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안녕! 난 호돌이야.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매일 운동을 한단다!” “난 쥐돌이야. 밤늦게 배불리 먹고 늦잠을 실컷 잔단다!”
이헌성(38) 교사가 호랑이와 쥐 가면을 번갈아 써가며 좋은 습관을 가진 호랑이와 나쁜 습관을 가진 쥐를 코믹한 목소리로 연기하자 아이들은 신이 났다.
“여러분이 가진 나쁜 습관은 무엇인지 말해볼래요?”
“컴퓨터를 오래 해요.” “TV를 많이 봐요.”…
이 교사는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모둠별로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실천 계획서를 만들도록 했다. 협의 안건이 적힌 종이에 한 사람이 3개의 아이디어를 적고, 다음 사람이 이를 참고해 3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 기법이다.
이렇게 하면 소극적인 아이들도 자신의 생각을 내놓고, 짧은 시간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브레인 라이팅은 아이들을 ‘발표왕’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계획서를 만들어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역할을 나누고 협동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모둠별 발표가 끝나자 이 교사는 의사로 분장을 하고 호흡기, 순환기, 배설기, 뼈와 근육 등 우리 몸의 기능과 잘못된 습관으로 생기는 질병을 쉽게 설명했다.
“수업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다양하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지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고 참여하는 수업에 주안점을 둡니다.”
경북 구미시 비산초등학교 이헌성 교사는 경북교육청이 선정한 ‘수업 명인’이다. 2006년 전국 교실수업개선실천사례대회에서, 지난해에는 경북 창의성교육연구대회에서 1등급을 받았다. 이 교사는 경북 영재교육지원단과 창의성교육지원단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 컨설팅도 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이동초등학교 홍미경(46) 교사도 학생들과 경기교육청이 인정한 ‘수업 명인’이다. 2006년부터 4년 연속 교육청의 ‘좋은 수업 만들기 국어과 1등급’을 받았다.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고 춤을 추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홍 교사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일단 학교에 오는 것이 행복해야 한다”며 “즐겁게 수업을 하면 학습 동기는 저절로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홍 교사는 3년 전부터 수석교사로 이 같은 수업철학을 후배 교사들에게 전수하고 있으며, 다른 학교에서 ‘신나게 가르치는 즐거운 학급 경영’을 주제로 강의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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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에만 명인이 있는 게 아니다. 학교에도 수업의 명인들이 있다. 수업을 잘하는 것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며 공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부는 잘 가르치는 교사를 우대하고, 수업 전문성을 높여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수업 잘하는 교사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우수교사 인증제를 확대 실시한다. 학생, 학부모의 수업 만족도와 교육과정상 학습목표 달성도를 높이는 데 탁월한 교사를 교육감이 인증하는 제도다. 현재 시도별로 ‘수업 명인’ ‘으뜸 선생님’ ‘수업 선도교사’ 등의 이름으로 우수교사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우수교사 인증제의 확산을 위해 교과별, 우수기법별 우수교사 인증제 프로그램을 공모 중이다. 또 우수교사 인증을 받은 교사에 대해서는 포상, 승진 가산점 부여, 연구실적 평정점 부여, 연구비 지급, 교원 양성기관 출강 등을 지원한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운영지원과 박인옥 연구사는 “우수 교사 인증제가 실시되면 교사가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수업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고, 수업 잘하는 교사를 존경하는 풍토도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석교사제도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는 교사들을 배려한 제도다. 현행 교사의 자격과 승진체제는 2급 정교사→1급 정교사 →교감 →교장으로 단선화돼 있어 교감, 교장이 되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교수직 중심으로 자격 경로를 신설함으로써 교장, 교감의 관리직 우위 풍토를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받는 풍토로 전환하고 과도한 승진 경쟁을 해소하기로 한 것. ![]()

수석교사는 수업장학,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의 개발 보급, 교내 연수 주도, 신임교사 지도 등을 담당하고 교원양성·연수기관에서 강의 등을 수행한다. 수석교사에게는 1호봉 승급, 연구활동비 지급, 40퍼센트의 수업시수 경감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수석교사제는 2008년 3월부터 3기에 걸쳐 7백99명을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교장 및 교감의 71.7퍼센트, 일반교사의 64.1퍼센트가 ‘수석교사제가 교내 연수 및 장학 활성화,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신장을 자극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석교사의 수업시수 감축 문제, 부장교사에 비해 불리한 근무평정과 성과급 등은 수석교사제 법제화와 함께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꼽혔다.
홍미경 수석교사는 “교육 노하우를 후배 선생님들에게 알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만, 현장에서는 수석교사라고 해서 담임을 맡지 않거나 수업을 줄이기 힘들어 어려움이 많다”며 “수석교사에게 수업전문가뿐 아니라 장학사나 초빙교장 등 다양한 길을 열어준다면 유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공개를 의무화한 것도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수업 공개는 지금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모든 교사가 학기별로 2회 이상 수업을 공개해야 한다. 또 내실 있는 수업 공개를 위해 자기 수업 모니터링과 동료교사 간 수업 참관을 활성화하고, 경력교사와 신규 교사 간 수업 멘터링제도 실시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안명수 학교운영지원과장은 “수업 공개는 평상시 수업을 동료교사와 학부모에게 공개함으로써 수업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수업의 질을 높여 공교육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교원능력개발평가도 수업 전문성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근무성적평정이 승진, 전보 등 인사에 활용되고, 성과급평가가 교육활동에 대한 성과로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에 비해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사의 능력개발을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는 인사, 보수 등과 연계하지 않는다. 우수자에게는 학습연구년제 등의 심화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미흡자에게는 등급별 의무연수가 부과된다.
학습연구년제는 1년간 연구 또는 연수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교원의 전문성을 개발하는 제도로 호주, 독일,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직발전기획과 박형식 사무관은 “우리나라 교사들은 교직에 들어와 20~30년간 동일한 직무를 하면서 심층적인 전문성 개발 기회가 부족하다”며 “학습연구년제로 현장감 있는 연구 결과물이 축적돼 활용되면 우리 교육이 한층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치뿐 아니라 교원 양성과 임용 단계도 개편된다. 올해부터 사범대, 교대, 교육대학원 등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행정·재정적 지원 또는 제재와 연계한다. 교원 양성 단계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해 교사 임용 시 수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원 임용시험에서도 수업 전문성 평가를 강화한다. 현재 10분인 수업 실연시간을 20~30분으로 확대하고, 수업 실연 배점을 약 10점씩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각 교육청과 논의하고 있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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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