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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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선진국을 향한 기로에 서 있는 우리나라에 마침내 희망지도가 그려졌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범정부 차원에서 작성, 발표된 최초의 장기 비전이란 점이다. 참여정부가 이번에 펼쳐든 비전 2030은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성장잠재력 저하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위기감을 떨쳐내 국민들이 희망을 갖는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초점이다. 또한 세계화·정보화에 따른 무한경쟁,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급성장 등 대외 환경변화에 대처하겠다는 의도도 가미됐다.
“야채밭의 무가 다 자라지 않았는데 무를 뽑고 싶어하는 사람과 이제나 저제나 뽑을 시기만 신경을 쓰다가 결국 뽑지도 못해 무를 썩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처럼 비전 2030에는 더 늦기 전에 한 세대 앞을 내다보는 장기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애써 기른 무를 썩힐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비전 2030은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전략적 사고를 토대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국가 미래전략이라는 것이다.
양대 축은 제도혁신과 투자
국내의 장기과제
해결이나 대외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시기를 놓칠 경우 성장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과거의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는 미래를 낙관하기가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기존 패러다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구조가 이미 성숙된 데다 세계화·양극화
등 새로운 도전요인으로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패러다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동반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즉 성장과 복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동안 따로따로 추진되던 이들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냄으로써 국민의 기본생활이 보장되는 선진 사회복지제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내세운 양대 축은 제도혁신과 선제적 투자. 제도혁신을 통해 투자효율성과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후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로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예방하고 성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투자에 앞서 제도혁신을
이뤄내는 게 급선무다. 혁신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의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어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도혁신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고 선제적 투자도 어렵다. 이를 위해 우선 경제·사회 각 부문에
걸친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모델을 정립해 단기적 경기부양보다는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성장의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 의도다.
한마디로
현재의 성장시스템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잘못 설계된 제도를 그대로 밀고나갈 경우 재정투입을 늘리더라도
복지체감도는 제자리에 머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의 장기계획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성장동력 확충, 인적자원 고도화, 사회복지 선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세계화 등 5대전략별로 50개의 핵심과제를 선정해 제도혁신 26개, 선제적 투자 24개로 나눠 힘을 쏟을 계획이다.
▲사회복지 선진화
복지향상을 위한
제도혁신에 각각 9개씩 배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이들 사안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민연금 개혁이다. 국민연금은 1990년대 후반부터 각종 문제점이 지적돼
왔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비전 2030을
통해 국민연금 개혁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중한 보육부담을
낮추고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육서비스 체계도 개선한다. 지금까지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국공립 및 법인 시설에 재정 지원을 하는 구조여서 정부지원이
없는 민간 보육시설의 질적 수준 저하를 초래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따라서 시설지원보다는
수요자 개인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체제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성장동력 확충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개인 서비스업 위주의 영업행태를 교육·의료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까지의 금융 중심에서
탈피해 경영컨설팅 등 콘텐츠 위주 지원으로 바꿔 성장동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도권의 인구 및 경제력 집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의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시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도권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지역 간 격차가 더욱 커질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인적자원 고도화
인적자원 고도화
부문에선 대학평가제도 혁신, 학제개편 등이 제도혁신의 핵심 내용이다. 이를 통해
지식기반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적자원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독립적인 통합 평가기관 설립과 함께 평가정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해
대학평가시스템을 개편하는 한편, 대학 간 통·폐합과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학교별 수업연한도 5-3-4-4제로 변경해 보다 효율적인 학제
운용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사회적 자본 확충
갈등관리시스템을
마련해 사회적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응집력을 높이는 한편, 자발적 복지체제
구축을 통해 공공 복지체계를 보완하는 등 사회적 자본 확충에도 주력함으로써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이익이 창출되는 성숙한 사회 건설을 이뤄낸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또 국선변호 확대, 사법참여제도 도입 등 사법서비스 체계를 개편해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지배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운용시스템 혁신을 통해 자율 경영체제 확립과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의도다.
▲능동적 세계화
능동적 세계화 분야에선
한·미 FTA 체결,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동북아 금융·물류허브 구축
등이 주요 사안이다. 폭넓은 사회·문화 개방으로 돈·사람·정보가
자유로이 넘나드는 열린사회를 만들어 남·북 공동번영과 동북아 경제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맡겠다는 의도다.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유치를 활성화해 글로벌
일류기업의 비즈니스 및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물류
허브를 조성해 국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게 능동적 세계화의 당면 목표다.
