기의 전파가 차단된다”며 “전파가 원전 가동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주제어실과 전기를 만드는 터빈실도 인상적이었다. 주제어실은 원전의 모든 기능과 흐름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곳. 사람에 비유하면 두뇌와 같다.
터빈실은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이용해 만든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곳으로, 한여름에도 발전 효율을 위해 최적의 온도인 섭씨 40도가 유지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사우나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직원들은 사시사철 가벼운 옷차림으로 비지땀을 뻘뻘 흘리며 일한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소음과 진동에 대한 모니터 작업도 터빈실에서 맡고 있었다. 이곳 직원들은 작은 이상만 생겨도 주제어실에 바로 연락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
건물을 빠져나올 때는 방사능 수치를 체크하는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이곳 근무자 전원도 마찬가지. 대부분이 방사능이 없는 곳에서 근무하지만,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울진원자력본부는 건물 내부의 방사능 수치도 수시로 모니터한다.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막기 위해서다.
울진원전본부에 따르면 울진뿐 아니라 국내 모든 원전의 주변 30킬로미터 이내 지역에 환경 방사선 감시기가 수십여 대 설치돼 있다. 이들 감시기는 1년 내내 24시간 방사선을 감시하며 방사선량을 엄격히 규제한다.
울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자리한 신고리 원전 1, 2호기는 엑스레이 검사나 방사능 수치를 체크하는 절차를 요구하지 않았다. 현재 공사가 90퍼센트 이상 진척된 이곳은 원자로는 장착하고 있지만 연료가 들어 있지 않을뿐더러 아직 가동 전이라 방사능 유출 위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곳에서는 건설 현장의 인부들은 물론 시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에게도 안전모와 안전화, 마스크 등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고리원자력본부 홍보팀의 이재원 차장의 말이다.
“작업을 하다 고압 전선을 밟더라도 감전되지 않으려면 안전화를 신어야 합니다. 안전화에는 무거운 것이 떨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철심이 들어 있지요. 안전모도 무거운 중량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습니다. 또 높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피아노선 같은 안전장치도 답니다.”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는 3천5백여 명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슬땀이 만들어가는 신고리 원전 1, 2호기는 각각 올해 말과 내년 말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그때쯤 신고리 원전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를 상상하며 건설 현장을 빠져나오니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문득 원전은 왜 모두 바다 가까이에 짓는 것인지가 궁금했다. 
![]()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해 증기를 만들고,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다 쓴 뜨거운 증기는 냉각해 재활용할 수 있는 물로 만드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증기를 냉각하려면 원전 1호기당 1초에 60톤가량의 물이 필요해요. 그 정도 양의 물을 댈 수 있는 건 바다밖에 없고요. 원전을 바다 근처에 짓는 건 해수를 끌어다 쓰기 쉽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이곳에 장착된 원자로는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제작 생산된 것들이다. 터빈과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은 창원공장에 원자로 생산라인을 두고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쓸 원자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만난 원자로 전문가들은 원자로 내부 구조물을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실눈을 만들어가며 정밀 계측기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그들의 모습에서 미세한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창원공장이나 원자력본부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유치원생부터 백발 어르신들까지 방문객의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견학도 크게 늘었다.
고리원자력본부에서 견학 업무를 도맡고 있는 이재원 차장은 “원전 견학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고리본부에만 연간 11만명, 전국적으로는 45만명에 달한다. 처음에는 원전에 대해 오해하던 분들이 원전의 필요성과 안전성은 물론 경제효과와 비전 등을 깨닫고 돌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며 환히 웃었다.
글·김지영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