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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도발 배경 - “호국훈련 핑계로 한 의도적 도발”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화력 도발은 과거 북한 서해상에서 벌어진 해안포 도발 사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우리 영토에 1백7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한민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호국훈련을 핑계로 한 의도적인 국지도발”이라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이 바다 위에 해안포를 발사하거나 해상에서 아군 함정에 사격을 가한 일은 있어도 이날의 도발처럼 연평도 육상에 사격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사전에 준비된 의도적 도발’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날 북한은 호국훈련 일환으로 진행된 우리 해상사격훈련을 중지하라고 통지문을 보냈다. 사건 발생 이후에도 북한은 “호국훈련이 북한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들의 화력 도발을 정당화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하지만 합참은 이 같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단순한 핑계에 불과하다”며 “북한이 호국훈련을 핑계로 도발을 일으킨 것일 뿐 호국훈련이 이번 도발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호국훈련은 1996년 이후 기존 한미 연합 팀스피리트 훈련을 대체해 매년 10월 말~11월 초 방어에 초점을 맞춰 실시해온 육해공군이 벌이는 합동훈련이다.
 

합참 관계관은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실시한 아군의 해상사격훈련은 사격 방향이 북쪽이 아니라 서쪽과 남쪽의 우리 측 방향이었고, 사격 지역 자체도 우리 측 구역이었다”며 “해상 사격에 따른 항해 제한도 사전에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호국훈련은 사전에 예고한 훈련이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이날 오전 통지문을 보냈을 때도 우리 측 입장을 이미 설? 2010·12·01 공감북한 서해 도발과 해안포 배치 현황동아DB북한의 해안포 배치 현황과 북한군이 갖고 있는 해안포와 우리나라 해안포 비교.명했다”며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우리 민간인까지 피해를 보게 하는 심각한 도발을 일으켜놓고 터무니없이 호국훈련을 핑계 삼고 있다”고 북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일단 우리 영토에 직접 포탄을 떨어뜨린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엄청난 도발을 자행한 배경에는 일단 남북관계와 대미관계의 교착국면을 흔들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를 목적으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라는 ‘초강수’에 이어 화력 도발이라는 최악의 극단적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의도대로 남북관계가 돌아가지 않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나선 것”이라면서 “심각한 경제난 등 내부 문제의 다급성이 반영된 도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도 “북한이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켜 돌파구를 만들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달 들어 북한을 방문한 미국 핵 전문가들에게 북측이 누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 2000년의 ‘북미 공동 코뮈니케’ 내용을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협약에 담긴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과 관련해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정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평화체제 수립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제적 쟁점인 NLL을 건드려야 미국이 따라 들어온다는 것을 북한은 알고 있다”면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내부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포 사격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으로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 있는 북한이 주민 결속용 카드로 군사적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김정은 후계구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단속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강경한 군사적 대응으로 위기감을 조장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리더십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부 강경 세력의 과잉충성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조명철 박사는 “북한 권력 내부의 관리 문제일 수 있다”면서 “권력 이양기에는 과잉충성을 하는 세력이 나올 수 있는데 이들이 우리 군의 훈련 상황을 빌미로 도발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김병륜(국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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