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4월 2일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한국이 개방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번 협상 타결로 기업들은 중국·일본·아세안을 합친 것보다 큰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으며, 소비자들은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산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양측 협상대표단은 지난 14개월 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9차례 피 말리는 협상을 벌였다. 마침내 4월 2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통상장관급 회담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간 양자회담을 통해 최종 타결에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FTA 협상을 타결한 것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어 네 번째다. 한·미 FTA 양측 협상단은 그동안의 협상과정에서 자동차·쇠고기·섬유·농업·무역구제 등의 핵심 쟁점분야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3월 30일부터 두 차례 협상 시한을 연장하며 말 그대로 한·미 양측이 끝장협상을 벌인 결과 최후 쟁점으로 지목됐던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과 자동차 분야에서 합의안을 도출시켰다. 마지막까지 협상이 이뤄졌던 금융 분야 세이프가드(일시송금 제한) 도입과 ‘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 문제에서도 의견을 모았다.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인 쇠고기 검역문제는 국제무역사무국(OIE)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평가등급이 나온 뒤 그 결과에 따라 우리측이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을 구두 약속하는 선에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민감 농산물을 둘러싼 관세 양허안(개방안)도 합의를 봤다. 식용 감자, 식용 대두, 천연꿀,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 5개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만 부여하고 현행 관세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오렌지는 국내산 유통 기간인 9월부터 2월까지는 현행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되 다른 시기는 계절관세 30%를 7년간 적용한 뒤 철폐 하기로 했다. 아울러 쇠고기는 15년, 사과와 배는 20년,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10년 등 대부분 민감 품목이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서로 의견을 모았다. 쌀은 물론 완전 개방 예외 대상이다.
협상 결과 기대 이상
자동차 분야는 차 부품과 1500∼3000㏄ 승용차는 관세 즉시 철폐, 3000㏄초과 승용차는 3년 철폐, 현재 25%인 픽업트럭은 10년간 균등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상대방이 협정을 위반할 때 관세율을 원상복구할 수 있는 신속분쟁해결절차(픽업트럭은 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미 FTA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1월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을 통해 협상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차 협상에선 미국이 마지막 날 협상일정을 취소하는가 하면, 8월에는 미 상원의원 31명이 노 대통령에게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으면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성 서한을 보냈다.
협상 장소도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한국이 미국의 오렌지 시장 개방 압력을 협상장소로 감귤 산지인 제주도를 택해 간접적으로 항의하자 미국은 다음 협상 장소로 쇠고기 주산지인 몬태나주 빅스카이를 잡았다. 미국의 뼛조각 쇠고기도 수입허용 주장과 한국의 정치권·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쌀 개방문제에 대한 반대 여론도 이번 한·미 FTA 협상 과정의 큰 짐이었다. 협상 시한을 이틀하고도 반나절을 넘기며 극적인 타결을 이룬 한·미 FTA. 이로써 400일을 넘긴 기나긴 여정을 끝마쳤다.
협상 결과에 대해 이화여대 최병일 국제대학원장은 “당초 예상 학점인 B- 수준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의 협상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종 타결된 내용이 기대치를 웃돈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합의로 양국이 당초 협상 목표를 70~80% 이뤘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간 FTA가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양국 의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 실질적으로 발효되기까진 쉽지 않아 보이는 관문이 남아 있다.
