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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101호

인터뷰 - 프레이저 모리슨 최고경영자협회 회장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단히 야심찬 계획입니다. 그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렇습니다. ‘녹색 효과(Green Effect)’, 여가 선용, 환경 개선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 RMJM을 이끌고 있는 프레이저 모리슨(61) 최고경영자협회(CEO) 회장이 10월 23일 서울을 방문, 과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사에 본부를 둔 CEO는 세계 50개국의 지도층 인물 2천명을 회원으로 둔 비영리 교육단체다.
 

1956년 설립된 RMJM은 영국 에든버러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다. 미국과 유럽, 중동, 아시아 등지의 17개 건축설계사무소에 1천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미국의 건축설계전문 미디어 그룹인 BDC(Building Design+Construction)가 선정한 지난해 세계 6위 업체다.
 

RMJM은 특히 수변도시 디자인(River Urban Design)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 들어설 세계 최대 수변도시 ‘메디나 알 수르’ 설계를 맡았으며, 중국 장쑤성(江蘇省)의 호반 도시 쑤저우(蘇州)의 ‘종양 수변지역(Zhongyang River District)’을 설계하기도 했다. 영국 내에서는 2002년 폴커크에서 완공된 ‘밀레니엄 휠 보트리프트(Millennium Wheel Boatlift)’를 설계, 무려 35미터 높이 차이가 나는 두 강을 이어 배를 운항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까지 25년간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모리슨건축(Morrison Construction)을 이끌기도 했던 모리슨 회장은 스코틀랜드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 기사작위를 받았다.

 

세계의 건축과 도시설계는 최근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까.
 

최근의 세계 건축 및 도시설계의 흐름은 ‘물과의 조화(the Harmony with the Water)’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미 유럽권에서는 1960~1970년대부터 수변(Water Front)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과 하천의 수질 개선을 도모해왔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프로젝트에 도시설계 전문가(Urban Design Specialist)로 참여하면서 ‘하천과 인간의 조화(the Harmony between the River and Human being)’라는 화두는 언제나 저를 매료시키고 있는 모티프입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영국에도 이와 유사한 사업이 있었습니까.
 

국토가 넓지 않아 개발의 한계가 명확한 영국도 이미 지난 2백여 년간 5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하천 개발을 통해 산업적 가치를 확대하고 환경을 재건하며 관광가치를 확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하천 개발은 단순한 물류·교통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공존의 길을 찾는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도 영국 버밍엄지역 등에서 수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등 지역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의 경제적 잠재력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 세계의 경제인들 대부분이 그 어느 국가보다 경제위기를 빠르게 탈출한 한국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접했을 때 그 아이디어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선진국 진입을 앞둔 선두권 개발도상국가로서 한국의 국가적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국토 환경개선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가치, 환경 개선, 지역 개발과 관련해 한국이 어떠한 미래를 그려나갈지는 앞서 예로 든 두바이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자명합니다. 경제위기의 출구전략이 필요한 가까운 미래(Near Future)에 이러한 개발 가능한 국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시설계 전문가로서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수변 개발은 다양한 조건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검토돼야 합니다. 앞서 말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는 산업적 측면과 환경적 측면이 모두 충분히 고려돼야 가능한 목표입니다. 특히 21세기는 감성의 시대인 만큼 자연주의(Naturalism)를 최대한 활용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된다면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의 청계천처럼 말이죠.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건설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이 있을까요.
 

자연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최고의 환경보전이죠. 그러나 이미 지난 수세기에 걸쳐 인간은 자연에 산업화라는 짐을 지웠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수로 개발 사업은 오히려 지금까지 훼손된 자연을 회복시켜 인간과 함께 공생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체스터나 칼레도니아 운하 등 영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오히려 수로 개발을 통해 환경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역시 유럽의 경우와 같이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길’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설계되고 진행된다면 환경보전뿐만 아니라 환경개선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에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십시오.
 

도시설계 전문가로서 그동안 세계 곳곳의 수변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그 행복이 돌아가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껴왔습니다. 충고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한국에서도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환경자원이 개선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기본 개념을 잃지 않는다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역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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