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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아시아는 좁고 한류는 진화한다




지난 2월 20일(한국시간)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블룸버그TV는 “한국의 파워브랜드는 보아와 소녀시대·슈퍼주니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TV는 시사 종합해설 프로그램 <모노클>에서‘K-POP은 왜 한국 산업의 가장 잠재력 있는 무기가 됐나’라는 타이틀로 한국의 대중 음악을 집중조명했다.

20여 분간 이어진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는 “삼성·현대·LG는 강력한 한국 최대의 수출 브랜드이지만 지금 수많은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어필하는 한국의 파워브랜드는 보아, 소녀시대, 에픽하이, 슈퍼주니어 등 K-POP 가수들”이라고 했다. 이어 <모노클>은 K-POP의 선전은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에 기민하게 발맞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서구 음악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K-POP은 오히려 유튜브 등을 통해 외국 팬들에게 다가서며 전세계에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행자의 멘트와 함께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의 뮤직비디오를 해외 팬들이 유튜브를 통해 접속해 감상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또 <모노클>은 “일본의 문화적 폐쇄주의가 J-POP을 일본 내에 머물게 했다면 K-POP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한 적극적인 개방성으로 주요 수출품이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거 드라마가 주도했던 한류가 이제는 소녀시대, 카라, 슈퍼주니어, 2PM 등 G20세대인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신한류’는 과거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이제 미주, 중동,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에서 인기 형성 후 해외로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소비되는 문화상품이 되어 실질적인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대상은 문화 콘텐츠의 핵심 소비계층인 10~20대로 확대됐다.

이 같은 신한류의 전파에는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 IT 기술 덕이 크다. 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면 유럽과 아프리카 소녀들이 ‘소녀시대’의 춤과 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 대만 인기가수의 경우 유튜브 조회지역이 자국에 편중된데 반해 한국 아이돌은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남미에서도 조회수가 상당하다.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 노래, 패션을 따라하는 소위 ‘커버(Cover) 현상’ 범위도 아시아뿐만 아니라 비(非)아시아 지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커버문화’는 동남아에서는 이미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굳어졌으며 최근에는 유럽, 남미, 미국에서도 흑인, 백인, 히스패닉 등이 한국 아이돌 그룹을 따라하는 현상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 과거에는 아이돌 가수의 인기가 한국에서 형성된 후 해외로 전이되는 양상이었다면 최근에는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 발표되는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즉시 소비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처럼 G20세대 아이돌 스타의 힘이 한류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한류의 경제학’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세의 나이로 일본 무대에 진출해 J-POP 시장에 우뚝 선 보아에 대해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며 1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고도의 훈련과 적자생존을 통해 배출된 ‘신한류’의 아이돌 스타들은 춤과 노래뿐 아니라 연기, 예능, 외국어 등 다방면의 재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는 과거의 한류 스타들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 몇 년간 수십억 원을 들여 공들여 키운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이룰 경우 기획사는 수천억원대의 연간 매출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음반뿐 아니라 CF와 각종 머천다이징 상품 매출을 포함하고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한류의 주요 시장까지 더할 경우 하나의 아이돌 그룹이 연간 1조원까지 벌어들일 수 있다는 추산까지 가능하다.

한류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배용준·최지우의 드라마 <겨울연가>도 경제적인 가치를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좋은 예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는 <겨울연가>가 2004년 한일 양국에서 2천3백억 엔(약 3조1천3백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한일 관광객과 주연 배우가 출연한 광고에 따른 상품 매출의 증가를 계산했다. 배용준, 최지우 등 당시 주연 배우는 최근까지도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이후에는 G20세대인 이승기, 장근석, 강지환, 송중기, 김남길, 한효주, 한혜진 등이 한류를 잇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 신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G20세대 선수들은 김연아, 박태환, 신지애 등이 있다. 여기에 요리사,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등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때문에 한글을 배우는 나라와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산업뿐 아니라 문화, 관광 등의 분야에서 G20세대 스타들의 인기와 활약이 파생시키는 경제적 효과도 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류 스타의 팬미팅 등을 위해 내한한 해외 관광객 수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3만4천여 명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방문 외국 관광객은 올해 사상 최초 1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국관광공사는 한류상품 등의 판매 호조로 인한 ‘한류효과’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신한류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그 소비층이 10~20대 젊은 층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춤, 의상, 화장법 등까지 따라하는 걸 넘어서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선호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런 효과로 인해 삼성, LG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신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기업 광고에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신한류를 이끌고 있는 G20세대 아이돌 그룹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신(新)한류시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의 성공 요인을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는 융합력’과 ‘최고를 키워내는 아이돌 육성 시스템’,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확산, 글로벌 한(韓)네트워크의 역할’을 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예술지원팀 장인걸 대리는 “지금과 같은 신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스타 공급을 위한 육성 시스템의 강화와 함께 정부의 경제적인 추가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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