복지증진·우수인력 육성에 초점
비전
2030이 지향하는 투자의 핵심은 복지향상과 우수한 인적자원 육성이다. 정부는 비전
2030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2010년까지 제도개선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복지 투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경제력 위상에 걸맞지 않게 OECD 국가 중 꼴찌를 맴돌 정도로
미흡하다. 복지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1인당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을 보더라도
2001년에 6.1%로 미국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는 데다, 우리 소득수준에
미치지 못한 멕시코·터키보다 낮을 정도로 열악한 편이다.
하지만 복지에
대한 투자 없이는 최소한의 성장을 이루기가 힘든 시대로 접어들었다. 복지투자에
대한 중요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단기적 대응과 양적 확충에 우선순위를
둔 사회복지정책은 저소득층의 기초생활 보장에는 효과가 있지만 여성이나 노인 등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 계층에 대해선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결국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필요한 보육·의료·노인수발 등 복지서비스
공급은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런 대책 없이 방관할 경우 노후 불안,
육아 및 사교육비 부담 등에 따른 저출산으로 우리경제가 활력을 잃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정부가 복지정책에 힘을 쏟아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는 참여복지를 추진, 복지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한편 근로의욕 고취와 함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즉 보육서비스 확대,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 주거복지 확충 등 교육·의료·주거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과 노인에게는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안정된 노후생활을 제공하고, 저소득층에도 균등한 교육과 근로 기회를 줌으로써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SET_IMAGE]6,original,left[/SET_IMAGE]▲인적 투자
인적자원
고도화는 성장과 복지를 연결하는 핵심요소다. 지식기반경제에서 지속성장의 원천은
훌륭한 인적자원을 길러내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는
적극적인 고용전략 추진, 청년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 잠재 인적자원 활용도
제고와 더불어 대학별 특성화, 대학평가제도 혁신 등 교육시스템의 효율화를 통해
사회·경제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인력개발 체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재의 중요성을 거론할 때 ‘인현장성(人賢長城)’이란 말을 떠올리곤 한다. 당나라 태종은 만리장성을 쌓았음에도 국경 주변 곳곳에서 다툼이 끊이질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당태종은 고민 끝에 칙사를 보내 적과 화친을 맺기로 결심하고 인재를 골랐다. 마침내 선발된 이세적이 기지를 발휘해 화친에 성공하자 당태종은 크게 기뻐하며 ‘사람이 긴 성보다 낫다’는 의미인 ‘인현장성’ 네 글자로 치하했다. 철벽의 위용을 자랑하는 만리장성으로도 얻을 수 없는 국경의 평화를 한 사람의 능력으로 일궈낸 것이다.
인재육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올해 뉴스위크지의 세계 대학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대학 가운데
단 한 곳도 100위권에 들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대학교육 사회부합도는 10점 만점에
4점을 얻는 데 그쳐 60개 국가 중 52위에 머물렀다.
이뿐 아니다. ‘낮에는 공교육,
밤에는 사교육’이란 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학생들이 하루에 ‘주간학교’와
‘야간학교’ 두 곳을 다니는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현재의 공교육은 사교육에 비해 무척 초라한 모습이다. 사교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인재육성 여건이 미흡하다는 반증이다.
[SET_IMAGE]7,original,left[/SET_IMAGE]정부가 비전 2030의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로 인적자원 고도화를 내세운 것도 이의 일환이다.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추진해온
교육정책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한편, 제도혁신과 투자를 통해 정권을 초월한 성장동력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것이다. 영재교육, 실업계 고등학교의 특성화학교 전환과
전문대학원 도입, BK21 사업 등으로 인재를 길러낼 방침이다.
정부는 경제력이나
부모의 지위 등으로 인재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양극화 해소에도
주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방과후 학교를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사교육비 부담을 최대한
낮춰나갈 계획이다.
