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요즘은 주로 인류와 세계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 예를 들어 기후변화, 물, 녹색성장 등과 같은 분야에서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 셋째주 유독 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서 만난 한승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이사회 의장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 곧바로 강원도 평창으로 향해야 한다. 한 의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특별고문도 맡고 있는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실사단이 평창에 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2월부터 2009년 9월까지 국무총리직을 수행한 한 의장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유명한 ‘글로벌 셀레브리티(세계적 저명인사)’이다. 외교통상부 장관시절인 2001년 유엔총회 의장을 맡았으며 2007년에는 유엔사무총장 기후변화특별대표를 역임했다. 지금도 ‘물과 위생에 관한 유엔사무총장 자문회의(UNSGAB)’와 유엔 관련 ‘물과 재해에 관한 고위급 전문가위원회(HLEP/UNSGAB)’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GGGI 이사회 의장직은 2010년 6월부터 맡고 있다. GGGI는 서울에 본부를 두고 우리나라 주도로 창설된 첫번째 국제적인 기구다. 한 의장은 각국에서 GGGI에 대한 평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에티오피아, 브라질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에서 GGGI 협력활동을 시작했고 덴마크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 협력의사를 밝혀 오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재직 당시를 회고하신다면….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내세우고 정책화해 가는 과정에서 전 세계 경제가 전대 미문의 침체기로 돌입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도 담보할 수 있도록 2009년 1월 ‘녹색뉴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녹색’은 양적 성장으로부터 질적 성장으로 이전하기 위한 중장기적 정책이었고, ‘뉴딜’은 수요창출을 위한 ‘케인지안(시장에 대한 정부 참여를 당연하게 보는)’ 정책, 단기 재정팽창정책이었습니다. 일종의 ‘합성정책’인 녹색뉴딜은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키워내는 방안으로, 세계 어느 나라도 못 해본 시도였습니다. 녹색뉴딜 정책 덕분에 우리 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녹색성장은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요.
“지난 1만 년 동안 세계의 기온 상승은 섭씨 1도였으나 산업혁명 이후 지난 2백 년 동안만 섭씨 0.74도가 올라갔습니다. 지금과 같이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면 금세기 말 섭씨 6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유일한 대안은 저탄소 녹색성장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먼저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책화해 추진하고 있으며, 이것은 유엔, 유엔환경계획(UNEP), OECD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 OECD 각료이사회 의장시절인 2009년 6월 OECD 각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녹색성장
결의문’은 그 후 OECD 녹색연구의 기초가 됐습니다. OECD의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을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까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시절 가장 인상 깊은 일을 꼽아주십시오.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국무총리의 중요한 임무라 생각하고 전국 지자체들을 모두 방문한 일입니다. 16개 광역시군을 몇 번씩 방문한 것은 물론 전국의 1백50여 시·군 기초단체를 모두 방문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소외지역과 소외계층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던 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소록도의 한센환자 마을과 각지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시설, 국무총리로서는 처음 방문했던 독도와 울릉도 등이 기억됩니다.
정책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지난 50년간 유지해 온 양적 성장 패러다임을 과감히 탈피해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성장 패러다임으로 채택하고 정책화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에너지수입국에서 에너지수출국이 될 수 있도록 원전수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기틀을 닦아 놓은 것이 오래 기억될 성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정부는 2월 25일로 출범 3주년을 맞습니다. 격려와 도움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는 1988년 4월 고향 춘천에서 제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같은 해 상공부 장관으로 임명돼 국무총리직을 떠날 때까지 20여년간 여러 부처, 여러 분야에서 많은 공무원과 함께 일해 왔습니다.
어느 나라와 비교해 보아도 우리나라 공무원같이 우수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공무원 사회가 중심을 잡고 사기가 충천해 있으면 어떠한 국가적 어려움도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분위기와 정치 지도력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정책적으로는 앞으로 녹색성장과 에너지수출이 이명박정부의 가장 중요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향후 한국 발전의 튼튼한 토대가 되도록 모두가 잘 가꿔가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동안 우리나라는 급속히 발전했고, 국제적 위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국제적 위상이 아주 높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인과 경쟁하여 제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그것이 세계인의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될 때 나라의 위상도 함께 올라갈 것입니다. 국가의 위상은 국민 위상의 총합입니다.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상은 동북아에서의 위상과도 직결돼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일본이, 최근에는 중국이 동북아 맹주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위상을 걱정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동북아 위상 제고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전망은 어떻습니까.
“프랑스의 안시 그리고 독일의 뮌헨과 겨루고 있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반드시 유치에 성공해 국위를 선양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는 서너 표 차로 유치국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평창이 승전가를 올리도록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G20 세대 젊은이들 중에는 한 의장님과 같이 글로벌한 길을 가고자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멘토로서 한 말씀 해주십시오.
“글로벌 코리아의 주역이 될 여러분의 활동무대는 세계라는 생각으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외국어를 많이 익히고 자유자재로 의사표현이 되는 수준으로 익혀야 합니다. 그러나 외국어 실력은 ‘필요 조건’일 뿐입니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공이 아니더라도 일반적 지식, 즉 세계 역사, 지역 정세, 문학과 철학, 예술 등등 각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소양을 두루 길러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전기를 많이 읽는 것이 앞으로 국제적 활동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