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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지역 균형개발은 지구촌 화두가 됐다.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도 다양하다.
독일의 경우 지원 필요지역과 불필요지역으로 나눴다. 최근 4년 간 평균 실업률(50%), 1인당 소득(40%), 향후 2~3년 이후의 실업률 전망(5%), 인프라 수준(5%)이 그 기준이다.
필요지역은 또 A, B, C, D, E로 세분했다. 지원에 차등을 둔다. A지역은 가장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옛 동독을 포함한다. 중소기업 투자금액의 50%, 대기업 투자금액의 35%까지 보조한다. 베를린과 일부 구동독을 포함한 B지역에는 중소기업 투자의 43%, 대기업 투자의 28%를 지원한다.

영국은 고용률과 기술수준, 고용비율 등을 기준으로 차등을 뒀다. 생활수준이 아주 낮고 실업률이 심각한 타이어(Tier) 1지역에는 대기업 투자 프로젝트의 30%, 특정 지역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정부 재량으로 선정하는 Tier 2지역엔 10~25%까지 지원 가능하다. Tier 3지역은 고실업률, 사양산업 지역에서 수시로 검토해 선정한다.





프랑스도 지역별 경제성장·인구규모·고용상황 등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개발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분류기준과 해당지역을 구분해 기업투자비용 등을 보조하고 있는 것이다.

EU(유럽연합)은 균형발전을 최대 목표로 두고 있다. 눈에 띄게 뒤처지는 나라가 없이 골고루 잘 살아야 상생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EU설립 근거인 로마조약 전문에는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낙후된 지역의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균형 잡힌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경제통합을 강화한다”고 명시해놓았다. 이에 따라 1인당 GNP를 기준으로 낙후지역, 일시적 낙후지역, 준낙후지역, 일시적 준낙후지역으로 세분해 지원함으로써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2007년 5월 중순에 런던을 방문했을 때는 하늘이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거리의 모습은 활기차 보였다. 많은 곳에서 건물 재보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도시 미관을 정비하고 있었다.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이 재개발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방문할 당시 영국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물러나고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총리로 유력한 상황이었다. 영국 국민들은 경제학적 마인드를 가진 브라운 장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RDA(Regional Development Agency)의 줄리아 앳킨스(Julia Atkins)도 차기 총리가 지역정책에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영국의 지역발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영국에서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지역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국가계획정책은 방대하고 관료화되어 있어 지역발전에 대한 열의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 브라운 장관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었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의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EC의 지역정책담당 부서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한마디로 정중동의 느낌이었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내부적으로는 EC가 2007년부터 새로 추진하는 구조기금정책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Objective 1, 2, 3 등 매우 다양한 목적의 구조기금을 몇 개의 프로그램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도 EU 회원국들의 균형 발전을 꾀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새로운 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리에 있는 OECD의 지역경쟁관리(Regional Competitiveness and Governance)부서를 방문했을 때는 유럽 및 아시아의 지역정책과 각국의 지역발전사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혁신클러스터는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고, 일본과 프랑스에서도 각 지역별로 특화된 성격의 산업클러스터가 육성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기업 유치와 특화산업 육성 등의 광범위한 클러스터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각 국의 지역정책은 현재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다. 보조금을 통한 지역불균형 해소보다는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배분에 어려움이 많아 다른 시도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균형발전정책에 많은 도움이 될 자료를 가득 안고 마지막 목적지인 프랑스 DIACT로 향하였다.

1963년 드골 대통령 시절 설립된 DATAR를 중심으로 확산과 분배정책을 추진한 이래 지속된 프랑스의 지역정책은 2006년 DATAR가 확대 개편된 DIACT를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에펠탑 옆에 자리잡은 DIACT 건물은 꽤 오래 되어 보였지만 내부에는 최신 시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만나기로 한 두분(Vincent Le Dolley와 Xavier Givelet)은 우리에게 소개할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스 지역정책의 최근 이슈는 프랑스의 낙후지역과 대도시의 균형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프랑스의 균형발전은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추구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현재 추진 중인 지역정책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올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지역정책 콘퍼런스에서 듣기로 하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얼마 전 발표된 우리나라의 2단계 국가균형발전정책과 유럽의 지역정책을 비교해 보면서 ….


 

 


영국 닐 마셜 뉴캐슬대 교수

英, 40년 간 6만9000개 기관 분산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런던 집중으로 너무 비싼 대가를 치렀습니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증가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 이전을 서둘렀지요.”