▲선제적 투자
선제적 투자는 크게
성장동력 확충,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국가안전 및 예상치 못한 통일 대비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선제적 투자 없이는 바람직한 미래를 빠른 시일 안에
실현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선제적 투자는 단기적이고 소극적인 재정운용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을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미리 투자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효율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휴대전화는 우리나라 대표 수출상품이지만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원천기술을 지닌 미국 퀄컴사에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을 보면 R&D의 중요성이 쉽게 짐작된다. 따라서 정부는 오는 2030년에는 GDP
대비 5.3% 수준으로 높여 세계 최고수준의 R&D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R&D
이외에 보육, 간병, 방과후 활동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해외 자원개발,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투자 확대 등도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문이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서비스 확충 등에
대한 지원이 핵심 내용이다. 심화되는 사회양극화뿐 아니라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빚어질 문제점을 예상해 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 주거복지 확충, 방과후 활동
확대 등에 대한 투자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도 필요하다. 예측하기 힘든 통일에 대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남북관계가
불안정하거나 갑작스런 북한의 체제 붕괴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안전과 향후 통일에 대비한 국방개혁, 통일인프라 구축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선제적 투자대상이다.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고민을 화두로 내세운 비전 2030은 미래비전을 위한 초석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부터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절차탁마의 자세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로 여겨진다. 미래는 선택과 집중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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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피터 슈워츠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초 소련경제의 붕괴를 예측하고
소련의 해체 시나리오를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1998년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한 미국 주요 건물의 공격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9·11테러와
같은 대형참사를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미래예측에 대한 정확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래는 그냥 다가오는 게 아니라 현재에 기초해 우리가 예측하고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정책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어느 국가든 국정과제를
구현하는 정책개발을 위해선 미래연구가 선행되거나 미래비전을 세워야 한다. 미국·프랑스·핀란드·싱가포르
등 선진국들의 미래 대비는 매우 활발하다. 10년은 보통이고 40년, 5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1942년 12월 1일, 독일과 힘겨운 전쟁을 치르던 영국에선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다. 소동의 원인은 국가비전을 거론할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베버리지 보고서 때문이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을 탄생시키면서 영국뿐 아니라 유럽의 사회체제를 바꾸는 데 기여한 이 보고서는 출간되기가 무섭게 영국 국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문학작품도 아닌 이 정부 보고서를 사기 위한 인파들로 전날부터 간행물 판매처는 장사진을 이뤘고, 1시간 만에 무려 6만 부가 팔려나가는 진풍경을 연출했을 정도다.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전쟁에 지친 영국인들에게 전쟁이 끝나면 과거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미래의 희망을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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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불러일으킨 ‘베버리지 보고서’
이처럼
나라마다 미래비전에 골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미래지향적 정책 운용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우천식 선임연구위원은
“미래변화의 흐름과 도전요인을 남보다 미리 파악해 이에 대비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은 물론 국가의 성쇠를 좌우한다”며 “이에 따라 세계 각국과
주요기관들의 미래예측과 대응전략을 갖추는 노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들려준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이 앞장서 10, 20년을 내다보는 장기 비전을 세우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특히 G7 국가들은 IT 등 지식·혁신 분야에 관심이 높다. 중국과 인도 등 21세기 강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도 비전 수립에 한창이다. 이들 국가가 내세우는 장기 비전은 사회인프라 확충, 정치·경제제도 개선, 성장동력 다변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중점을 두는 게 특징이다.
핀란드는 미래경쟁력 갖춘 ‘활짝 핀 땅’
베버리지
보고서로 복지국가의 기반을 확고히 닦은 영국은 지난 2002년 미래전략을 담당하는
3개 기관을 한데 묶어 총리실 산하에 미래전략청을 만들었다. 정부의 장기 전략에
따른 후속정책 개발은 미래전략청의 몫이다. 각 부처의 미래전략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국가발전의 전략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집행 등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영국정부는 미래전략의 수행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감사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지난해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장기 비전 운용으로 경제성장은 물론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SET_IMAGE]10,original,right[/SET_IMAGE]핀란드는 미래비전 수립을 법제화할
정도로 국가의 장기 비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는 15년 후의 미래를
예측해 비전과 발전전략을 반드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확고한 비전을 갖추지 못한
정권은 아예 탄생조차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특히 국회 미래위원회가
정부 정책이나 예산이 미래전략에 잘 집행되고 있는지를 철저히 감시함으로써 장기
비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춘 핀란드의 미래전략은
성공작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핀란드는 국가경쟁력,
기술혁신 능력, 산학협동 등 주요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며 최상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핀란드는 미래전략 수립과 강력한 추진으로 ‘활짝 핀 땅’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노동인구 감소, 양극화, 고령화 등에 대한 위기감을 해소키 위해 지난 4월 오는 2030년을 내다본 경제·재정 전망, 경쟁력, 세계화에 대한 대책이 포함된 ‘일본의 21세기 비전’을 내놓았다. 이 대책에는 일본의 미래 이미지 및 경제구상도와 함께 다양한 현실화 전략이 제시됐다. 또 비전 완료 시점에서 일본경제의 모습을 글로벌화 성공과 실패의 두 가지 상황으로 설정, 묘사하는 등 장기 비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싱가포르, ‘비전 2018’로 재도약 꿈꿔
싱가포르가
아시아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떠오른 것도 국가비전을 세운 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게 강력한 뒷받침이 됐다. 싱가포르는 국가비전을 성공적으로
추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중반 국가비전을
처음 제시해 다양한 발전계획을 추진한 싱가포르는 지난 2003년에 또다시 중장기
미래비전 ‘비전 2018’을 발표했다. 이러한 장기 전략에 힘입어 싱가포르는 1985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7.3%의 경제성장률과 연 12%의 수출성장을 달성해 2001년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이머징 마켓의 대명사인 중국과 인도도 미래 청사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2002년에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국가비전으로 내세웠다.
