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규직으로 주4일 근무, 주3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
홍유희(26)씨는 렌즈 생산 바이오 전문기업인 지오메디칼의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용된 1호 근로자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주 4일만 근로하는 조건으로 현재 물류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홍씨는 시간제 근무를 하며 자신에게 있어 중요한 가치로 우선되는 봉사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주외국인이나 유학생들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하는데 매일매일 출근을 하면 활동을 못하잖아요. 봉사활동하는 게 저한테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연장근로가 없어서 퇴근을 제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사실 홍씨는 자신의 일자리가 상용직인 정규직 일자리라는 점을 알고 조금 놀랐다고 한다. 지금까지 시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아르바이트처럼 으레 언제 잘릴지 모르는 일자리이거나, 단기 계약직으로 6개월이나 1년을 일하면 당연히 그만두는 일자리로 생각해 온 것이다.
홍씨는 “지금 제 일자리가 원한다면 언제까지나 다닐 수 있는 정규직 직장이라는 게 마냥 신기하고 놀라워요”라며 “풀타임 정규직 일자리도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제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생겨 정말 행복합니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상용직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자 작년부터 ‘시간제 일자리 창출 컨설팅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시간제 근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부정적인 사회인식을 해소하고 양질의 시간제 근로 확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적이다.![]()
노사발전재단이 사업을 위탁해 장시간 직무의 분할, 새로운 시간제 직무 개발, 시간제 근로자 인사관리 등에 관한 내용으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 창출된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보조함으로써 시간제 근로의 점진적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2007년 출범한 노사발전재단은 선진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사정이 공동 설립한 민간자율기구다. 노사가 책임감을 갖고 공동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노동 관련 정책결정과 사업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원금액은 시간제 근로자 임금의 50퍼센트로 1명당 월 40만원을 한도로 하며 지원기간은 1년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해만 50개 사업장이 컨설팅과 인건비를 지원받았다. 이 중 8곳은 우수사례로 꼽혀 시간제 일자리 창출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해 우수사례로 선정된 지오메디칼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지난해 직원이 1백80여 명으로 늘었지만 매년 11월이면 비수기가 시작되어 곤란한 상황이다. 렌즈 판매는 축제 등 행사가 많은 때가 성수기인데 매년 11월이 되면 외국의 축제들이 거의 끝나기 때문이다.
인력규모가 커지자 주문량이 감소될 때에도 유지해야 하는 인건비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면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묘안이 절실해진 것이다.
더구나 렌즈와 같은 광학업계에서 제품 불량률은 평균 20퍼센트에 달한다. 이 기업의 불량률은 업계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불량률을 줄이는 것은 생산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지오메디칼은 비용부담이 되더라도 시간제 근로자를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어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소속감이나 애사심이 정규직 근로자와 차이가 나는데, 이는 바로 불량률의 증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오메디칼은 시간제 일자리 창출 컨설팅 제안을 받고 이번 컨설팅에 참여하게 됐다.
노사발전재단은 비수기에도 효율적인 인력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컨설팅 초점을 맞추었고 그 결과 시간제 근로자가 대안책으로 마련됐다.
지오메디칼의 강만석 부사장은 “정규직 근로자 수가 늘어날 경우 인력관리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좋은 인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 채용이 필요하다”고 사업 참여 이유를 전했다. 지오메디칼은 이번 컨설팅에 참여한 덕분에 정규직 신규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인력 증가에 따른 비용을 보전할 수 있다는 점은 중소기업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 밖에 씨엔티테크, 한도병원, 할리스에프앤비 등이 시간제 근로자 제도를 도입해 우수한 성과를 냈다. 외식업체 전문콜센터인 씨엔티테크는 근로자들이 언제라도 필요한 시간에 나와 일할 수 있는 편한 일자리를 제공했다. ‘할리스커피’라는 토종커피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할리스에프앤비는 정규직 파트타임 바리스타 일자리를 제공해 직원들의 근무만족도를 높였다. 한도병원은 야간시간과 피크타임에 정규직 시간제 간호사를 채용함으로써 인력운용의 탄력을 높이고 직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우수사례집 발간사를 통해 “육아기의 여성,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청년, 은퇴를 준비하는 고령층 등 사회적으로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사업추진 배경을 밝혔다.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면 일자리의 증가, 산업재해 감소, 노동생산성 증가 등 경제적 측면의 기대효과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 가족가치의 복원,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 등 1석 6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어 “우리나라는 시간제 근로 비율이 OECD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시간제 일자리는 열악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사회적으로 만연하지만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컨설팅 지원을 1백 개 사업장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번 컨설팅으로 상용직 시간제 근로자를 신규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유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인건비도 지원되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발전재단 김용달 사무총장은 “정규직 시간제 근로가 확산되면 근로자 개인에게는 가정과 직장 생활의 조화는 물론 효율적 시간활용을 통한 장기적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다양하고도 질 높은 시간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모델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것”이라며 사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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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