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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장기이식용 미니돼지 등 융합기술 발전



 



 

국내에서 처음 태어난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가 인공수정을 통한 대량생산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해 5월 11일 경기 수원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태어난 ‘지노’가 인공수정을 통해 아빠가 됐기 때문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지노 2세’ 네 마리를 공개됐다.

이종 간 장기이식이란 종(種)이 다른 동물의 기관이나 조직, 세포 등을 이식하는 방법. 쉽게 말해 동물의 간이나 심장 등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이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인체의 면역거부반응이다. 이러한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것이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생산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2005년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인자를 제거한 미니돼지의 심장을 바분(개코원숭이)에게 이식해 6개월간 생명이 유지되도록 한 바 있다.

‘지노’를 활용해 이식이 가능한 인체 장기는 태아 뇌조직과 피부, 간, 심장, 췌장, 신장 등이다. ‘지노’를 이용하면 별도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필요 없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나 화상 환자를 위한 피부세포 등 거부 반응이 없는 바이오 장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의 대량생산으로 이종 간 장기이식이 현실화되면 기약 없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전망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서 집계한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지난해 말 현재 1만7천55명이다. 골수와 각막이식 대기자(4천5백23명)를 제외한 고형이식 대기자는 1만2천5백32명으로, 신장(8천4백88명)과 간(3천5백1명)이 대부분. 나머지는 췌장(3백73명), 심장(1백38명), 폐(20명) 순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하고 기다려도 장기이식을 받기는 쉽지가 않다. 지난해의 경우 2백61명의 뇌사자에게서 적출받아 시행된 장기이식 건수는 1천1백34건(전체 장기이식 대기자의 9퍼센트에 해당)에 그쳤다. 이 때문에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치거나 생명에 위협을 느낀 환자들은 중국으로 불법 장기이식 원정을 가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최원호 미래원천기술과장은 “이식용 장기가 부족한 현실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이종이식”이라며 “이종 간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동물 생산의 핵심기술은 초급성 거부반응 유전자가 발현하지 않도록 제거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이종 간 장기이식용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연구는 기초 단계이며 2020년까지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최 과장의 설명이다.

장기 부위에 따라 실용화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장 빠른 이종 간 장기이식이 기대되는 것이 인슐린 분비 이상을 치유할 수 있는 췌장 이식이다. 이르면 췌장의 이종장기 이식 상용화가 오는 2017년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장이나 간 등 다른 고형장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노’와 같은 이종 이식용 조직·장기 개발은 2020년까지 추진하는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 중 한 부분이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발전된 한국의 과학기술’이란 미래비전을 위해 도출한 미래 선도 핵심기술 중 2020년까지 우선 추진할 요소기술들을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통해 구체화했다.

지난 6월 8일 발표된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는 한마디로 ‘기술 청사진’이다. 고효율·저공해 자동차, 가상현실, 라이프 로봇, 고령친화 의료기기 등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핵심 융합기술의 설계도면인 셈이다.

이 설계도면은 IT를 비롯해 나노기술(NT), 생명공학(BT), 환경기술(ET), 인지과학(CS) 등을 기반으로 융합한 기술의 종합 이정표다.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가 만들어진 것은 2008년 11월 수립된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시작돼 2013년 완료 예정인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은 차세대 기술혁명을 주도할 ‘융합기술(Conver- ging Technology)’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의료·건강, 안전,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인 융합 신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을 근거로 한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는 크게 세 분야로 영역이 나뉜다. 전략적으로 투자 관리해야 할 과제를 시장성, 성공 가능성 등 우선순위를 분석해 선별한 ▲이종 이식용 조직·장기 개발기술 등을 포함한 바이오·의료 분야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 에너지·환경 분야 ▲융합 발광다이오드(LED) 등 정보통신 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3대 분야는 다시 각각 5개씩 모두 15개 우선추진과제와 70개 원천융합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국가융합기술 개발 추진전략과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는 3대 분야별 기술 수준을 명시하고 SWOT 분석을 통해 이들 기술이 기존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 체계의 NT, BT, IT, ET, CS 기술과 결합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SWOT 분석이란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으로 나눈 심층분석 기법이다.

아울러 향후 2020년까지의 인력, 인프라, 기술 등 환경·전망 분석을 통해 원천융합기술별 추진목표를 설정하고 원천융합기술 개발을 통해 기대되는 주요 전략제품과 서비스의 육성전략 등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국내 융합기술은 태동기 단계다. 민간과 국가 연구기관의 그동안 분석 결과 지금 우리의 융합기술은 선진국 최고 기술 수준 대비 6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융합기술 개발도 부처 간 경쟁적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체계적인 추진전략 마련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방향성 설정 등의 필요성이 지적돼왔다.

일례로 ‘미래지향적 청정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NT, BT, ET 등 기술을 융합해 개발해온 미국, 유럽연합(EU), 일본과 비교해 우리의 기술은 50~70퍼센트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융합기술과 조시훈 사무관은 “정부가 융합기술을 중시하게 된 것은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개별 기술로만 승부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면서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통해 개별 고유 기술들을 융합한 새로운 분야의 기술 창출을 더욱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됐고, 지도와 그래픽 등으로 가시화된 융합기술의 인과관계를 보면서 부처별 중복투자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향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에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상정, 확정한 뒤 체계적 추진을 통해 ‘세계 5위권 융합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2020년경 핵심 및 기술·시장 선점의 효과를 극대화해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을 최대 90퍼센트까지 향상시키고 ▲라이프 로봇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5퍼센트 확보와 연간 15억 달러의 생산규모 등 상업적인 목표도 달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 부처별로 2011년도 국가융합기술 발전 시행계획에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반영해 융합기술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한편, 2013년까지 융합기술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을 약 5조9천억원(2009년 1조5천8백억)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처별 신규 R&D 사업에서 새롭게 발굴해야 할 융합기술을 제시하고, 필요할 경우 부처 간 공동기획을 유도하며, 원천융합기술별 수요에 적합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학제 학위과정’ 신설을 포함한 융합특성대학원 지정, 개방형 공동연구체계 구축 등 중·장기적인 융합기술 인력 양성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은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의 70개 원천융합기술군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발하고 육성해나갈 융합기술 방향을 처음으로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를 토대로 핵심 원천융합기술에 대한 선제적 R&D 투자를 통해 자동차와 반도체 이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융합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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