오는 2020년까지 부유하지는 않더라도 의식주에 대해선 부족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게 중국정부의 목표다. 목표 시점까지 시장경제 도입을 서둘러 1인당 국민소득을
4000달러까지 올리고 중산층 비율도 대폭 높여나가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인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지난 2002년에 미래전략 ‘인도 비전 2020’을 제시한 후 실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인도는 비전 2020으로 경제력과 삶의 질을 대폭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비전이 마무리되는 2020년까지 연간 8.5~9%의 경제성장률을
이뤄내 GDP 규모를 세계 4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ET_IMAGE]11,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12,original,left[/SET_IMAGE]‘과외가 사라지고 방과후 학교에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세상, 국제적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위해 외국어를 스스로
공부하는 세상, 희망하는 직업을 위해 꼭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세상….’
비전 2030이 오는 2030년에 그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비전
2030의 최대목표는 우리 아이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비전 2030은 후손을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당연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비전 2030에 대해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다. 급변하는 환경과 사회구조적 변화 요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재원조달, 발표 시기, 영속성, 장밋빛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논란이 일고 있는 부문에 대해 정부 발표, 그리고 정부 관료나 전문가들이 얘기한 내용들을 토대로 정리해본다.
쟁점1 왜 지금 시작해야 하나?
우리나라는
경제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복지수준은 중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GDP 세계 10위, 교역규모 12위, 정보화지수 6위 등 화려한 성과에 비해 삶의 질은
60개국 중 41위, 노사관계나 복지지출은 최하위권이다. 이뿐 아니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성장잠재력 저하의 대내적 요인과 세계화 급진전, 브릭스의 급성장 등 대외
요인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요인들은 구조적이고 복합적이어서 해결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당장해도 빠른 게 아니라는 얘기다.
쟁점2 왜 임기 말에 미래비전 제시하나?
미래비전은
임기와 상관없이 준비해야 할 핵심과제다. 각종 현안 해결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본연의 임무이며, 미래비전 제시는 특정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임기를 문제 삼는다면 그 어떤 정권도 20~3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을
갖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이러한
비전 제시는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과제들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일단 참여정부가 시작했으니까 다음 정부가 이 계획을 손질하는 것은 임기
초반에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비전 제시는 시기가 문제가 아니며, 정권
차원을 떠나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쟁점3 대선용 급조 아닌가?
제도혁신을
먼저 하고 선제적 투자는 2011년 이후에 집중되기 때문에 정치적 이익과 무관하다고
강조한다. 비전 2030이 제시하는 선제적 투자는 오히려 정부부처에 고통을 가하는
제도혁신을 전제로 추진되기 때문에 만일 참여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고려했다면 이
시점에 미래비전을 발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2011년 이후의
선제적 투자는 비전 추진의 필요성과 재원대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에 따라 그 내용이
결정된다. 정부가 선제적 투자가 차기대선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쟁점4 과연 영속성 있을까?
양극화
극복과 미래 대비는 모든 정파와 계층을 초월해 함께 해결해야 한다. 특히 비전 2030이
제시하는 과제들은 정권의 성격에 관계없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원인이나 실천과제, 재원규모에 대한 의견이 다르더라도 미루거나 외면해선 곤란하다.
