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100세 시대 100점 복지 "지속가능한 복지들"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자국의 노인 문제를 단편소설집 <나무> 중 <황혼의 반란>이라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했다. 소설은 ‘노인은 일도 안 하고 밥만 축낸다’는 인식의 ‘반 노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런 가운데 노년층으로 대표되는 주인공 프레드 부부는 자신들의 생명을 강제적으로 중단시키기 위해 찾아온 요원들을 뒤로하고 탈출을 감행, 다른 노인들과 함께 반정부 운동을 한다.
 

하지만 저항하던 노인들은 결국 정부에서 살포한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힘을 잃고 쓰러진다. 프레드 역시 병사에게 체포돼 생명 중단 주사를 맞게 된다. 그리고 유명한 말을 남긴다. ‘너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게다.’



소설은 분명히 꾸며낸 이야기다. 하지만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하면 ‘그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해 버리기엔 개운치 못한 구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 사회에 따른 성장통과 부작용이 예고된다. 사회통합위원회에서는 2010년 6월 제2차 정기회의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 정년연장을 둘러싼 세대 간 일자리 갈등 논란이 증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무상복지가 미래 세대의 부담을 늘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줄여 세대 간·계층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복지예산은 86조원으로 사상 최고치지만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무상복지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이미 우리나라는 2000년 노인의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퍼센트를 차지하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이면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3퍼센트가 된다. 불과 7년 후면 본격적인 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2026년엔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8퍼센트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초고령 사회’를 맞는다. ‘청년 1명에 부양 노인 3명 시대’가 결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이 가운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7백12만명)의 은퇴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실은 간과한 채 현재만 생각한 무상복지 논쟁은 자칫 포퓰리즘(Populism, 대중영합주의) 아니냐는 비난 여론까지 일고 있다.


재정과 재원을 생각하지 않은 ‘단순지원식’ 무상복지에 대한 부담은 결국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 ‘불편한 사실’에 대한 현명한 대비책이 없다면, ‘100세 시대’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밖에 없다.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대신 물고기만 주면 된다는 식의 복지논쟁엔 한계가 있다.

100세 시대의 복지는 지속가능한 복지로 한층 진화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소모적 복지 지출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가장 훌륭한 복지”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복지정책의 틀은 100세 시대, 고령화와 소득 양극화에 초점을 맞춰 ‘삶의 질 향상’으로 바뀐다. 정부는 일괄적인 지원책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에 맞는 지원책을 제공함으로써 복지망을 좀 더 촘촘히 한다는 계획이다. 고령화 사회 복지의 경우, 미래 노인 세대의 사회 참여 욕구를 반영해 일자리 지원에 힘을 싣는다.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미래 노인 세대는 과거와 달리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사회참여 욕구 또한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다양한 고용 기회를 제공(재고용, 전직, 창업 지원)하고 노후소득 보장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사전 예방적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노후생활 설계를 강화하는 등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대응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노인빈곤예방을 위한 소득보장 확대, 의료보장 내실화 및 의료비 지출 적정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다양한 사회참여와 여가문화 기회 제공 등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고령친화적 주거 및 교통 환경 개선, 노인 권익증진 및 노인 공경 기반 마련으로 보다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복지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퇴직 연령은 53~57세, 각종 경로 혜택은 60 또는 65세로 맞춰져 있다. 대다수의 국민은 평균 기대 수명 80세에 맞춰 살아왔고 대부분의 노후 대비도 그에 맞춰져 있다. 곧 현실이 될 100세 시대에 장수(長壽)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선 국가와 개인이 함께 대비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