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6월 4일 저녁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만찬장. 비빔밥이 주 메뉴로 등장했고 갈비와 농어구이가 곁들여졌다. 반주로는 막걸리와 와인이 제공됐다. 막걸리는 지난 2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G20 재무차관회의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제 어느 국제무대에서나 낯설지 않은 한식이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로 부상하고 있다.
한식은 얼마 전 ‘세계 최고의 경제포럼’이라 불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리더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도 했다. 지난 1월 28일 밤(현지시간) 다보스 모로사니 슈바이처호프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에서 김윤옥 여사와 국내 4개 특급호텔의 조리장 15명이 함께 한국의 정(情)을 콘셉트로 한 상차림을 선보였다.
올해 3월 한식재단 출범 전까지 한식세계화를 이끈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기도 했던 김 여사는 12가지에 이르는 전채요리와 6가지 메인요리, 4가지 후식 등 22개 요리 전부를 준비 과정부터 일일이 감수했으며, 특히 메인요리 중 ‘닭강정(닭고기에 양념을 해 튀김가루를 묻혀 튀긴 다음 소스로 버무린 것)’은 김 여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이날 선보인 전복보쌈김치, 오색밀쌈, 갈비꼬치구이 등 우리나라 지역특산물을 재료로 한 한식들은 최대한 한국의 멋을 살리면서도 외국인 입맛에 부담이 없게끔 간을 맞춰 외국 귀빈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
지난해 5월 한식세계화추진단이 출범한 이후 ‘첫 한식세계화 데뷔 무대’가 된 국빈 만찬은 같은 해 6월 1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때였다.
이 대통령 내외가 아세안 10개국 정상에게 베푸는 환영 만찬과 다음 날 오찬은 모두 한식 요리로 채워졌다. 환영 만찬에는 정통 궁중요리, 오찬에는 퓨전 한식이 올려졌다. 통상 정상회의에서 오찬과 만찬 중 한 차례만 주최국 전통음식이 제공되는 관례를 깬 것이다.
‘한식을 바탕으로 한 맛의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만찬에는 김 여사가 고민하면서 구상한 한식 상차림을 선보였다. 제주산 특산물인 전복, 은대구, 소갈비를 중심으로 궁중떡볶이와 파프리카가 나왔고, 기본 반찬으로는 백련초 물김치, 백김치 등이 준비됐다. 건배주와 만찬주도 ‘허벅주(제주 특산 증류식 소주)’ 등 한국 전통주가 쓰였다.
아세안 10개국 고유의 취향을 배려하면서도 한국 전통음식을 홍보하는 ‘어울림의 미학’을 주제로 했던 정상 오찬은 모듬 바비큐를 주 요리로 해서 죽순볶음, 쇠고기 찹쌀구이, 채소 산적 고추장구이, 잔치국수 등을 곁들였다.
또 민어탕수, 해산물 모듬 바비큐 등으로 구성한 해산물 코스도 있었으며 돼지고기 등을 금기로 여기는 이슬람국 정상을 위해서는 양갈비 바비큐 등을 주 메뉴로 하는 ‘하랄(Haral)’ 코스가 마련됐다. 오찬 반주는 ‘배 와인’이었다.
한식이 국제무대와 정상회의에 자주 등장하면서 우리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정상들에게도 친숙한 음식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 두 자녀 등 일가족과 함께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우래옥’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식은 때로 직접적인 ‘국제 가교’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9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 당시 일본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와 김 여사가 함께 김치를 만들며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장면이 널리 알려져 양국 간에 친밀감을 더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김 여사가 김치를 함께 담그던 미유키 여사에게 직접 김치를 먹여주는 사진을 1면에 보도하면서 ‘한류(韓流)를 매우 좋아하는 미유키 여사가 김치 외교로 호평을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
지난해 10월 16일 미국 CNN 취재진에게 청와대에서 잡채, 구절판 등 전통음식을 직접 선보이는 등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온 김 여사는 같은 해 9월 21일 미국 롱아일랜드 그레잇넥의 레너즈 연회장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식을 대접해 미국 언론에 ‘김치와 함께한 요리 외교’라는 제목의 기사로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퍼스트레이디들이 음식을 화제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김윤옥 여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파전을 직접 만들어 참전용사들에게 대접했다”고 이례적인 모습으로 소개했다.
‘이례적’이라 할 만도 한 것이 김 여사가 직접 만든 파전을 은발의 노병들에게 손수 먹여드리는 따스한 장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음식이 ‘배를 채우고 마음을 채운다’는 말 그대로였다.
오는 11월 11,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한식을 더욱 널리 알릴 무대로 기대하고 있으며, 국내 특급호텔들은 이에 대비한 메뉴 구성에 나서고 있다.
이틀간의 서울 G20 정상회의, 48시간이란 짧은 시간 동안 각국 정상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따뜻한 환대를 전하게 될 한식. 그들이 우리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채우고 우리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글·박경아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