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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전사자 2인 - “영원한 영웅”… 그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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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군 생활에도 말년에 침대를 써본다. (말년휴가를 나가야 하니) 내일 날씨 안 좋다던데 배 꼭 뜨길 기도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21·해병대 1088기) 하사는 11월 22일 개인 홈페이지에 이런 일기를 썼다. 공격 전날 밤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격을 감행한 날은 서 하사의 14박15일 말년휴가 출발일이었다. 그는 12월로 예정된 전역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11월 초 휴가를 나가려다가 서울 G20 정상회의 때문에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1월 7일 홈페이지에는 “집에 가기가 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일기를 올렸다. 군 생활로 단련된 자신의 단단한 몸을 자랑하는 사진도 올렸다. 입대하기 전에 머리를 기른 사진도 있었다.

서 하사는 전역 후의 희망에 찬 생활을 꿈꿨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로 결국 집으로 향하는 배는 뜨지 못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미니홈피엔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후배인 듯한 한 방문자는 모든 게 착각이길 바라는 글을 올렸다.

“형, 왜 전화 안 받아? 형, 어머니 폰으로 전화했는데 왜, 왜 안 받아? 오늘 휴가 나온 거 맞잖아. 빨리 좀 받아 제발… 동명이인이잖아. 사람들은 왜 여기 와서 난린데, 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 안 죽은 사람한테. 나 한국 가면 제주도 놀러가기로 했잖아. 나 이렇게 울고 있는 거 처음이야. 그니까 전화 받아, 영화 보고 있는 거지? 장난치는 거면 형 다신 안 봐.”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한바탕 꿈이어야 돼요. 이럴 순 없어요.”

어머니의 오열에도 사진 속의 그는 아무 말이 없다.

11월 23일 고 서정우 하사와 함께 사망한 고 문광욱(20·해병대 1124기) 일병은 올해 8월 훈련소에 입소한 신병이었다. 인터넷엔 그가 훈련소 시절 내무반 동기들과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그가 훈련소에 있던 9월 5일, 문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47) 씨는 아들의 사진 밑에 “문광욱, 우리 아들 든든하고 멋지다”라는 답글을 달았다. 문 일병은 성실하고 밝은 스무 살 청년이었다. 문 일병의 집인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가족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문 일병의 부모가 비보를 들은 것은 23일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집에는 아버지 문 씨와 어머니, 여동생, 큰아버지 문영구(57) 씨가 모여 있었다. 영구 씨는 “광욱이가 어제 엄마에게 전화해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게 마지막 전화가 되고 말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 일병은 군장대학 1학년(신재생에너지과)에 재학 중이던 지난 8월 입대했다가 최근 연평도로 배치됐다. 영구 씨는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자기 갈 길을 찾겠다며 1학기를 마치고 곧바로 군에 지원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통곡했다.

문 일병은 2남1녀 가운데 차남이다. 학교에서도 수업 시작하기 20분 전에 와서 강의실을 정리해둘 정도로 성실했다고 한다. 그를 가르쳤던 이희승 교수는 “뉴스에서 문광욱이라는 이름이 나와 설마설마했는데,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며 “늘 솔선수범하고 성적도 뛰어났던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어차피 취업을 하려면 빨리 군대를 다녀오는 게 유리할 것 같다며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김황식 국무총리, 이용훈 대법원장,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각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유족들에게 “일본 국민을 대표해서 애도를 표한다”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해병대 사이트와 전사자들의 모교인 단국대와 군장대 사이트, 각 포털에 설치된 사이버 분향소에도 네티즌들의 추모가 줄을 잇고 있다. 아들이 해병대 훈련소에 있다고 밝힌 김용자 씨는 해병대 사이버 분향소에 “남의 일이 아닌 내 아들과 같은데 가슴이 답답하고 짠합니다”라는 추모사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두 전사자의 영결식은 11월 27일 오전 10시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열렸다. 해병대 최고 예우인 해병대장으로 엄수됐으며, 이날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가졌다.

해병대사령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2명에 대해 화랑무공훈장 포상과 1계급 특진, 보상금 지급 등을 결정해 젊은 영웅들의 가는 길을 예우했다.
 

글·장대석(중앙일보 기자)


사이버분향소 wwww.navy.mil.kr/bbs/ucc/memorialList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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