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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108호

위기에 더욱 강하다 No.1 KOREA








‘예측불허’. 지난해 9월 무렵 한국경제의 앞날은 딱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다.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파편을 맞은 한국경제는 늘어나는 단기 외채와 줄어드는 외환보유액, 외신들의 잇따른 부정적 보도 등으로 지난해 말의 외환위기설, 올 2월의 ‘3월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 1년이 지나면서 한국경제는 신기록 작성에 매진하고 한국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과 연이은 제품 히트, LG전자의 TV시장 2위 등극, 현대자동차의 미국시장 석권 등이 우리 기업들이 거둔 굵직한 성과들이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위기탈출 속도는 가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가을 한때 외채상환이 우려됐던 한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2.3퍼센트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를 기록하는 등 현재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경제위기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증시 역시 전 세계 증시 가운데 ‘리먼 사태’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7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OECD 30개 회원국 증시의 주요 지수를 대상으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 말에서 올해 8월 말까지 1년간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터키가 16.83퍼센트로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한국의 코스피(KOSPI)지수가 7.98퍼센트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증시들이 한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규모가 작은 나라들이어서 사실상 주요국 가운데에서는 한국증시만이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5대 은행인 BNY멜런은행의 리처드 호이 수석 경제분석가는 투자설명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11월 3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요 경제전문가들은 코스피를 주목한다”며 “많은 전문가가 한국증시의 코스피 등락을 OECD 경기지수나 수익률 곡선과 함께 세계경제의 흐름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IMF 등 국제기구들도 앞 다퉈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IMF는 지난 4월 -4.0퍼센트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을 9월에 -1.0퍼센트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지난 5월의 1.5퍼센트에서 3.6퍼센트로 올렸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지난해 말 한 단계 낮췄던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지난 9월 ‘안정적’으로 원상 복귀시켰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는 8.1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68.8퍼센트, 56.5퍼센트 급감했고, 대만과 중국도 51.3퍼센트, 17.5퍼센트 줄었다.
 

물론 여전히 국내외 위험 요인은 잔존한다. 아직 높은 실업률, 부동산 버블 등 국내 요인뿐 아니라 환율 등 대외 변수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미국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형석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경제의 회복은 완만하겠지만 이미 경험한 위기가 다시 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재정 부담을 다소 감소하는 추세로 나아가기 때문에 앞으로 민간경제의 자생력이 중요해진다”고 예측했다. 임 연구위원은 “민간경제의 자생력 회복을 위해 고용 여건을 개선해 실질구매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과감한 재정지출과 기업들의 경영혁신에 힘입어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위기극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경제. 민간경제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제2의 도전을 준비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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