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8년 10월 한국에 유학 온 타지키스탄의 보보에브 루스탐(24) 씨. 그는 대전 배재대에서 한국어 연수를 받고 있다.
“한국 사람들을 만나 보니 외국인에게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지나고 보니 다 관심의 표현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나는 한국 사람들의 정(情)’을 좋아하게 됐다.”
루스탐 씨는 국립국제교육원이 실시한 ‘2009 학업 우수자 및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한국 생활에 대한 글로 유학 체험기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2002 한일 월드컵대회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멀리 떠나는 딸을 눈물로 배웅한 어머니를 뒤로하고 한국에 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다.
루스탐 씨가 다니는 배재대의 외국인 유학생은 46개국 출신 1천1백31명이다. 배재대가 ‘다인종·다문화 대학’의 대표 격이라면 경기 안산시는 ‘다인종·다문화 거주지’의 대표다. 안산시에는 70만6천여 명의 주민(2009년 5월 기준) 가운데 4만1천8백명(6퍼센트)이 50여 개국 출신 외국인이다.
외국인 근로자에 결혼 이민자까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07년 1백6만6천2백91명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백만명 시대를 연 이후 2008년에 1백15만8천8백66명을 기록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귀화자 수도 2008년에 연간 1만1천5백18명이었던 것이 2009년 7월 현재 이미 1만4천5백명을 넘어서는 등 다문화 사회로 가파르게 진입하고 있다.
정부도 2008년 9월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고 전국에 다문화센터를 열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들로 자리 잡은 결혼 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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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웃’과의 공존은 국세청 홈페이지를 봐도 알 수 있다. 국세청은 외국인 연말정산을 소개하는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2008년 말 연말정산을 신청한 외국인은 34만5천명.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통상 1년 이상 국내에 머물러야 하는 직업을 가진 ‘소득공제 대상’ 외국인의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를 성숙한 다문화 사회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대학강사인 외국인 A씨는 “과거에는 외국인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문제였지만 요즘은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무례한 질문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또 대학의 강사 계약서도 내국인용과 외국인용이 있는데 이는 외국에서는 인종차별로 걸릴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전히 서울 시내의 도로 표지판이나 음식점 메뉴가 엉터리 영어로 적혀 있는 등 국제화에 걸맞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거스를 수 없는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와 올해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국가 품격 제고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관련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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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소득 불균형의 심화, 시민의식 미성숙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사회갈등이 심한 국가로 조사(삼성경제연구소, 2009년 6월)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사회 안정과 성숙을 위해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복지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하고 삶의 현장에 문화가 숨 쉴 수 있는 창의적인 문화 환경을 조성해나간다고 밝혔다.
또 ‘다름’을 포용하는 다문화 이해 증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문화가정 한국어 학습교재를 개발하며 한국어 전문강사(1백명)를 양성한다.
다문화 이미지 개선에도 나선다. 아리랑TV 등을 통해 이주민의 긍정적 이미지를 조명하며 청소년, 대학생 등 젊은 세대의 ‘글로벌 시민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인다. 또 시민의식 고취를 위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가제) 캠페인을 전개하며 법질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타문화 이해 등과 관련한 우수 사례를 발굴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다.
다문화 사회의 통합을 위해 외국인 관련법도 개선된다. 법무부는 엄격한 단일 국적주의를 완화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최근 차관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10년 2월 말까지는 국적법 개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체류 외국인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통합하기 위해 2010년에 △영주권 부여 대상 확대(1월 31일) △외국인 전담 교정시설 본격 운영(1월 31일) △사회통합 프로그램 운영기관 확대(3월 31일) △‘1345’ 3자 통역 서비스 확대(6월 30일) 등을 실시한다.
2009년 2월 다문화인을 위해 사회통합 프로그램 운영기관 20개를 지정한 법무부는 이곳에서 ‘한국어’와 ‘한국사회 이해’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사람에게 국적 취득 필기시험 면제와 국적 대기기간 단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법무부는 다문화인 같은 약자와 서민을 배려하기 위해 차별금지 관련 종합 입법 정책을 연구해 2010년 12월에는 차별금지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 기본적 인권은 최대한 보장하되 국내 인권 상황을 왜곡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훼손하는 기도에는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에 따라 세계적인 인권 감시기관인 미국 국무부와 국제사면위원회에 연중 자료를 제출해 오류를 시정할 계획이다.
한편 법제처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생활 지원을 위해 영문 법령정보 제공 서비스를 확대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외국인 투자자, 교통·운전, 재외동포 등 5개 분야 외에도 경제·투자법령 등에 대한 효율적인 영문 법령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CD와 법령자료집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 공무원에 대해서도 다양한 법률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워크숍 등 형식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기획과 안종석 사무관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출신이 다양해지고 한국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나타나 체류 외국인이 2010년에는 1백3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외국인이 우리 사회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해 우수한 외국 인재를 확보하고 사회통합을 이뤄 결국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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