투자은행 HSBC는 비준 과정이 예상만큼 험난하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레데릭 뉴만 HSBC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FTA로 양국간 무역은 연간 200억 달러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미 의회의 반대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FTA가 결국 수정 없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한·미 FTA가 안보적 측면의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FTA 체결을 통해 양국의 결속이 경제 영역에까지 확대되면 한국전쟁을 통해 맺어진 한·미동맹이 더욱 견고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재계·관련 업계서도 환영
한·미 FTA는 군사적 동맹 강화 목적보다는 경제정책적 고려에 따라 추진됐지만 FTA가 체결되면 한·미동맹의 질적 강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한·미 FTA의 정치경제학’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치적으로는 안보위주의 한·미동맹을 경제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킴으로써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의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의 안보 리스크가 줄어든다면 동북아 경제권 허브 전략 추진에 필수적인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 지도자들과 경제단체,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흥분 속에 환호하기보다는 국회 비준 등 향후 일정의 차질 없는 추진과 FTA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모아야 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협상은 종료됐으나 이를 발판으로 선진국 경제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 출발”이라면서 “정부, 국회, 업계 및 시민단체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한·미 FTA 체결로 소비자후생이 1000억 원 이상 증대할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는 4월 2일 발표한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영향 및 기대효과’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관세하락에 따른 수입 제품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국내 제품 가격경쟁을 통해 소비자후생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한·미 FTA 체결로 가장 큰 가시적 효과를 볼 분야로 교역을 꼽았다. 세계 최대의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하락하고 있는 미국시장의 점유율 반전도 기대할 수 있어서이다. 1995년 3.3%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5%로 떨어졌지만 멕시코는 같은기간 8.3%에서 10.7%로, 중국은 6.1%에서 15.5%로 각각 증가했다. 정부는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주요 기대 수혜 품목으로는 자동차, 섬유 등 대미 주력 수출품목을 제시했다. 디지털 TV 등 프리미엄 가전, 전기 등은 관세가 낮지만 관세를 철폐할 때 경쟁력이 높아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죽·고무·신발 등은 고관세(10~20%) 품목으로 큰 수혜가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 연 30억 달러 증가 예상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앞으로 연간 30억 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산업연구원(KIET) 등과 함께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의 대(對) 한국 FDI가 늘어나면 국내 생산과 고용 증가, 수출과 소비 확대로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일본 EU의 한국 투자 대폭 늘 듯 =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2004년 127억 9000만 달러에서 2년 연속 감소, 지난해엔 112억 3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 가운데 미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누적 기준으로 30% 수준. 지난해엔 17억 달러가 미국에서 들어왔다.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제품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된다.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만큼 한국산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며 미국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일본과 유럽연합(EU)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커진다.
김필구 산자부 투자정책팀장은“일본과 EU가 한국에 투자할 금액만 따져 봐도 연간 25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일본과 EU의 한국 FDI는 자동차·섬유 등 제조업 분야에서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다 직접 공장을 세울 수도 있지만 인건비가 싼 한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 정밀기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한국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팀장은“한국 시장에서 물건을 팔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는 미국 기업에 비해 일본이나 EU 기업은 불리해진다”며“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미국에선 부품·소재 위주 투자 증가 기대 =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는 연간 5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다.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대해 미국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이 전 세계의 FTA 허브로 도약할 경우 미국의 한국 투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현재 EU 및 중국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이다. EU·중국과의 FTA 협상이 요원한 미국의 기업들은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얻는 이익은 얼마나 될까
한·미 FTA협상이 타결돼 양국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자들은 어떤 이득을 볼까. 관세 인하로 쇠고기 등 미국산 수입 농?축산물과 자동차 등 일반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수 있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또한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가격이 내려가고 서비스 내용도 향상된다.
◇ 쇠고기·오렌지 값 싸진다 =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와 오렌지 등을 싼 값에 사 먹을 수 있다. 현재 40%인 쇠고기 관세와 50%인 오렌지 관세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우 등심 500g의 소비자 가격이 3만 5000원인 반면, 대표적 수입 쇠고기인 호주산은 비슷한 부위가 1만 5000원 수준이다. 국산 쇠고기가 수입(주로 호주산) 쇠고기에 비해 2.3배 정도 비싸다.
미국산 쇠고기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호주산 쇠고기보다도 더 싸져 지금보다 10~20% 정도 낮은 가격에 수입 쇠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와 사
과, 포도 등 미국산 과일 가격도 저렴해진다.
◇ 의류·소프트웨어 영향은 미미 = 미국산 의류나 신발제품 등의 수입 가격은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나이키 리바이스 등 미국 유명 브랜드는 이미 중국이나 태국 등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FTA 관세 혜택은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적용된다.
