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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206호

법질서 바로 세워야 선진 한국





쓰레기 무단 투기, 음주 소란, 불공정 거래, 사이버 불법 복제와 악성 댓글, 불법 파업….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이는 법질서 위반 사례는 수두룩하다. 지난 7월 세계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질서 준수 수준은 형편없다.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한국의 법질서 준수 수준이 27위로 꼴찌에 가깝다고 밝혔다.
 

사이버상의 법질서 준수 수준도 높지 않다. 지난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인터넷 법률 준수, 인터넷 예절 등을 측정해 발표한 우리나라 정보문화지수는 1백점 만점에 61점이며, 사이버 범죄 검거 건수도 2008년에 12만2천여 건으로 2006년에 비해 73퍼센트 증가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법질서가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일수록 국제 경쟁력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6월 법무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제2회 법질서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대니얼 카우프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조연설에서 “법치와 부패 통제 등이 글로벌 경쟁력의 관건”이라며 “칠레와 아일랜드는 법치 선진화와 국정 운영 개선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이 세 배 정도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차문중 KDI 연구원은 ‘법질서와 안정적 경제성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1990~2006년 세계 주요 국가의 법질서 수준과 경제성장을 비교해보면 1인당 국내총생산이 높은 나라일수록 법질서 준수 수준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법질서와 시민의식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게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법질서 바로 세우기 △글로벌 시민의식 향상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법질서 확립은 선진사회 진입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11월 27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의 신임 경찰 졸업·임용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법질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사회간접자본이자 선진화의 핵심 인프라이며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경기 회복, 일자리 창출, 사회 통합,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법질서 바로세우기를 실천하기 위해 2008~2012년 5개년 계획을 세워 4단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먼저 1단계 법질서 준수를 위한 기반 조성 사업으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16개 지자체와 법질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교통질서, 먹을거리 안전 등 지역별 중점 과제에 대해 실천 운동을 전개했다. 또 사이버 법질서 확립을 위해 지난 7월부터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5개 부처와 50여 개 인터넷 관련 민간단체가 협력해 ‘사이버 질서 지키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는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내년을 법질서 도약·확산 단계로 설정해 시급한 5대 현안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법무부가 설정한 ‘국격 제고를 위한 법질서 선진화 방안(가칭)’에 따르면 △교통질서 △사이버질서 △공공질서 △시위질서 △노사문화 등이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법질서 분야로 꼽혔다. 법무부는 OECD 30개국 중 27위인 한국의 법질서 준수 수준을 내년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시점에는 20위권, 2012년에는 9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국가브랜드에 큰 영향을 주는 척도로 글로벌 에티켓, 다문화 존중, 외국인 배려 등 성숙한 글로벌 시민의식을 꼽고 있다. 글로벌 에티켓은 온·오프라인에서 타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청결과 줄서기 등 공공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외국인 환대 서비스 개선 캠페인, 글로벌 관광 에티켓 지수 개발, 인터넷 윤리의식 제고 등의 범국가적 사업을 벌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다문화를 포용하고 외국인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원 사업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일자리 지원, 자녀의 학습 지원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2006년 전국 21곳에서 올해 1백 곳으로 크게 늘었다.
 

노사관계의 성숙도도 국격과 높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1천명당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 일수는 67.5일(2003~2007년 연평균). 이에 비해 OECD 평균 근로손실 일수는 31일(2002~2006년 연평균)로 절반 수준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06년 OECD 평균이 38달러인 데 비해 같은 해 한국은 20.4달러에 불과하다.
 

노사관계에 대한 기업과 국민의 의식도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3백 개 기업을 대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기업 피해와 정책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16.4퍼센트가 불법 파업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 9월 16일 노동부가 전국의 만 20∼65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사관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65퍼센트로, 협력적이라는 답변(4.6퍼센트)에 비해 압도적이다.
 

정부는 노사관계를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뛰어넘어 안정되고 협력적인 관계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핵심 과제로 공무원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노사관계 평가를 공공기관 실적 평가 에 반영하는 등의 공공부문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전임자 급여 지급제도 개선 및 복수노조 허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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