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교육환경, 학습과정, 소질과 적성, 인성, 창의성, 성장잠재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실시된 지 3년째. 입학사정관제는 2008년 40개 대학에서 시작돼 올해는 1백18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모집하는 인원도 3만여 명에 이르고 있어 대학 입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점수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도록 했던 우리나라 대학입시 현실에서 입학사정관제는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초중고교에서는 지나친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생의 적성에 맞는 진로지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또 대학은 건학이념과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입학사정관제가 실시되면서 대학의 학생 구성도 다양해졌다. 카이스트의 경우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67개 고교에서 첫 합격생을 배출했고, 7개 전문계고에서도 합격자가 나왔다.
경남 창원시 한일전산여자고 박지향(18) 양은 “가정형편 때문에 전문계고에 진학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된 이래 보안 전문가의 꿈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충실한 학교생활과 자기주도적 학습이다. 숙명여대의 경우 토익·토플 등 공인영어성적, 해외봉사나 외부 수상 실적 등은 반영하지 않고 학생부와 교사 추천서, 심층면접만으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서강대도 해외봉사활동 및 사설단체 수상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 성균관대는 교과 성적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 교내 행사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는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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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을 유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올해 4월 7일 ‘입학사정관 운영 공통기준’을 발표했다.
토플·토익·텝스 등 공인어학시험 성적,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 영어 자기소개서 및 증빙서류, 사교육기관의 의존성이 높은 체험활동 등 ‘공교육 활성화를 저해하는 전형요소’와 공인어학시험 성적, 특목고 졸업(예정)자, 올림피아드 입상 성적 등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지원자격 제한’을 입학사정관 전형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사교육의 컨설팅을 받아 인위적으로 꾸민 자기소개서는 평가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다는 게 입학사정관들의 중론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자기소개서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유사·중복 문구를 검색하는 표절 검색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렇게 1차 검증을 거친 서류를 모의평가 등을 통해 전문성을 쌓은 입학사정관이 다시 검증하고, 자기소개서 대필 등의 의혹이 있는 경우에는 심층면접을 통해 진위를 재검증하게 된다. 따라서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자기소개서는 평가 과정에서 결국 걸러질 수밖에 없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자기소개서 표절 검색 시스템을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학 전체로 확대하고, 입학사정관 직무연수 등을 통해 자기소개서 대필이나 표절을 적발한 사례 및 적발 노하우를 입학사정관들끼리 공유하도록 하는 등 서류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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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에서는 입학사정관 1명이 학생을 일대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사정관, 교수 등 다수의 평가자가 동시에 한 학생을 평가한다. 또 학생에 대한 평가자의 평정 점수 차이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재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한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정부는 다수·다단계 평가 절차를 확립하고, 입학사정관 윤리강령 운영, 이의신청 절차 및 자체 감사절차 등 제도적 기반을 확립함으로써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돼 매년 입학사정관제 실시 대학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점검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된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의 감사를 실시하고, 감사 결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으면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재정지원금 회수 및 학생정원 감축 등의 행정제재까지 부과할 계획이다.
입학사정관제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입학사정관의 확보와 전문성 강화도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입학사정관 전문 양성·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이 충분한 수의 입학사정관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그 결과 현재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60개 대학의 전임사정관은 5백12명(대학 평균 8.5명), 위촉사정관은 3천8백47명(대학 평균 64.1명)으로 충분히 신뢰성 있는 평가가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또한 전임사정관의 경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실시하는 직무연수 및 세미나, 개별 대학의 자체 훈련 및 모의평가 등을 매년 1백 30시간 이상씩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입학사정관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교육과정 개정과 교육 내용, 방법, 평가체제의 혁신을 통해 내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창의·인성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에서 얻어진 경험을 학생 스스로 기록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 지원 시스템을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교생활기록부와 더불어 대학 입학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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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맞춤형 진로·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내년부터 1천명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16개 시도 교육청은 입학사정관제와 대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입상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입상담 콜센터에서는 진로진학지도 교사 3백20명이 대입과 관련한 무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김보엽 대학자율화팀장은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해서는 대학 합격만을 위한 ‘진학 상담’이 아니라 학생의 인생과 미래를 고민하는 ‘진로 상담’이 돼야 한다”며 “대학도 학생 선발에만 치우치지 말고 선발한 학생에 대한 연구와 추후관리 등을 통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이혜련 기자
대입상담콜센터 ☎ 1600-1615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사정관제 uao.kcue.or.kr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상담센터 univ.kcu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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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