주제발표에 나선 영국 닐 마셜 뉴캐슬대 교수는 유럽도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1963년 플레밍(Flemming) 정책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4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73년엔 하드먼(Hardman) 정책, 88년엔 로손-대처(Lawson-Thatcher) 정책이 마련됐다. 여건 변화에 따라 각각 걸맞게 대응하려는 것이다. 2004년부터는 리욘(Lyon) 정책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조직의 근대화 및 행정개혁’을 핵심 요소로 추진 중이다. 2010년까지 2만 개 넘는 공직을 70여 개 도시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서는 공공기관 내 전략적 기능, 즉 최고위급 기관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마셜 교수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1976년 18만1000명에 이르던 수도 런던의 공직자가 2002년 8만7000명으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북아일랜드 등 자치정부도 공공부문 이전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옛 왕국의 수도였던 에든버러(Edinburgh)의 공공기관을 다른 지방으로 분산하려는 스코틀랜드는 중앙정부와 견줘 규모 구체성 면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마셜 교수는 강조했다. 1999~2006년 4681명이 근무하는 38개 공조직의 이전위치가 치밀하게 검토됐다. 마침내 지난해 28개 단체의 2833명이 외부로 이전을 끝냈다. 입지가 거의 마무리될 무렵이던 2004년 한해에만 18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회가 재정계획과 일부 기관의 이전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공무원 노동조합도 강제 이전이나 실직이 없다는 근거로 협력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 공공기관 이전이 가져오는 효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런던에서 각종 사무실이 옮겨온 지방 도시가 전체의 26%에 이르러 사무실 임대, 노동비용 등 각 부문에서 운영비 절감이 가시화한 상태다. 예컨대 2002~2003년 지방으로 옮긴 통신부문의 경우 매우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25년에 걸쳐 300만~600만 파운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후 8~11년이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기 보델 렌대학  교수

佛, 공공 일자리 3만5000개 지방에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프랑스의 경우 1991년 이후 3만5000개가량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파리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렌대학 기 보델 교수는 현재 8000개 일자리에 대한 이전계획이 확정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국토 균형발전에 최대 목적을 둔 국책사업으로 내걸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프랑스 역시 지방 거점도시 육성과 맞물려 있다.

보델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의 모든 신생 공공기관은 지방에서만 설립 가능하다. 더욱이 공공기관이 파리 행정구역에서 일정한 규모 이상의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분산위원회’와 합의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개발계획 단계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부터 도장을 받아야 착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델 교수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결과 지방경제에 가장 큰 파급효과와 시너지를 창출한 기능은 교육과 연구개발 분야로 나타났다”면서 “파리 행정구역으로 학생 이동이 감소하고 지방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 시내의 사무실 비용이 지방의 3배나 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구 35만 명가량의 신행정수도 건설이 훨씬 이익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보델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프로젝트는 프랑스, 특히 파리의 ‘귀족정치’ 때문에 여전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공공기관 이전 역사는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멘데스 정부 시절 파리 권역의 인구집중을 억제하고 국가경제 침체와,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출발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90년 에디트 크레송 총리는 공공기관의 분산을 천명, 국토개발장관회의에서 3만여 명의 지방이전과 함께 신설되는 공공기관은 반드시 지방에 입지하도록 규정으로 못박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동일 기관에서도 기능별로 분리해 옮김으로써 다른 기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는 점이다.  


 

일본 마유미 에다가와 정책조정관

日, 61개 기관·11개 부대 이전 완료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일본 도쿄에서 약 60㎞ 떨어진 쓰쿠바는 과학으로 특화한 도시다. 인구 약 20만 명에 불과한 쓰쿠바는 일본 최대의 연구개발 중심지로, 300여개 공공 및 민간부문 연구소가 들어서 1만9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집중 등 각종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펼친 균형발전 국책사업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일본 정부는 1963년 9월 내각의 수락과 더불어 과학도시 건립 결정을 내렸다. 80년 3월까지 연구소 및 대학의 이전 및 설립이 계획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됐다. 주요 도심조성과 기반시설도 대부분 차질없이 건설됐다. 쓰쿠바를 학원도시로 만든 목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과학기술산업의 진흥과 지식산업 집적을 위한 환경과 기반시설 제공이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에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점이다. 둘째, 수도인 도쿄에 입지할 필요가 없는 국립연구소 및 교육기관을 체계적으로 이전함으로써 도쿄 도심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된 산업인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단지 건설에 착수한 뒤 국립 연구소와 교육기관을 합쳐 46개 기관이 건립됐다. 도쿄에서 들어갈 비용으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이들 기관은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 및 학술교류와 같은 연구활동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31개 국립연구소가 자리한 쓰쿠바 학원도시는 직원 숫자나 예산규모로 보아 국내 모든 국립연구소의 약 40%나 차지한다. 민간연구소들 또한 국립기관과의 인적·물적 협력과 쾌적한 자연환경, 가까운 나리타공항 등 교통 근접성 등에서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특장점과 국립산업과학기술종합연구소, 쓰쿠바대학 등이 지닌 최첨단 기술은 이 지역에 140개 이상의 새로운 벤처기업을 탄생시켰다.
일본 국토교통성 마유미 에다가와 정책조정관은 쓰쿠바 연구학원도시 사례발표에서 “1960년대 일본 정부는 도쿄에 집중된 인구의 분산과 연구 및 교육기능 중심의 쾌적한 자연환경, 편리한 도시시설을 골고루 갖춘 전원도시 개발을 목표로 정책을 이끌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일극(一極)집중 해소와 다극·분산형 국토개발을 위해 1988년 1월 공공기관 이전 방침을 결정했다. 현재 61개 기관과 자위대 예하 11개 부대가 이전을 끝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수도권 인구편중은 심각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대비 비중이 48.7%로 높아졌다. 주요 결정요인으로 교육기회, 고용기회, 소득·문화 수준 등의 차이로 분석된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특화시키고 각종 폐해를 막기 위한 국토균형발전 추진의 당위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나 끊임없는 정책 덕분에 효과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4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수도권을 뛰어넘었다. 따라서 소득격차로 인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은 점차 둔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착공과 더불어 균형발전이 가져올 영향들에 대해 기대를 부풀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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