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행복아파트에는 행복이 산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아온 아담한 규모의 농지가 세종시 부지에 편입돼 한동안 대토(代土) 농사를 짓던 농부 김희망 씨. 2020년 새해를 맞은 김 씨의 기분이 지금 이렇습니다. 얼마 전 김 씨가 입주한 세종시 행복아파트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널찍한 녹지대의 겨울나무들은 벌써 푸른 여름날을 꿈꾸는 듯합니다.
김 씨가 기분 좋은 이유는 그동안 전셋집을 전전하던 고생이 원주민용 행복아파트 입주로 ‘한 방에’ 해결됐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허리를 다쳐 농사일이 힘들었던 김 씨가 주민생계조합을 통해 세종시 안에서 알맞은 일자리를 찾은 것도 기분 좋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참참, 가장 흐뭇한 것은 그의 딸이 올봄 세종시에 있는 특목고에 입학한다는 것이군요.
세종시 안에는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등 다양한 전문 교육과정을 한 캠퍼스에서 운영하는 ‘세종대왕 스쿨 콤플렉스(School Complex)’가 설립돼 국내 어느 지역보다 창의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 씨의 딸은 멋진 대학생활을 꿈꾸며 공부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뿐인가요? 세종시 안의 첨단 지식산업단지에선 대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최고 연봉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김 씨의 딸 같은 아이들은 이제 나고 자란 고장에서 명문고와 명문대, 좋은 일자리까지 한꺼번에 구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던 이연구 교수는 세종국제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세종시로 왔습니다. 3백30만 제곱미터의 널찍한 부지에 지어진 세종국제과학원은 세종시 안에 만들어진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첨단융·복합연구센터, 국제과학대학원 등을 총괄하는 기구입니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의 이화학연구소,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을 돌아볼 때만 해도 참 부럽단 생각을 했던 이 교수, 요즘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아끼지 않는 세종국제과학원과 우리 기술로 지어 ‘한국의 자랑’이 된 중이온가속기를 생각하면 한국의 과학자란 자부심에 가슴 뿌듯합니다.
세종시가 과학비즈니스벨트 정중앙에 위치한 덕분에 이 교수는 요즘 전국 어느 과학단지든 당일 일정으로 세미나와 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기초과학연구원의 분소(Site-Lab)와 첨단융·복합연구센터 연구단이 대구와 부산 등 동남권, 아산과 원주 등 중부권과 전주, 광주 등 서남권에 분산 설치돼 있어 ‘네트워크 연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서울 씨, 그의 업무인 차세대 전지 분야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며 가족과 함께 이주했습니다. 한동안 초중학생인 자녀교육 문제로 서울에 남기 위해 차라리 이직을 해야 하나 ‘극단적 고민’까지 했지만 세종시에 자립형 사립고와 기숙학교, 외국어고와 예술고 등 특목고까지 다양한 형태의 고등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게다가 고려대에 카이스트까지 명문대들이 세종시 안에 있으니 굳이 사교육이나 명문대 진학을 위해 서울에 남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박 씨 가족이 막상 세종시에 와보니 전체 세종시 에너지의 15퍼센트를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하여 에너지 비용도 적게 듭니다. 시 전체에 최첨단 자원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해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다 보니 이렇게 깨끗할 수 없습니다.
박 씨의 아내는 이곳저곳 공원과 문화예술 공간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세종시 한복판의 중앙공원에서는 개방형 수목원이 상쾌한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주말이면 박 씨 가족 모두 중앙공원에서 금강시범지구까지 연결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 나들이를 하기도 합니다.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운영하는 소주제 박물관은 나들이 재미를 살려줍니다.

벤처사업가인 최사업 씨는 세종시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아주 잘한 선택이란 생각에 흐뭇합니다. 최 씨가 설립한 그린에너지 개발 사업체는 부지 공급부터 정부 지원을 받았고, 소득세와 법인세는 물론 취득세와 등록세, 재산세 등도 최장 15년까지 감면 혜택을 받아 여유자금을 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 씨는 세종시가 과학비즈니스벨트 중앙에 있다는 이점을 살려 세종시는 물론 전국의 과학단지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과학비즈니스벨트 안의 벤처기업들이 연대해 기술 이전과 사업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마침 정부가 설립한 기술금융센터가 문을 열어 기술금융, 기업컨설팅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이스라엘의 ‘요즈마(Yozma)펀드’ 같은 벤처기업 투자 전담 펀드가 조성된다는 소식에 최우량 벤처기업을 향한 최 씨의 꿈은 알차게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세종시 안의 화제는 단연 ‘리틀 제네바’입니다. 리틀 제네바는 과학 연구와 교육, 투자와 관련해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들이 일하고 즐기는 곳으로, 외국어 표지판이 즐비한 거리 풍경과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면면에서 다문화가 물결칩니다. 한국어를 못하는 이들도 유비쿼터스 환경을 통해 사방에서 접속이 가능한 영어 통·번역 서비스에 외국인 전용주택단지, 외국인 전문교육·의료기관 등으로 생활에 불편이 없습니다.
리틀 제네바에서 발행되는 ‘스트리트 매거진’ 수준도 가히 ‘글로벌’합니다. 어느 연구소 모 연구원이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소식, 10년 전 첫 수출 이후 세계 원전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한 한국이 이번엔 과학 혁신도시의 성공모델을 다른 나라에 수출할 것이라는 소식, 얼마 전 한국의 새로운 원소 발견으로 ‘코리아늄(Koreanium)’이 주기율표에 올랐다는 뉴스도 있었군요.
지금까지 ‘진화된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날개를 달아준 세종시의 2020년 새해 벽두 소식이었습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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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