인텔 CPU 등 반도체칩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등 소프트웨어 값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도체나 휴대전화 등 첨단IT제품의 경우 1990년대 말부터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골프채는 8%이던 관세가 낮아져 그만큼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콘텐츠는 쿼터제 완화로 지상파 방송에서도 미국 드라마 등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외국 방송 편성 비율은 각각 20%와 50% 수준이다.
자동차 관세(8%)가 철폐되면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의 국내 판매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는 관세가 철폐되면 미국 업체들이 자동차 판매가를 7.4%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5000만 원짜리 미국차를 370만 원 싼 4630만 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 어느 쪽이 정권을 잡아도 안 할 것 같았습니다. 정치적 손해가 가는 일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은 노무현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초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의 FTA 추진을 선언한 뒤 ‘왜 한·미 FTA인가’라는 의문이 그치질 않자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우군과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집요하게 한·미 FTA를 밀어붙이는 모습은 언제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훌쩍 뛰어넘던 ‘바보 노무현’ 모습 그대로였다. 정치적 결단이 요구될 때마다 노 대통령의 셈법은 남달랐다. 노 대통령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FTA의 목표는 한마디로 경쟁력 강화이다.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세계일류로 가는 길이다”며 한국경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한·미 FTA를 주도적으로 제안했음을 분명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8차례의 협상과 수석대표간 고위급협상을 거쳐 4월 2일 최종적으로 타결되기까지 수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자신의 정치적 지지층인 진보진영의 지지를 잃었고 여권의 정치적 동지와도 등을 돌려야 했다.
그만큼 한·미 FTA에 대한 노 대통령의 관심은 남달랐다. 협상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중동 순방 중에도 관계 장관, 청와대 참모들과 숙소에서 매일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협상팀을 독려했다.
지지기반 반대 무릅쓰고 타결 결단
지난달 29일 노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하면서 결국 ‘극적 타결’쪽으로 결론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협상이 고비를 만날 때마다 직접 돌파구를 마련했다. 진보진영을 향해 “우리나라가 진보진영만 사는 나라인가. 진보라면 미래의 문제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농민 대표들에게는 “식량안보를 얘기하지만 기름도 쌀보다 조금도 가볍지 않다. 농업도 시장의 원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원군도 없이, 때로는 지지 세력으로부터 돌팔매를 맞으며 노 대통령은 묵묵히 한·미 FTA를 밀어붙였다. 협상의 원칙은 언제나 ‘국익’과 ‘국민을 위한 주도적 선택’이었다. 어쨌든 역사는 노 대통령을 ‘한·미 FTA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다.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마치 협상 타결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같았던 지난 3월 13일 국무회의. 이날 노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철저하게 경제적으로 실익 위주로 면밀히 따져서 이익이 되면 체결하고, 이익이 되지 않으면 체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언급은 시점과 내용에서 우리측 협상단의 협상력을 높이는 절묘한 전략이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우선 협상 상대국인 미국을 향한 것이었다. 경제적 실익이 없으면 결렬도 불사한다는 메시지였다. 이와 함께 정치적 음모론 등 한·미 FTA를 둘러싼 각종 억측에 쐐기를 박는 동시에 협상을 타결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도 있는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었다. 결국 ‘일석삼조’였던 셈이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2일 밤 9시 50분 노무현 대통령이 TV 생방송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한·미 FTA 협상 타결에 즈음하여’라는 특별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약 17분 동안 계속한 담화에서 노 대통령은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미국의 압력이 거셌지만 우리는 결코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철저히 손익 계산을 따져 우리 이익을 관철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농민 소득 줄면 국가가 보전, 폐업 보상
노 대통령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국민도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 분야가 농업이지만 우리는 협상에서 농민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려고 노력했고 대부분 협상결과에 반영했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만약 수입물량이 늘어 소득이 줄어들면 국가가 소득을 보전해주고 부득이 폐업을 해야 할 경우에는 보상할 것”이라며 “국가가 지원해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품목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는 전업농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생활이 불안해지는 일 없도록 제도화
노 대통령은 “경쟁력을 보완해야 할 곳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실업이 생길 경우 일반적인 실업과는 별도로 실업급여, 전업교육, 고용지원 등에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 FTA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이 불안해지는 일은 없도록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쇠고기 시장 합리적 개방
