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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방중(訪中) 성과는 ‘경제 살리기’로 집약된다. 방중 전 외교가에서 예측하듯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통해 ‘경제외교’가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특히 13억 인구, 베이징올림픽 개최 등 경제적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과 경제협력을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은 우리 기업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 수행 경제인 및 중국 경제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또한 한·중 이동통신서비스센터를 방문하고 한·중 경제인과의 오찬을 갖는 등 실용외교에 주력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칭다오지역을 시찰하는 등 방중 일정 중 절반 이상을 경제외교로 채웠다.
이 대통령은 수행 경제인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중국투자 관행에서 우리 기업들이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시장이 점점 변하고 있는 만큼 인건비가 싸다는 안이한 생각의 투자는 그만해야 한다는 게 발언의 요지다.
특히 이 대통령은 10년 후를 내다보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을 수행한 한 경제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기업들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 얘기”라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방중 이튿날인 28일 열린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주 의제는 역시 경제였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유가와 식량가격 등이 폭등해 걱정이 크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만일 유가가 200달러까지 올라가면 세계경제가 상당히 혼란해질 것”이라며 “세계의 지도자들이 예측 불가능한 석유나 식량 문제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중국측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원자바오 총리는 ‘양국 간의 상호투자확대’, ‘새로운 협력분야 개척’, ‘경제 무역체제 보완’ 등을 제안하며, 사실상 한·중 FTA의 조속 추진을 강조했다. 특히 원자바오 총리의 이 같은 제안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만 오고 갔던 한·중 FTA 문제를 협상 테이블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은 민·관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한·중 FTA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방중에서 한·중 FTA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체결’하는 쪽으로 양국 정상들이 사실상 뜻을 모아, 민·관 합동 공동 조사결과가 나오는 하반기경에는 실무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이 밖에 기초과학, IT, 물류, 에너지, 이동통신, 금융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양국이 합의함에 따라 방중을 통해 얻은 선물 보따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됐다.
한편 이번 방중에서는 새 정부가 그동안 강조하던 자원외교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28일 베이징에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간의 원전 협력과 자원공동개발 분야의 협력 약정식이 개최됐던 것.
행사를 주재한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은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한·중 원전 업계 간 협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양국이 국제무대에서 석유, 가스개발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정에서는 두산중공업과 CNCC(중국핵공업집단공사), 대우인터내셔날과 CNODC(China National Oil & Gas Exploration and Development Corporation)가 각각 MOU를 맺었다.
원전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약정을 체결한 두산중공업과 CNCC는 중국 신규 원전시장과 해외시장 진출 사업 등에서 상호 협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대량발주가 예상되는 신형 원전사업에 두산중공업이 참여하게 되며, 이를 토대로 중국이 기득권을 가지는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사업에 두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CNCC는 오는 2020년까지 매년 원자력 발전소를 3기 이상 건설할 예정인데 두산중공업은 이번 협약으로 중국 신규 원전의 주기기 시장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날과 CNODC는 향후 해외석유개발사업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CNODC는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자회사로 두 기업의 첫 사업은 미얀마 가스전 탐사광구(AD-7)가 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측은 “미얀마에서 축적된 광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탐사기술을 보유한 CNPC와 해외석유가스 개발에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양국의 에너지 자원 공동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10년 후 중국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도전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이틀째인 5월 28일 수행 경제인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중요한 한마디를 던졌다. 중국시장을 근시적으로 보지 말고 미래를 보고 투자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는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데 정부가 든든히 받쳐주겠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경제인들에게 “여러분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정책적,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일은 정부의 전략적 관계 형성도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부의 역할론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10년 후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교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는 중국의 현재와 미래의 역학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즉, 최근 몇 년간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쓰촨성 대지진, 베이징올림픽 개최 등이 한꺼번에 닥치면서 중국인들의 의식구조의 변화는 물론 경제에도 큰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 주석이 개혁 개방정책을 쓴 이후 30년간 연평균 9% 이상대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13억 인구만으로도 시장 잠재력이 큰데 급속한 경제성장은 중국을 세계를 뒤흔들 거두로 만들었다. 또한 1조5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2005년부터 13% 이상 절상된 위안화는 미국, EU와 함께 세계경제를 움직일 몇 안 되는 국가로 부상시켰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중국인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도 한몫했다. 일례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신중화(新中華)사상’이다.

중국에서는 1980년 이후 태어난 20대들을 ‘빠링허우(80後)세대’라고 부른다.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부모뿐 아니라 친가와 외가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는다’ 하여 ‘샤오황디(小皇帝)’라고도 한다. 1가구 1자녀의 산아제한세대인 이들은 1990년대 중국의 경제 고속성장과 맞물려 경제적 혜택을 누렸다.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휴대폰에, 자동차까지… 윗세대들이 못 누린 자본주의의 특혜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베이징올림픽 개최라는 자부심은 이들에게 자랑스런 ‘신중화사상’을 주입시켰다. 개방 정책 후 지속된 경제성장은 중국인들에게 ‘신중화사상’이란 새로운 자신감으로 다가왔다.
쓰촨성 대지진도 중국을 더욱 단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원자바오 총리는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를 도왔고, 중국 정부는 5월 19일부터 3일간을 애도의 날로 정하는 등 ‘하나의 중국’을 만드는 데 매달렸다.
하지만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재해가 중국 경제, 아니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베이징 대학의 금융증권연구센터 쟈오펑치 연구원은 “쓰촨 지진으로 대출이 늘면서 유동성이 확대돼 통화팽창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쓰촨성이 양식과 채소 재배 면에서 중국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재해로 농산물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경제성장, 쓰촨성 대지진, 베이징올림픽 개최 등은 중국인들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우리들도 그동안의 한류라는 어정쩡한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한·중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한·중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한편 정기적인 만남을 갖기로 약속했다.
특히 한·중 정상의 정례회담은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를 풀어주고 국제정세 속에서 부상하는 동북아의 위치를 공고히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와대관계자는 “한·중 관계 발전은 양국 차원에 머물러 있던 두 나라 관계를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적 차원의 문제로 확대시키는, 이른바 글로벌 외교의 시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는 데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한국측은 이를 위해 북핵 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고 남북 간 경제·사회 등 제반 분야의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측은 이해를 표시하고 남북한 화해협력을 기대한다는 말로 응대했다.
또한 양측은 한·중 협력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쌀 지원 의사도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한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만 늘 남의 도움만 갖고 살아갈 수는 없는 만큼 언젠가는 자립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협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중 양국의 협력은 국제정세를 풀어 나가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국은 6자 회담과 관련하여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제2단계 행동 계획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빠른 시간내에 전면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관계국과 함께 향후 계획을 검토하고 ‘9·19 공동성명’의 전면적인 이행을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또한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역할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유엔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조키로 했다. 대신 유엔 개혁은 유엔의 권위, 역할, 효율과 투명성, 민주성, 대표성 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회원국 합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유엔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유엔 사무총장의 제반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도 표명했다.
한·중·일 협력에 대해서도 양국은 의견을 같이했다. 청와대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및 번영에 있어 한·중·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측은 3국 정상회의와 외교장관 회의를 3국 내에서 순환 개최하는 등 빈번한 교류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인 제7차 아셈(ASEM)회의 성공 개최에도 공동 노력키로 했다”고 밝혀 한·중 관계의 격상이 복잡한 외교 실타래를 푸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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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