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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反원전 버리고 ‘親환경 원자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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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원자력산업은 신(新)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화석에너지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세계 각국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했기 때문이다. 원자력은 전 세계 발전량의 16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차세대 에너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31개국에서 총 4백36기가 운영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앞으로 10년 내 원전 보유국은 50개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약 4백30기의 원전이 신규 건설되고 원자력 발전능력은 5백10~8백10기가와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2030년에는 약 1조2백억원의 거대한 원자력 에너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세기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 양대 강국이 원자력발전을 이끌어왔지만,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섬(TMI) 원전 사고와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세계 원전산업은 침체기를 맞았다. 이 사건들은 ‘원자력’ 하면 ‘방사능 오염’이 떠오를 정도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고, 각국은 기존 원전을 폐쇄하거나 새로운 원전 건설 계획을 폐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원자력은 화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뛰어넘는 에너지로 급부상했다. 한 나라가 경제부국으로 자리 잡기 위해 에너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였고,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원자력은 에너지정책의 핵심이 됐다. 이에 세계 각국은 원전 폐기 정책을 버리고 원전 건설 및 보유 관련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세계 제일의 원전 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스리마일 섬 사고 이후 30년 만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는 22년간 건설 공사가 중단됐던 테네시계곡개발공사(TVA)의 와츠바 2호기로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의 원전 건설이 재개되는 데는 2005년 8월 개정된 에너지법의 영향이 컸다. 개정된 에너지법은 신규 원전 건설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원전 건설 재개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만으로는 향후 30년 내에 2배로 늘어날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원자력발전 비중은 전체 전력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미국은 앞으로 노후한 원전은 교체하고 신규 원전을 건설함으로써 원전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술 강국 입지를 확고히 할 전략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역시 원자력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러시아는 2009년 세계 1위 석유 수출국으로 그동안 막대한 오일 머니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석유 고갈 시대에 대비해 원자력산업을 차세대 에너지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원자력 발전량을 2007년 16퍼센트에서 2020년 25~28퍼센트로 늘리고, 2030년까지 자국에 42기, 해외에 60기 등 신규 원전을 지어 전 세계 원전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2위의 원자력발전 국가인 프랑스는 원전 59기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원전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특히 정부 주도의 강력한 개발 체제가 있다. ‘핵 세일즈맨’이라 불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가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프랑스와 협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는 앞으로 국제 원전 건설 계약의 3분의 1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3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에 주력하는 원자력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계획이다.
 

세계 유일의 원폭 피해국 일본은 오늘날 세계 3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으로 떠올랐다. 현재 53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2기를 건설 중이고 추가로 14기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신국가 에너지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40퍼센트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대부분의 에너지를 해외 수입에 의존해 에너지 자급률이 4퍼센트에 불과하다. 특히 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원자력 육성 정책을 펴왔다.

또한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정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핵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을 우라늄과 섞어 혼합산화물(MOX)로 만든 다음 원전 연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아시아 국가의 원자력발전 계획의 진전도 두드러진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용량을 1백20~1백60기가와트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단 2020년까지 86기가와트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중국의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의 1.3퍼센트에서 6퍼센트로 늘어나게 된다.

경제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인도는 현재 4기가와트인 원전 설비를 2032년까지 63기가와트 규모로 확대한다. 인도는 핵공급국그룹(NSG)의 제재조치 해제 이후 미국, 프랑스 등과 원자력 민간협력협정을 체결해왔다. 인도는 2050년까지 전체 전력의 25퍼센트 정도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간 원전을 기피해온 유럽 각국도 ‘원전 부흥시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및 가동 원전 폐쇄를 결정했다. 1960년대만 해도 이탈리아는 세계 4대 원전국이었지만 현재는 선진 8개국(G8) 중 유일하게 자체 원전이 없는 나라다.

이후 이탈리아는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린 끝에 2008년 10월 원전 10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25퍼센트를 원자력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원전 기피국이던 스웨덴도 지난해 2월 정부가 탈원자력 정책을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를 막고 2050년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원자로 10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독일은 2002년 원전 폐기법을 발효하고 원전 폐지 정책을 유지했으나 2009년 총선 이후 원전 계속 운전을 추진하는 등 기존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원전의 대부분이 노화돼 신규 원전 건설을 적극 모색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08년 신규 원전 건설 내용을 포함한 원자력 백서를 발표했고, 2009년 11월에는 원전 10기 건설 계획을 밝혔다.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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