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수업을 할 때는 제가 먼저 정리해주는 대신 늘 학생들에게 팀을 짜서 토론하게 했죠. ‘답은 없다’고 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말하게끔 했습니다. 아마 그때 학생들은 속으로 ‘뭐 저런 능력 없는 선생이 다 있어?’라고 했을 거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었으니까.”
이 의원은 교단에 선 것은 물론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실장,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 교육부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위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해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에 두루 밝다.
그는 정부가 올해 세 차례 교육개혁대책회의를 거쳐 마련한 ▲학교 자율성 확대 ▲창의·인성교육확산 및 평가체제 혁신 ▲교원능력 개발 및 우대방안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의 핵심은 학생들이 남과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애플사 최고경영자(CEO)인스티브 잡스는 ‘탁월한 사람은 그냥 뛰어난 사람보다 10배 더 뛰어나야 한다’고 했죠. 남보다 10배 더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판단을 하는 사람이 진짜 인재라는 뜻입니다. 이런 인재를 길러내려면 학교가 자율화되고 그 속에서 창의교육이 이뤄져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정책의 방향에 공감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자율성 확대 차원에서 학교장의교직원 인사권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수한 인재를 교원으로 영입해 학생들의 선택 폭과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이 의원도 “선진국에서도 이미 단위학교에서 교원을 선발한다”며 그 취지에 동의했다. 그는 더 나아가 학교의 등록금책정권도 자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가 자체적으로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을 뽑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 교원을 확보하고, 학생들에게 ‘크리에이티브(Creative)’한 수업지도안을 제공할 수 있으려면 등록금 책정에서 자율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의원은 교장공모제와 관련해서는 다소 우려할 대목도 있다고 본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죠. 교장공모제는 단계적으로 시행돼야 합니다. 교육정책은 기업논리와는 다릅니다.
기업은 ‘바꾸자’고 하면 당장 실행되죠. 그러나 교육은 정책시행에 있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이 교육비리 근절대책으로 교장공모제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데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취지인데…. 교장공모제의 급속한 확대로 교직 안정을 해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교사들에 대한 지원 강화도 교육개혁의 핵심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월 26일 제2차 교육개혁대책회의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우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앞으로 우수하고 성실한 교사에겐 능력 개발은 물론 교육 기회와 각종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이 의원은 그중에서도 수석교사제 도입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수석교사제가 교사→부장→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단일 승진체계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는 것.
“전국의 40만 교사 가운데 교장은 1만명이 좀 넘습니다. 교사에서 부장으로, 그리고 부장에서 바로 교감, 교장이 되는 단순한 승진제도 아래서 교사들은 교장이 되기 위해 목을 맬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인사 병목현상이 생깁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하지만 교장이 되려는 교사 중에 진심으로 교장이 돼야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에요.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데 교장이 안 되면 능력이 떨어져 보이니 어쩔 수 없이 교장 되기를 기다리는 거죠. 20, 30년씩 오랜 경험과 연륜을 쌓은 교사들에게 ‘라스트 티처(Last Teacher)’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주면 어떨까요.”
우수교사 인증제에 대해선 전제조건을 달았다. 제도가 도입됐다고 해서 교사들을 기계적으로 ‘저울’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학부모, 학생들에게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
“인센티브도 좋지만 군인과 교사는 ‘사기’를 먹고 사는 이들입니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고를 선별해낸다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추진하더라도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학교에는 비밀이 없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누가 우수교사 인증을 받았는데, 우리 담임은 인증이 없다’라는 식의 소문이 돌겠죠. 교사들이 이 제도를 자기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을 수도 있지만 자칫 사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를 덜어주는 방안에 대해선 ‘두손 들고 환영’이었다.
“제가 교사일 때는 일주일에 40시간 근무는 기본이었죠. 교사들이 자기개발을 하려면 논문도 보고, 세미나에도 다니고, 지도안도 만들어보고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일주일에 그렇게 일하면 집에 가서 뭘 연구할 생각이 안 나요. 그냥 머리가 뻥 뚫린 느낌뿐이었죠. 막걸리 한잔 마시고 쉴 수밖에요.”
이 의원은 학교 현장 기능을 강화한 지방교육청의 ‘자세’변화에도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방교육청의 임무가 ‘지원행정’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건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관료적 냄새를 털어낸 건 정말 잘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교사들 스스로도 분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어머니’가 아무리 변한들 ‘며느리’마음이 마냥 편하겠어요? 정부나 교육청이 교사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만큼, 교사들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자정(自淨)과 자기개발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글·유재영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