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올 들어 상반기 무역수지가 5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의 적자며 규모도 1979년 상반기 이후 최대치이다.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셈이다. 게다가 환율이 올라 모처럼 수출업계에 단비가 오는데도 중소기업들은 2조가 넘는 환차손을 입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한국무역협회 이희범 회장이 경제 살리기에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금 같은 때에는 누가 와도(경제운용을) 잘하기 쉽지 않다”며 “경제주체 모두가 경제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현 경제상태를 제3차 오일쇼크 상황이라 판단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요즘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국내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물가, 고용 둔화, 가계부채 증가, 내수 침체, 경상수지 악화, 투자 부진, 외채 증가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지표가 부정적인 모습이지요.
단 올 들어 수출은 20%대의 호조세를 보이면서 어려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 5.0%에서 수출의 기여도는 3.2%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고유가입니다. 만약 유가가 작년 가격으로 유지됐다면 무역부문에서 지금 57억 달러 적자 대신 110억 달러 흑자가 났을 겁니다.”
-경제위기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십니까.
“지금의 경제위기는 우리나라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독특한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주변 아시아국들도 우리와 유사한 모습입니다. 고물가, 20~30% 수입증가, 고용 및 소비위축 등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환율이 주변국에 비해 나홀로 상승하고 있어 국내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큰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원인은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환율 등 외부요인 등 복합적입니다.”
-그렇다면 환율이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환율은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해야 하고 안정적으로 운영 돼야 합니다. 작년에 환율이 800원일 때는 무역이 적자로 이어졌는데, 갑자기 1050원 이상이 되니까 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군다나 고유가까지 겹치니 각 소비주체들에게 문제가 생기게 되지요. 화물연대도 그런 문제 아니겠습니까.
일반적으로 환율의 적정선은 기업마다 다르겠으나, 대개 평균 1000원에서 1050원 정도는 돼야 채산성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무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최근 어려운 국내외 상황에도 올 들어 우리 수출은 20%대의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6월 중순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당초 약 23억 달러의 수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 화주, 운송업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실제로는 수출 차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5월 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장기화, 과격화하면서 향후 우리 경제는 물론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언론에 촛불시위 현장이 방송되는 등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까.”
[SET_IMAGE]1,original,right[/SET_IMAGE]-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 FTA와 쇠고기 문제는 성격이 다릅니다. 한·미 FTA는 1998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작된 반면, 쇠고기 수입 협상은 2003년 12월 광우병 발발로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국제수역사무국(OIE) 판정 이후 수입 조건을 개정하려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만, 미국 쇠고기 문제와 겹치면서 한·미 FTA 비준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발효가 1년 지연될수록 15조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수출입과 외국인 투자가 증대되고, 대외신인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우리는 개방적 통상국가를 지향하면서도 소극적입니다. 개방과 경쟁은 아픕니다. 그러나 개방하지 않고 경쟁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습니다.”
-하반기 경제를 어떻게 예상 하십니까.
“향후 우리 경제는 지금의 경제위기를 불러온 세계경기, 유가 등에 달려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되겠으나, 9월 이후 소폭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이러한 외부변수를 감안했을 때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4% 초반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상수지는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원유도입이 증가하면서 11년 만에 100억 달러 내외의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 동안 정부가 긴축정책을 통해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을 지속할 경우 국내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지 않을까요.”
-현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외부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한 배에 탄 경제주체로서 지혜를 나누고 고통을 분담해야 합니다. 지난 1990년대 초 경제위기에 직면한 독일의 경우 기업과 근로자가 생산시설의 국내 존속과 임금상승 없는 노동시간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정부 또한 조세감면 등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위기를 훌륭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무역협회 회장으로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으십니까.
“새 정부의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진입)전략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4’입니다.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면 저절로 G7까지 달성될 것입니다. 앞의 7% 성장은 상징적 의미입니다.
현 무역 상황을 봤을 때 저는 국민소득 4만 달러와 7대 강국 진입은 무난히 가능하리라 예상합니다. GDP와 무역을 함께 그래프로 그려보면 그래프 모양이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기준으로 75%에 달할 정도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합니다. 결국 무역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 무역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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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