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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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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반디 앤 루니스 서점의 외국서적 코너. 평일인데도 한국문화나 한식 관련 책을 고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에서 만난 강원대 영어강사 웨인 보티거(54·강원 춘천시) 씨는 서울 나들이 길에 한식 책을 고르기 위해 들렀다고 했다. 한국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그는 갖가지 김치를 손수 담글 만큼 초보 단계를 넘어선 한식 마니아다.

“(부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 여성이랑 5년 전 결혼하면서 한식을 즐기게 됐어요. 한식을 먹으면서 체중을 16킬로그램이나 뺐다면 믿으시겠어요? 한식 요리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있어요. 인터넷에서 한식 레시피를 내려받아 요리를 해서 아내에게 맛보게 합니다. 아내도 제 손맛이 그럴 듯하다며 좋아해요. 이제는 제대로 된 한국요리 책을 사고 싶은데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네요.”

보티거 씨에게 이 서점 직원 김은선(29) 씨가 잘 팔리는 영문판 한식 책들을 권했다.
 

“실용적인 책을 고르실 거라면 얇고 가격이 저렴한 레시피 책들이 있고요. 외국인 손님에게 품위 있는 선물을 하실 거라면 두툼하고 디자인이 우수하며 신뢰성 있는 출판사의 책들을 권해드립니다.”

사실 보티거 씨처럼 한식을 좋아하거나 갓 입문한 외국인뿐 아니라 한식을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외국 손님에게 한식 책을 골라주려면 난감하기 일쑤다. 국내 온·오프라인 서점에는 영문으로 된 한식 관련 책들이 수십여 종이나 나와 있다. 최근 한식세계화 붐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한식 책을 출판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저자도 국내 한식 연구가에서부터 한식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외국어판 한식 책을 선별해주는 전문가나 기관이 드물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나라에 국빈이 찾아왔을 때 청와대에서는 어떤 한식 책을 선물했을까?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당시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부인 하토야마 미유키 여사에게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의 일본어판을 건넸다.

이어 한 달 뒤인 11월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 같은 책의 영문판을 선물했다. 두 퍼스트레이디 모두 한식 애호가로 알려진 이들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2007년에 제작된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은 이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불어, 스페인어로 각기 번역된 외국어판이 나왔다. 이 책은 주식, 부식, 후식류로 나눠 대표적인 한국음식 1백 가지를 선정해 레시피를 국제 단위에 맞게 표준화했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에서 세계 1백여 출판사가 참여해 경합을 벌인 세계 요리책 경연대회, 즉 ‘구흐망드 북 어워드’에서 이 책의 영어판과 불어판이 각각 번역상과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출판을 맡은 한림출판사는 같은 책의 레시피 중 12가지를 뽑은 만화책 <아름다운 한국음식 12선>의 중국어, 일본어, 영어판도 펴냈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Korean Menu Guide(한식 메뉴 가이드)> <An illustrated ‘How to’ Book on Korean Food(일러스트로 그린 한식)> 등의 영문판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한식을 소개하는 외국어판 책은 한국문화를 알리는 미디어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Korean Cuisine, A Cultural Journey(한식, 그 문화 여행)>(생각의 나무 펴냄)를 출간한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식세계화 자문위원)는 “한식은 한국문화의 정수”라고 강조하면서 “외국인에게 한식 속에 깃든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삶을 알리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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