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동아대 의학과 곽종영(49) 교수팀은 지난해 암세포의 종양 항원을 인식하는 면역세포인 수지상 세포(樹枝狀 세포·세포가 나뭇가지처럼 생겨서 이렇게 부름)가 미역, 다시마 등에 들어 있는 후코이단에 의해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곽 교수팀은 후코이단을 통한 활성화가 기존에 알려진 세균독소에 의한 활성화 기전과는 다른 특이경로를 거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후코이단에 의해 활성화되는 정도는 세균독소에 의한 것과 비슷해 세포처리 과정에서 세균독소에 의한 부작용이 없는 대체 활성화 물질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수지상 세포는 혈액 내 세포 중에 0.1퍼센트 이하로 존재하기 때문에 연구에 많은 제약이 있었으나, 곽 교수팀은 세포 분리기를 이용해 수지상 세포를 순수 분리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사람의 수지상 세포를 활용하는 세포치료제 연구 및 개발에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곽 교수는 “후코이단을 처리한 수지상 세포가 T세포 활성화와 인터페론 감마(면역조절물질)를 강하게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져 항암 면역 세포치료제로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동물 연구를 통해 의학적 응용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한 기초·원천연구 성과 가운데 하나로, 면역 및 혈액학 관련 최고 저널인 <블러드(Blood)> 2009년 4월 7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이 밖에도 부산대 하창식 교수의 ‘나노 세공구조 실리카를 응용한 유기전기발광소자 개발’, 성균관대 이명식 교수의 ‘글리벡 당뇨병 치료 메커니즘 세계 첫 규명’ 등 정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기초·원천연구에서 많은 성과가 나왔다.
정부가 지난해 기초·원천연구에 투자한 금액은 3조3천억원. 정부는 한국연구재단을 설립해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 전 학문 분야의 기초·원천연구를 지원하고 다학제 융합연구를 활성화한다. 또 프로그램 매니저(PM) 제도를 통해 학문 분야별 PM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반영한 연구 지원과 성과 관리에 나섰다.
아울러 기초연구사업을 기존의 12개 단위사업에서 일반연구자 지원, 중견연구자 지원, 리더연구자 지원, 기초연구실, 선도 연구센터 등 5개 단위사업으로 체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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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기초·원천연구 투자를 4조1천억원으로 더 늘렸다. 우선 세계 수준의 지식 창출을 이끌고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연구사업의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유망한 젊은 연구자와 세계적 우수과학자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우수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질적 지표 중심의 연구자 역량 평가 ▲성실하게 연구를 진행했다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성실실패 제도’ ▲연구자 중심의 성과조사 시스템 등을 통해 창조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연구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기초연구사업에서는 신진연구, 장기 소규모 기초연구, 여성 및 지역대학 과학자 연구 등 과학계의 풀뿌리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최초 임용 후 5년 이내인 이공계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창의적 연구의욕을 높이기 위한 신진연구에는 최대 3년간 1억원을 지원하고, 지역의 과학기술 연구 역량을 높이고 우수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역 대학 과학자에게 3년간 4천5백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개인연구자 지원사업에 1천6백59억원을 투자해 2천9백3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초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불확실성이 높은 연구 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모험연구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선정된 50개 모험연구 과제 중 하나인 고려대 물리학과 이재용 교수의 ‘초대칭 표준모델의 초대칭성 깨짐’의 경우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외부 입자계를 특징별로 분류해 더욱 세분화하고 새로운 외부 입자계를 찾아서 그 특징을 파악하는 게 연구의 목적이다.
우주의 23퍼센트를 구성하는 암흑물질은 가장 가벼운 초대칭 입자로, 암흑물질의 성질을 밝히는 것은 천체물리학과 우주론에서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물리학자들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충돌기(LHC)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몇 년 후에는 우주의 근원을 설명하는 초대칭이론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교수는 “LHC에서 얻은 초대칭 입자들의 질량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초대칭 깨짐 모델이 선택된다면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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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모험연구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성공할 경우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이 꼭 필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적 수준의 연구영역을 개척한 우수 과학자에 대한 안정적인 연구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 지원을 개인연구(최대 29년)와 집단연구(최대 14년)로 나누고, 개인연구는 일반연구자(5년), 중견연구자(5년), 창의연구자(9년), 국가과학자(10년)로, 집단연구는 기초연구실(5년)과 선도연구센터(7~9년)로 체계화했다.
또한 ▲국가 과학기술 정책 및 기본계획을 반영한 중점연구 분야 ▲우리나라의 주도적 성장이 기대되고 발전 가능성이 큰 미래 유망연구 분야 ▲사회적 현안 및 잠재적 이슈와 관련된 연구 분야 ▲국가의 전략적 보호와 육성이 필요한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목표 지향적인 기초연구사업을 추진한다.
원천연구사업에서는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 정보기술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국가 그린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25억원, 신약과 줄기세포 등 첨단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2백억원, 소프트웨어 기초·원천기술 개발에 20억원이 투자된다.
또 3백4억원을 투자해 신약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신약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고, 생명연구자원의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22억5천만원을 들여 국가생명자원정보센터 및 기탁등록보존기관을 운영하는 등 국가 차원의 원천연구 인프라를 확충한다.
아울러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 정보기술 등 이종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신진연구원이 50퍼센트 이상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고위험 고수익’ 융합원천기술을 개발하는 파이오니어사업을 펼친다. 이 사업을 통해 2013년까지 40개 이상 융합연구단을 지원하고 세계 기술시장 선점이 가능한 국제 원천특허를 40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는 국가 연구개발 정책을 ‘상용화·생산기술’ 위주에서 ‘기초·원천연구’ 위주의 선진국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가운데 기초연구 투자비중은 2008년 25.6퍼센트, 2009년 29.3퍼센트, 2010년 31.3퍼센트(잠정)로 꾸준히 늘어났고, 원천연구 비중도 2009년 9.6퍼센트(잠정), 2010년 11.4퍼센트(잠정)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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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또 올 4월에 마련한 ‘2011년도 정부 연구개발투자 방향’에서 내년도 기초연구 투자 비중을 전체 연구개발예산의 33.5퍼센트, 원천연구 투자 비중은 13.2퍼센트로 늘렸다. 나아가 2012년에는 기초·원천 연구비 비중이 50퍼센트까지 확대된다.
기초·원천연구가 성과를 거두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이제 막 기초·원천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한 우리나라의 기초·원천연구 경쟁력은 아직 낮은 수준. 2007년 과학기술논문색인(SCI) 기준 우리나라의 발표논문 수는 2만5천4백94편으로 세계 12위지만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논문 1편당 평균 피인용횟수는 3.44회(2003~2007년)로 세계 30위에 불과하다.
또 특허출원 시 자국의 과학문헌을 참고하는 비율도 9퍼센트에 불과해 50퍼센트 이상인 선진국에 비해 미미하다.
노벨 과학상은 과학계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이다. 독일의 기초과학 지원기관 헬름홀츠연구회의 위르켄 믈리네크 이사장은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 기초연구를 강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국부를 창출하는 것도 기초과학이 있어야 한다”며 “레이저, 트랜지스터, 자기공명영상(MRI), 인터넷 등 혁신적인 개발은 오랜 기간의 기초연구를 통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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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