쇠고기 수입과 관련,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한국이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할 의향을 가지고 있으며 합리적인 기간 안에 마무리할 것이란 점을 약속으로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는 뼈를 포함한 쇠고기에 관련한 약속을 문서로 해줄 것을 요구한 데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쌍방의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적절한 타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논의 통해 객관적 평가 해야
노 대통령은 “FTA는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먹고사는 문제”라며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국민의 뜻을 한데로 모으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반대하는 분들께서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토론해달라”고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개방도 충분히 이겨낼 만한 국민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거 개방 때마다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었지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고 모두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한·미 FTA 체결로 일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 보상·경쟁력 강화·폐업지원 대책 등을 마련하는 한편, 실직이나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근로자들은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고용안정을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월 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한·미 FTA체결에 따른 보완대책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피해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농·수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컨설팅과 융자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 농민 직불금·폐업지원금 확대 = 농업의 경우 수입급증으로 손실이 발생할 때 소득감소분을 지원하는 직불금 지급대상 품목을 현행 키위, 시설포도에서 소, 돼지, 감귤, 콩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폐업을 희망하는 농가에 지급하는 폐업지원금 지급대상 품목도 현행 키위, 시설포도, 복숭아에서 여타 품목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행 ‘FTA 농어업 특별법’을 개정하고 1조 2000억 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FTA 이행지원기금도 늘린다.
◇ 피해기업 자금 융자 = 무역조정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전환자금 융자, 컨설팅, 유휴설비 매각 및 알선 등을 지원해 사업전환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FTA 체결로 인한 수입증가로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것이 확실한 제조업 기업에는 단기 경영자금 융자, 설비투자 등 경쟁력 확보자금을 융자해주기로 했다. 또 서비스무역조정 지원대상도 현행 제조업 관련 51개 업종에서 전 서비스업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무역조정지원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 근로자 고용 안정 지원 = 정부는 무역조정기업과 납품기업 소속 근로자, 사업전환계획 승인 기업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전업과 재고용 장려금,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 등 고용안정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직 또는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방안을 오는 6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 중 ‘한·미 FTA 고용안정대책반’을 구성하고 하반기 중 지방 노동청 산하 고용지원센터에 ‘FTA 신속지원팀’을 설치하기로 했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지난 3월 30일 오후 2시. 김현종 본부장은 미국측으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협상 마감 시한은 4월 2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 당초 협상단이 정해놓은 마감시각은 3월 31일 오전 1시. 이때부터 최종타결선언까지 극적이고 치열한 시간들이 이어졌다. 양측 모두 끝까지 버텨야 최대한 받아낼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로 피 말리는 신경전을 벌였다.
3월 30일 저녁 8시. 김현종 본부장과 바티야 부대표가 ‘끝장 협상’에 돌입했다. 아울러 농업과 섬유 분야에서 고위급(차관보) 협상도 재개했다. 하지만 협상장에 들어가는 실무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신제윤 재정경제부 국제금융 심의관(한·미 FTA 금융분과장)은 굳은 표정으로 “양측이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어 금융 협상이 잘 안되고 있다”며 “(협상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4개월 만에 대장정 마침표
3월 31일 오전 7시 30분.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가 “양국이 (협상시한을) 48시간 연장, 추가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밤샘 협상으로 초췌한 표정이었다.
4월 1일 오전 9시. 농업, 섬유 고위급 협상이 재개됐다. 민동석 차관보는 “일부 진전이 있지만 대부분 핵심품목에서 입장차가 크다”며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9시 30분.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청와대에서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었다. 김 본부장은 이 회의에서 한국측 최종안을 승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밤 10시 30분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호텔에 나타나 바티야 부대표를 만났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 협상 대표단과 본국의 연락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는 “마감 시한 내 협상을 끝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타결 전망이 더욱 강해졌다.
밤 12시. 김 본부장과 바티야 대표가 남은 쟁점을 정리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최후 협상이 시작된 것. 양국이 연장한 협상 마감시한인 새벽 1시를 1시간 앞두고 있었다.
