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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오도릭의 <동유기>,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와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 신라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1283년 만의 귀향이다.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문화·경제·풍습 등을 알려주는 중요한 기록으로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에서 4월 3일까지 공개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가 중국 북서지방 간쑤성의 둔황(敦煌) 천불동 석굴에서 발견해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요즘 같으면 ‘20대 배낭여행족’이었을 혜초는 온라인 블로그 대신 한 자 한 자 두루마리 필사본으로 여행기를 남긴 것이다.

통일신라 시대인 704년 출생한 스무 살 청년 혜초는 바랑 하나 메고 723년부터 4년 동안 불교의 본고장인 인도를 다녀와 고행의 순례와 문명 탐험의 기록을 작성했다. 혜초가 떠나온 신라 역시 인도와 중국, 아라비아와도 교역을 하고 인적 교류가 있었던 ‘글로벌 국가’였다.




당시 신라인들이 ‘천축국’으로 부른 인도로 가는 혜초의 길은 히말라야의 설령(雪嶺)을 넘고 험한 골짜기를 지나 멀고도 멀었지만 그로부터 1200여 년 뒤인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인도는 우리에게 이미 가까운 나라였다.

인도는 이 대통령이 방문 전인 지난해 1월 1일부터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된 나라다. 이 대통령은 인도 순방길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활발한 실용외교를 펼쳤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인도 방문을 포함한 31차례의 해외순방을 통해 실용외교를 펼치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여 왔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아시아의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신아시아 외교 구상’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상을 바탕으로 정부는 지난 2009년 6월 제주에서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11월 개최된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신흥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개발 의제’를 내놓기도 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나라는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며 ‘개발’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주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2개 의제, 그리고 주요 의제 아래의 세부 항목에 녹색성장을 포함시키며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단숨에 높였다.

다섯번째 G20 정상회의인 서울 G20 정상회의는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집합한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해 G20에 있어서의 민간부문 참여와 역할을 강화했다. 이러한 일을 주도함으로써 대한민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가진 국가로 성큼 성장했다. 그동안 다른 나라가 만든 룰(rule)을 따르는 ‘룰 테이커’에서 룰을 만드는 ‘룰 메이커’로 위상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발언권이 커진 데 따른 책임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 세계 최초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자리바꿈을 했다. 또 인도주의 실현과 협력대상국과의 경제협력관계 증진 등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이 2010년 7월 발효됐다. 개도국과 국제기구를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도 확대했다.


우리 군의 해외파견도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활동의 성격도 유엔 요청에 따른 분쟁지역에서의 평화유지 활동에서 한걸음 나아가 아이티의 재난복구와 아프가니스탄의 지역개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군사교류 활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의 글로벌 분야 3년 성과로 자유무역협정(FTA) 다각화를 통해 경제영토를 확장, ‘경제영토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한민국’이 된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세계적인 FTA 확산추세에 대응하여 안정적인 해외시장을 확보하고 개방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FTA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아세안(ASEA) FTA의 서비스와 투자, 한·인도 CEPA가 발효됐고 지난해 10월 한·EU FTA에 정식 서명했으며 올 7월 1일 잠정 발효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페루 FTA에 가서명했고, 미국과는 지난해 12월 추가협상을 진행하는 등 협상의 조속한 인준과 발효를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호주, 뉴질랜드, 터키, 콜롬비아, 캐나다, 멕시코 등 12개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한미 전략동맹을 심화 발전시켜 왔다. 지난해 6월 전시작전권 이양시기를 연기하는 데 합의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장관들의 합동회담인 2+2 회담이 역사상 최초로 열려 양국이 돈독한 전략동맹 관계임을 과시했다.

글로벌 분야에서 ‘코리아’의 이름을 빛낸 것은 비단 정부뿐만 아니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종목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 2010년 1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피겨여왕에 등극한 김연아, 동양인 체격조건으로 불가능 하다던 스피드스케이팅 5백미터 남녀 금메달을 딴 모태범과 이상화, 지난해 9월의 U-17 여자축구월드컵 우승 등 대한민국 국민들도 곳곳에서 당찬 성과를 거두었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고행길을 걸었던 혜초의 후손들이다. 어쩌면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노마드(nomad, 유목민)’의 유전자가 있는지도 모른다. 21세기에 새롭게 열린 글로벌 세상에서 한국, 한국인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앞으로 앞으로 힘차게 유영하고 있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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