지금부터 정부와 여·야,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 책임 있는
자세로 논의하고 공론화해야 한다. 물론 정권이 바뀐 뒤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쟁점5 재원조달 문제는 없나?
제도혁신과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재정지출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더라도 선제적 투자를 위해선
추가재원이 필요하다. 2010년까지는 제도개혁이 이뤄지는 단계여서 추가비용이 미미해
별도의 증세 조치 없이 세출구조 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세정합리화와 투명성 제고
등으로 재원 충당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민적 동의 없는 증세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다. 정부는 ‘세금폭탄’ ‘큰 정부 지향’ 등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특히 재정규모만으로 큰 정부와 작은 정부를 구분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쟁점6 복지 편향적 아닌가?
비전
2030에 대해 성장보다 자립지원형이 아닌 베푸는 복지에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을 감안한다면 ‘복지비만’보다 ‘체중미달’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며, 복지확대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게 정부입장이다. 어린이
1인당 1만4000달러를 투입하면 20년 후에 10만5000달러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된다고
얘기한다. 이는 어린이가 어른이 됐을 때 발생할지 모를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은 경제수준에 걸맞은 복지수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이며, 성장과 복지 중 어느 부문이 중요한지를 묻기보다 지향하는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쟁점7 장밋빛 정책 아니냐?
비전
2030은 장기계획인 만큼 구속력 있는 계획은 아니다. 경제·사회적 여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과 보완이 이뤄지게 된다. 정부는 비전 2030이 과거와 같은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
전략적 사고와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만든 대한민국의 희망지도라는 주장이다.
단순히
추상적인 미래상만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아내는
데도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한다. 재정 측면에서 실천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앞으로
국민적 합의와 선택에 따라 정부정책과 예산으로 반영될 경우 실천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비전 2030은 계속 진화한다”
어떤
전략이나 계획이든지 특정한 시나리오나 행동계획으로 구체화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만일 실행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은 무의미한 채 끝나고 만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함께 짜내면서 비판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다. 이보다 더욱
바람직한 방안은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비전 2030의 틀 안에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와의 절충을 통해
다수가 만족하는 이상적인 비전을 가꿔나가기 위해 정부는 참여의 장을 항상 열어둘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의 희망적인 꿈을 채워가는 ‘희망한국’의 여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SET_IMAGE]13,original,center[/SET_IMAGE]
|
영·유아기 |
[SET_IMAGE]14,original,right[/SET_IMAGE]·육아서비스 수혜율
대폭 확대 |
|
학생기 |
[SET_IMAGE]15,original,right[/SET_IMAGE]·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
|
청년기 |
[SET_IMAGE]16,original,left[/SET_IMAGE]·대학평가제도 혁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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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년기 |
[SET_IMAGE]17,original,left[/SET_IMAGE]·중·고령자
정년연장 |
|
노년기 |
[SET_IMAGE]18,original,right[/SET_IMAGE]·노인수발보험제도
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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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
2010년 |
2020년 |
2030년 |
|
·육아서비스 수혜율 47% |
·육아서비스 수혜율 65% |
·육아서비스 수혜율 67% |
·육아서비스 수혜율 74% |
[SET_IMAGE]19,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20,original,left[/SET_IMAGE]정부가 최근 제시한 비전 2030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지만 다양한 비판들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과연 그 재원이
조달되겠는가, 제시된 그림이 실현되겠는가 하는 비판이다. 둘째는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우친 청사진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홍보자료는 복지지표를 보다 많이 제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성장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첫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비전 2030의 내용을 지나치게 피상적으로 파악한 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비전 2030은 단순히 국민이 얼마만한 재원을 부담하면 정부는 무엇무엇을 제공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된 게 아니다. 우리경제가 직면한 미래의 도전 과제를 먼저 적시하고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주도보다는 시장주도, 불균형성장보다는 동반성장으로의 전환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 전략으로 물적 자본보다는 인적 및 사회적 자본 중심, 물량적 투입 확대보다는 혁신주도형,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전략으로는 제도개혁을 우선 추진하고 성장을 위한 핵심적 부문을 미리 확충하는 선제적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 2030은 국가 미래전략인 동시에 장기 재정계획이므로 실천성을 높이기 위해 재원조달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비전 2030에서 제시된 미래상은 실현되지 못함이 명백하다. 재원이 조달되더라도 전략들이 실천되지 못한다면 제시된 미래상은 이뤄내기가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비전 2030은 문자 그대로 국가비전을 위한 것이다. 미래를 위한 전략이며 단순한 미래상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분배 치우친 청사진’은 오해