4월 2일 0시 55분. 한동만 외교통상부 통상홍보기획관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상이 또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오전 8시 8분. 민 차관보는 “쇠고기 수입 위생검역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협상 최대 이슈였던 뼛조각 쇠고기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이어 오전 11시 32분. 김 본부장과 김 수석대표가 호텔을 떠났다가 낮 12시 50분께 협상장으로 돌아왔다. 김 수석대표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비쳤다. 드디어 오후 1시.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이 “한·미 FTA협상이 타결됐다”고 확인했다. 연장했던 협상 시한보다 12시간 늦어진 시점이다. 협상 개시선언 이후 14개월 만에 대장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4월 2일 세계 주요 외신들은 “고급 기술의 일본과 저가의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였던 한국이 과감하게 시장 개방이라는 카드로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며 실시간으로 긴급기사를 타전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한국의 기회 선점에 따른 일본의 위기감과 함께 선망의 시선을 함께 드러냈다.
4월 3일자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공세의 미국, 수세의 한국’이라는 일반적 평가에도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눈앞의 아픔을 참으면서도 긴 안목으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결단했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나 중국보다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강한 의욕이 이번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논평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번 협상 타결이 경제교류확대에 탄력을 주는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서먹했던 동맹관계 재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미간 경제협력강화는 FTA 전략에서 뒤처진 감이 있는 일본의 통상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유수 언론들 역시 한·미 FTA 타결을 즉각 주요뉴스로 타전하며 분석기사와 현지 표정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막판협상을 이끈 미 무역대표부 캐런 바티아 부대표의 말을 인용, “양국의 노력은 복잡하고도 역동적인 대규모 경제와 강력한 시민참여 전통을 가진 두 나라가 도전을 뚫고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을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협상은 1953년 한·미 군사동맹 체결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언급을 인용하며 “‘경제활력 상실’을 우려한 최근 한국은행 경고에 비춰 한·미 FTA는 ‘결정적’ 중요성을 띤다”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는 4월 3일자에서 ‘수출 경제’국가인 한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동력을 재충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에도 의미 있는 승리를 안겼다”고 분석했다. 부시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페루,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협상에서 추진력을 얻는 데 이번 협상 타결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내 지지 세력에게서조차 “미국의 51번째 주로 전락하려 하느냐”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협상을 이끌었다며 “한·미 FTA를 통해 한국이 선진 경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한·미 FTA 협상타결 소식을 2일 낮 긴급 외신으로 전한 뒤 논평 없이 합의내용 등을 속보로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다.


극적인 한·미 FTA 협정 타결로 양국에 엄청난 경제적·정치사회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FTA 타결로 음지와 양지가 업계별로 확연히 드러나겠지만 전반적으로 양국의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안보적 유대도 강화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 경제유대 통한 군사안보동맹 확산 = 이번 FTA 타결로 한·미간 경제유대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군사안보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미 FTA가 한·미동맹의 접착제 역할을 하고, 경제, 외교, 안보 분야를 총망라한 한·미 동맹의 업그레이드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맹 강화 목적보다는 경제정책적 고려에 따라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설명이었지만 체결의 결과는 한·미동맹의 강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통상 확대라는 경제적 목적과 안보관계 강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혼합 목적형 FTA’의 선도적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FTA를 통해 진전될 양국의 경제 협력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관 공유를 재확인하게 함으로써 양국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및 안보 틀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으로 양국이 결속되면 자연스럽게 불법이민·마약·.테러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처하는 양국 공동의 노력도 강화될 것이기에 우리의 국가 위상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들을 종합해보면 FTA를 통해 한·미관계가 경제동맹의 영역에까지 발전하는 것은 동맹의 다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결국 한·미동맹의 질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FTA 체결은 전통적 의미의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한편 동맹의 질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에 미칠 영향 = 한·미 관계가 단순한 경제적 파트너 관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되는 동북아 전체의 정치·군사 질서의 일부임을 감안할 때, 한·미 FTA 파급력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은 최근 몇 년간 WTO 체제가 부진을 겪자 다자간협상 대신 양자간 협상을 선호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고 그 중 한국과 먼저 협정을 체결했다는 사실은 그 함의가 결코 작지 않다.


