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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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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 ‘명품 조연’ 등으로 불리는 연기자 박철민(43). 하회탈처럼 넉넉한 웃음이 인상적인 그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영화 <목포는 항구다>, 드라마 <뉴 하트> 등 여러 장르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런 박 씨가 발을 더 넓힌 데가 있다. 바로 ‘착한여행 홍보대사’가 그것이다.

착한여행은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아시안브릿지에서 생태여행, 책임여행, 공정여행 등의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기 위해 문을 연 사회적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봄 우리나라 최초로 ‘탄소상쇄 캠페인’을 벌이고, 같은 해 7월에는 베트남 메콩강 유역을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등 에코투어 분야의 선두주자다. 착한여행은 올해 2월 서울시의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원주민, 평화, 생태’로 떠나는 섬나라 여행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박 씨는 지난해 착한여행에서 제안한 홍보대사를 선뜻 맡았다. ‘친환경적으로 여행하자’는 착한여행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서다. 그리고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연예인 최초로 ‘탄소상쇄기금’을 기부했다. 비행기를 타면서 여행자가 발생시킬 탄소에 대한 상쇄비용을 기부한 것이다.

그가 여행을 간 곳은 베트남 반젠마을. 수도 하노이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9시간이 걸리고, 거기에서도 자동차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소수민족 마을이다. 베트남 정부와 국제 시민단체에서 책임여행지로 지정했는데, 현지인들이 더 좋은 삶을 살아가도록 돕자는 게 그 취지다. 박 씨는 현지에서 되도록 친환경 여행을 다니기 위해 노력했다.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걸어서 다니고, 자신의 이름을 단 나무를 심기도 했다. 숙박은 샤워시설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만 갖춘 현지인의 집에서 해결했다.

박 씨처럼 에코투어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제에코투어리즘이사회(TIES)는 “에코투어는 자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환경조건을 보전하며 지역 원주민의 행복을 배려하는 여행”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출간된 공정여행 가이드북 <희망을 여행하다>(소나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에코투어리즘이 인기 있는 여행 트렌드로 나타난 때는 1990년대다. 관광업이 매년 4퍼센트 성장하는 동안 에코투어리즘은 10~30퍼센트 급성장했다.

하지만 급성장에 따른 그늘도 있다. 일반 여행과 차별화해 에코투어를 ‘자연’과 ‘모험’을 찾는 여행이라고 분류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자연과 모험을 찾아 떠날수록 생태가 파괴되는 여행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은 현상을 빗대 일부에서는 ‘초록 옷을 입은 가짜 에코투어’라거나 ‘에코투어가 아닌 자신들만을 위한 에고투어(Egotour)’로 변질되었다고 말한다.

세계 10대 생태적 게스트하우스로 선정된 필리핀 카미긴 트리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로잘리 제루도도 이런 현실을 가슴 아파한다.

“필리핀 남쪽의 작고 아름다운 화산섬 카미긴은 원시림, 산호초 군락, 대왕조개 등 해양생태계가 다양한 보석 같은 섬입니다. 덕분에 인구 7만명이 살아가는 카미긴을 찾는 여행자는 한 해 25만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더 많이 찾아올수록 섬과 섬사람들이 고통스러워지는 듯합니다.”

우리나라에 ‘에코여행’ ‘공정여행’ 등 새로운 대안여행의 콘셉트를 처음 도입한 NGO 이매진피스의 자원활동가이자 <희망을 여행하다>의 저자 이혜영 씨는 “에코투어를 갈 때는 무늬만 녹색인 이른바 ‘그린워시’ 상품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는 에코투어가 1990년대 이후 도입돼 아직 그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연이나 오지를 찾아가 노는 게 에코투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죠. 여행사에서 출시하는 제대로 된 에코투어 상품을 고르려면 무엇보다 여행사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에코여행, 공정여행 등 ‘지속가능한 여행’에 공감하는 곳들이 모여 사단법인 ‘지속가능한 관광 사회적기업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이 네트워크에는 착한여행, 트래블러스맵 등 사회적기업 6개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고용노동부, 하자센터, NGO 등과 연계해 제대로 된 에코투어 문화를 뿌리내리는 게 목적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에코투어를 하려면 이들 NGO나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면 된다. 2008년 이매진피스는 여행 전후와 여행 중 지켜야 할 수칙을 제안했다.

그중 ▲지구를 돌보는 여행(비행기 이용 줄이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물 아껴 쓰기) ▲동식물을 돌보는 여행 등 환경보호와 관련된 수칙 외에 ▲인권을 존중하는 여행 ▲지역에 도움을 주는 여행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 ▲기부하는 여행 등 에코투어의 범위를 넘어 그 지역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공정여행 수칙이 들어 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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