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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기후변화 대응 열혈청년 5인 코펜하겐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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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 등록증을 목에 걸고 각국 대표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총회장에 들어서는 순간 중요한 역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종대 대학원 지구환경과학과에서 기후변화를 전공하고 있는 이시형(28) 씨와 아주대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부 석사 4기 과정에 있는 심홍석(29) 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다는 설렘에 기나긴 등록 절차를 거치고 깐깐한 검색대를 통과하는 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 씨와 같은 연구실에 있는 구자열(28·아주대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부 석사 4기) 씨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환경단체, 기후변화 관련 연구결과를 근거로 기술 및 정책적 대안을 제안하는 학술연구기관, 자국 이익을 대변하는 각국 정부 협상단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모두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한 가지 주제 아래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진지했다고 전했다.
 

이시형, 심홍석, 구자열, 장철호(28·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박사과정), 홍은경(32·알래스카주립대 기후변화산학협동 박사과정) 씨는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인의 노력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주최한 ‘2009년 기후변화 대응 대학(원)생 논문 공모전’ 수상에 대한 부상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관 기회를 얻었다.

이번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에 참가한 이들 5명의 대학원생은 전 세계 1백93개국에서 모인 1만5천명이 넘는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젊은 청년들로서, 행사 기간 동안 협상장과 워크숍, 세미나 등에 참석하면서 평소 관심을 가져온 주제들에 대해 식견을 넓히는 한편 기후변화 회의장인 벨라센터 안 에너지관리공단 홍보 부스에서 전 세계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소개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시형 씨는 “전 세계에서 온, 기후변화 문제를 걱정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만나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온실가스 감축 실적 등록사업, 탄소 중립 프로그램, 탄소 캐시백 등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소개하는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심홍석 씨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서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알리는 자격이 주어졌다는 게 자랑스러웠다”며 “서 있는 시간이 많아 힘들기도 했지만 방문객들에게 퀴즈를 내고 기념품을 나눠주면서 부스 홍보를 했던 일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회의가 전공과 관련이 깊고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인 만큼 보고 느낀 것이 적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선진국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과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구자열 씨는 “일본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좋은 자료를 얻었고,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 시설 무료견학 프로그램인 ‘해상 풍력발전 현장 견학’이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국제 활동을 통해 선진국의 큰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홍석 씨도 “국제회의는 모두가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 하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힘들지만 선진국의 목소리가 큰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우리나라가 좀 더 분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인 책임 부과와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거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됐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인당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활발한 행동을 취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정부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홍보하는 동안 한국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초라한 관심을 받은 것을 느끼며 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간 내내 코펜하겐 곳곳에는 HOPE(희망)와 COPENHAGEN(코펜하겐)을 합친 ‘Wel-come to HOPENHAGEN’이라는 홍보 문구가 내걸렸다. 구자열 씨는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가 단지 희망만 주는 게 아니라 결실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형 씨도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향후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라며 “이제는 이런 국제회의가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국, 브라질 등에서 에너지 감축 목표를 수립해 발표하는 등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세계의 의식은 높아졌지만 전 세계적인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재정 지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추억은 방울방울>을 보면 ‘저 산과 들 그리고 시냇물도 원래부터 지금의 자리에 있었던 자연은 아니다. 우리 할아버지 또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심고 가꾸고 물길을 낸 결과다’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흔히 자연은 인간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그대로의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중에서 인간의 영향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하고 유지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습니다.”

이 씨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생능력을 북돋우는 동시에 인류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이 매년 5천억 달러에 달한다”며 “중요한 것은 실천이므로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심홍석 씨도 “책에서만 읽었던 기후변화 협상을 직접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며 “앞으로 전 세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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