지난 1990년대 우리는 우루과이 라운드(UR)라는 이름으로 농산물 시장의 문을 열었다. 2004년에는 한·칠레 FTA라는 이름으로 개방 폭을 넓혔다. 개방 당시 일부에서는 “우리 농업이 망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개방은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농업은 굳건히 살아있다. 반대의 주된 이유였던 ‘개방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미 FTA 협상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한창인 지금 UR와 한·칠레 FTA 협상 결과를 통해 개방반대론의 실증적 근거를 따져 보자.
‘UR 농업 피해 7조 7000억 원’, GDP 오히려 상승
UR 협상이 진행되는 10여 년 동안 농민 단체 등은 농업 붕괴론을 주장하며 개방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개방 반대에 섰던 학자들은 2001년 농업생산액이 7조 7000억 원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 개방 반대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기 1년 전 우리나라 농업 GDP(국내총생산)는 17조 6044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개방 이후 그 수치는 2006년 21조 736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성장률에는 조금 못 미치나 “농업 붕괴”라는 주장만큼의 피해는 없었던 셈이다.
개방 이후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농가의 자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방 당시 핵심 이슈 중의 하나였던 축산 부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시 언론과 농민·사회단체들은 축산시장이 개방될 경우 우리의 돼지·닭고기는 덴마크나 타이완, 미국 등의 물량공세를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004년 현재 돼지고기는 86.9%의 자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방 전(1994년 97.1%)과 비슷한 수준이다. 닭고기 역시 자급률이 90%다. 개방 전과 같은 자급자족 체계는 아니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도 아니다.
‘과수산업 붕괴’ 한·칠레 FTA 예측도 사실과 달라
개방에 따른 농업 붕괴론은 한·칠레 FTA 협상에서도 주된 이슈였다. 농민단체 등은 “겨울에 값싼 포도가 대량으로 들어오면 도미노현상처럼 다른 품목의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수 농가를 중심으로 피해액이 6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농업 부문 직접 피해액만도 2조 125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협정이 발효된 후 이후 나타난 실상은 예상과 달랐다. 개방 초기 2년간 순수 농산물 수입(포도주 제외)은 전체 수입 증가액의 1.6%(186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최대 피해 품목으로 지목됐던 포도의 경우, 협정 발효 후 가격이 더 오르고 생산량이 더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2003년 대비 2005년 가격은 9%, 생산량은 13% 더 늘어난 것이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던 축산물 부문 역시 예상을 빗나갔다. 17.6%(2003.4~2004.3)였던 칠레산 돼지고기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협정 발효 후 10.8%(2006.4~2007.2)로 떨어진 것이다. 칠레산 홍어 역시 이 기간 43.9%에서 35.5%로 시장점유율 하락을 보이고 있다.
수출 효과가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주장 역시 틀린 것으로 증명됐다. 2003년 1억 1200만 달러이던 자동차 수출액은 2006년 4억 8200만 달러로 증가했고, 2300만 달러이던 휴대전화 수출도 같은 기간 9400만 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자동차의 경우 칠레 내 시장점유율(2006년 현재 25.7%)도 높아져 1위인 일본(26.1%)을 위협하고 있다. 전체 수출 역시 3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물론 대(對)칠레 수입이 늘어 무역수지가 악화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수입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구리의 국제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지 FTA 체결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하대 FTA 연구센터는 “구리 가격 상승이 없었다면 발효 2년간 무역수지는 오히려 6억 9300만 달러 개선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개방파고 맞설 방책은 자신감
개방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1990년 한 일간지는 “협상 타결로 각국의 무역장벽이 철거돼 우리나라의 수출이 대폭 신장되리라는 기대는 실상 ‘교과서적인 가설’로 그칠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한겨레, 12.6 사설). 당시 일부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이후 만들어진 WTO 체제 속에서 우리나라는 개방 체제의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04). 수출 증가의 장밋빛 전망이 ‘교과서적인 가설’이 아니었음을 경험으로 입증한 셈이다. 개방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1990년대 많은 이들은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개방에 임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FTA라는 새로운 개방을 앞둔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충고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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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