둘째,
성장을 도외시한 분배에 치우친 청사진이란 지적 역시 비전 2030의 의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비전 2030이 단순한 장밋빛 미래상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고, 성장을 도외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설명했다. 각도를 조금 달리해 ‘비전
2030이 있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하는 질문을 복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비전 2030과 같은 장기계획이 없는 상황을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이런 계획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25년 후인 2030년의 우리나라는 매우 고령화돼 있을 것이다. 현재는 유럽 선진국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고령화돼 있지만 2030년에는 대등한 수준이 된다. 인구 역시 2020년 이후에는 감소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문제는 상당부분 불가피한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SET_IMAGE]21,original,right[/SET_IMAGE]소득 양극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가 원인인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모든 선진국들이 탈산업화 이후 공통적으로 경험한 현상이다. 제조업은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며 소득격차 축소에 기여한다. 반면 제조업의 일자리가 무너지면서 인력이 방출되면 소득격차는 확대되고, 이러한 추세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등장해 서비스 혹은 지식산업 위주의 성장으로 전환될 때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이미 1970년대부터 클린턴 장기호황 시대 이전까지, 유럽이나 일본은 1980년대 초·중반부터 거의 20년간 이런 현상을 경험했다. 우리나라의 탈산업화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고, 외환위기 이후 경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양극화 현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도 소득자료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근로소득 격차 확대는 진행 중이다.
선진국의 경우 탈산업화는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22.6%가 우선 해결돼야 할 과제로 ‘노후생활 보장’을, 22.1%는 ‘고용안정’을 꼽았다. 교육개선(12.7%), 일류기술 개발(9.6%)은 이보다 훨씬 뒤처진다. 이는 앞으로 복지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강화될 것임을 나타낸다. 반면 인구구조 고령화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2%대로 하락할 것이며, 그만큼 조세수입이 감소하고 정부가 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에는 정부의 재정부담은 크게 확대돼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이 개혁되지 못한다면 2030년에는 연금기금 고갈이 10여 년 앞의 현실이 되어 연금기여율의 대폭 인상과 연금급여 혜택의 대폭 축소를 두고 고심하는 상황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연금기여금의 대폭인상은 노동비용 상승과 일자리 축소, 실업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쉬운 선택이 아니다. 반면 수십 년 동안 형성된 기득권으로 연금급여를 대폭 축소한다는 것 역시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고령화에 따라 건강보험 지출도 크게 늘어나 재정지출을 크게 잠식하고 있을 것이다.
과다한 재정부담 지양
사회복지지출도
크게 확대돼 있을 것이 분명하다. 선진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각 사회복지제도는 도입
당시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 일본에선 자민당의 기반인 농촌과 노인층에
대한 복지제도가 거듭 강화되었으며, 이로 인한 과중한 재정부담은 국채 증가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일본의 국채는 현재 GDP의 170% 수준이며, 이자 충당에 재정지출의
3분의 1이 지출되어 재정여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역시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제도는 지역별 소득 편중이란 정치적
현실 하에서 지역적 정치기반 확보를 위해 도입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이 연금제도는
1990년대 초 캐나다의 재정위기를 초래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같이
복지제도가 장기계획에 의하지 않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도입될 경우 사회적 취약계층보다는
정치적 결집력을 가진 집단 위주로 도입돼 사회복지 본연의 목적과 재정건전성 양자
모두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전 2030은 과다한 재정 부담을 경계하고 있다. 비전 2030에서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과 과도한 비용이 드는 의료급여 등 복지부문 개혁을 복지확대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동에 대한 투자, 사회서비스, 사회적 일자리
등 생산적 복지확대와 사회적 이동성 제고를 통한 동반성장 등 장기적인 복지투자
전략을 명백히 제시하고 있다. 비전 2030은 성장을 도외시한 배분을 위한 청사진이
아니라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복지부문의 투자전략을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전 2030에는 많은 부족한 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세부전략,
세부계획은 아직 빈약하다. 비전 2030에 대한 비판은 이러한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공론을 통해 보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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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