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9년 GDP 성장률이 0.2퍼센트였습니다. 일각에선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한국의 GDP 성장률은 OECD 3위에 해당했습니다. 경제 분야의 성과는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상대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라는
환경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지난 3년 한국의 경제성적표는 대단히 우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상대 교수는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6.1퍼센트의 GDP성장률을 기록하며 OECD 2위를 차지했고 서울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며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것이다. 녹색성장과 서비스산업 강화도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정책으로 꼽았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특히 환율 문제에 대한 비판이 상당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환율 정책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경제는 외환에 민감한 구조입니다. 지난 IMF 외환위기도 그랬지만 이번 금융 위기에서도 외환이 대거 유출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2008년엔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달러가 부족해진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를 확보하는 정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그 후로 환율이 급속히 안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무역 부문에서도 발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올해 무역 1조 달러 돌파를 내다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개방으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개방을 통해 성장할 수밖에 없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이 점에서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만큼 경제영토가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도 FTA는 긍정적입니다. FTA는 관세를 낮추자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수입물가도 하락합니다. 그만큼 물가가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한국을 보는 세계인의 시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제법이다, 같이 얘기해야 할 파트너다’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국격’이 높아진 셈입니다.
이는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이제 한국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한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좀 더 나은 대접을 받으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용,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청년실업 문제는 산업 전체적인 차원에서 원인과 대책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해 온 산업들은 고용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입니다.
과거 10억원의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선 20명의 고용이 필요했지만 이젠 1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주력산업인 IT는 5.7명에 불과합니다.
해결책은 결국 고용효과가 큰 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금융과 보건의료, 법률, 회계 등 서비스업이 대표적입니다. 서비스업은 10억원 부가가치에 18명의 고용을 창출합니다.
서비스업종이 고급 일자리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1년에 50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일자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서비스업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업의 대표격인 금융산업의 발전이 다소 더뎌 보이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도 무작정 금융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번 위기를 몰고 온 미국이나 유럽과 다른 차별화된 정책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미국이 시속 200킬로미터로 가다가 사고가 나서 100킬로미터로 속도를 제한했다면 우리는 시속 50킬로미터로 가고 있었으니 적어도 70~80킬로미터 정도까지는 속도를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규제의 대상이 아닌 중요한 서비스산업으로 봐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금융은 반드시 발전해야 하는 산업입니다. 특히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 부문은 경쟁력 강화가 시급합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법을 시장친화적으로 개정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올바른 판단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합의된 수준의 규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적극적으로 금융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물가 압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저렴한 제품이 쏟아져나오면서 ‘고성장 저물가’라는 행복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역 골디락스 경제’의 시대가 왔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역으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진원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겁니다. 일단은 금리와 환율 등 거시적인 대응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에 대한 물량 확보 차원에서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합니다.
절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확대해야겠습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통화량보다 공급부족 탓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지혜를 발휘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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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