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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스스로 돕는 서민을 돕는 미소금융 통합서비스







 

서울에서 작은 점포를 열고 있는 A씨는 지난 5월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 우리미소금융재단을 찾아 대출상담을 했다. 얼마 전부터 장사가 잘 안 돼 식당으로 업종을 바꾸려 하니 2천만원 정도의 사업자금이 필요했다. 그런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A씨가 이미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대출을 받고 있어 추가 대출이 불가능했다.

예전 같으면 A씨같이 미소금융재단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마치 ‘패자부활전’처럼 또 다른 기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5월 10일부터 전국 38개 미소금융 지점에서 제공하는 ‘서민금융 통합서비스’ 덕분이다.

서민금융 통합서비스는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미소금융 이외의 다른 서민금융기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원스톱(One-stop) 서민금융 창구’로, 미소금융의 업무 영역을 확대했다고 보면 된다.

미소금융 지점 방문자 중 미소금융 지원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대출 ▲자산관리공사의 전환대출(고금리 채무를 연 10퍼센트대 저금리 채무로 전환)과 소액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과 소액금융 등의 서비스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추천해 상담해주고,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인터넷과 팩스를 이용해 접수 대행까지 해준다.

이를 위해 미소금융 각 지점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3개 기관 중 한 곳에서 직원이 파견 나와 대면 상담과 현장 신청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신용등급이 8등급인 A씨는 서민금융 통합서비스를 통해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업종을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A씨와 상담한 자산관리공사의 파견 직원은 “특히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분들이 성실하게 이자를 납부하면 일정기간 후 낮은 금리의 대출로 바꿀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희망 가득한 표정으로 상담실을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미소금융재단 출범 당시 퇴직 금융전문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토록 하자는 취지를 갖고 계획한 대로, 우리미소금융재단 상담 창구에서는 경험 많은 우리은행 지점장 출신 상담위원들이 서민들의 갖가지 상담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우리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연 뒤 지금까지 하루 최대 1백명까지 상담을 해본 적도 있다는 문창준 전문위원은 “처음 사무실을 열었을 때는 자격 요건이 안 되는 사람들도 상담을 하러 와 실제 대출로 이어지는 사례는 전체의 5퍼센트 정도에 그쳤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상담자 수는 줄어든 반면 대출 성공률이 상담자의 20~30퍼센트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을 하다 보면 형편은 어려운데 채무가 과다해 추가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그래도 미소금융 대출을 통해 희망을 찾는 서민들을 보면 우리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곳 상담자들이 꼽은 가장 인상 깊은 대출 성공사례는 경기 평택시에서 세신업(洗身業·때밀이업)을 하는 40대 남성 대출자다. 서류상 부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 ‘사실상 고아’였던 그는 한때 서울역 앞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으나 새 삶을 살고자 목욕탕에서 세신사 일을 하게 됐다. 매일 일자리를 찾아 목욕탕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그는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이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랐고, 이를 위해 목욕탕 측에 지급할 보증금이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이곳 상담실 문을 두드리게 됐다. 절실하게 필요했던 5백만원을 창업 임차자금으로 대출받은 그는 이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며 성실하게 이자를 내고 적금까지 부으며 의욕적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서민들의 희망 찾기에 힘이 돼주고 있는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저신용층과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지원하는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이다.

지난해 7월 도입된 뒤 현재까지 6대 기업과 5대 은행이 설립한 기업·은행 미소금융재단, 그리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대표자를 선발해 설립한 지역지점 38곳에서 운영자금, 창업자금 등을 시중 금리보다 낮은 이자(연 4.5퍼센트)로 지원하고 있다. 각 지점이 운영을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 말까지 모두 8백91명에게 65억원을 지원했고, 그 외 6천3백26명에 대한 대출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운영지원부 윤재경 과장은 “재계와 금융권이 자금을 기부한 데 이어 직접 미소금융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10년간 2조원을 지원할 경우 20만~25만 가구(가구당 평균 1천만원 대출 시) 이상의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또 “서민금융 통합서비스 도입으로 미소금융을 통해 서민생활 안정에 필요한 사업자금, 채무조정, 소액금융 지원, 전환대출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 여러 기관을 방문하는 불편이 줄어들고, 서민지원 금융제도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소금융의 역할을 확대한 서민금융 통합서비스 외에도 정부는 폭넓은 서민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서민금융 포털사이트 ‘서민금융119’는 서민금융 이용자들에게 맞춤대출 정보에서부터 무료 신용 조회, 신용회복 지원제도 안내에 이르기까지 서민금융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신협중앙회, 한국신용평가정보, 대부금융협회가 공동 출자해 만든 ‘한국이지론’은 간단한 개인정보만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대출상품을 검색할 수 있고,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환승론을 안내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창업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 ▲근로복지공단의 희망드림 창업지원 ▲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 자영업 창업자금 융자 ▲한국마이크로크레딧의 희망키움뱅크 등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근로자의 긴급한 생활자금 마련을 돕기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근로자 생계비 신용보증 ▲근로복지공단의 근로자 생활자금 대출, 임금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 ▲한국이지론의 희망홀씨 대출 같은 제도들도 눈길을 끈다.

‘스스로 돕는 서민’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경제정책들도 있다.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와 ‘온누리 상품권’ 발행이 그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말~4월 중순 연간 매출이 9천6백만원 미만인 전통시장 가맹점에 대해 2.0~ 2.2퍼센트이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6~1.8퍼센트로 인하했다. 서울 시내 3대 대형마트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6~1.9퍼센트 수준이다.

또 전통시장 가맹점 이외에 연간 매출이 9천6백만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카드사별로 최대 3.3~3.6퍼센트이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2.0~2.15퍼센트로 인하했다. 현재 서울 시내 3대 대형백화점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2.4퍼센트 수준이다.

이로써 전통시장·중소가맹점과 대형마트·백화점 간 신용카드 수수료율 격차가 해소됐으며, 전통시장·중소가맹점 등의 연간 신용카드 수수료 절감 효과는 2010년만 놓고 볼 때 약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시장·중소가맹점의 수입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

전국의 전통시장·중소가맹점에서 통용되도록 9개 지자체 상품권과 통합해 2009년 8월 선보인 ‘온누리 상품권’은 지난 연말까지 매월 평균 20억9천만원어치가 발행됐으나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대기업, 금융회사 등이 지속적으로 구매에 참여하면서 올해 1~3월에는 매월 53억1천만원어치가 발행될 만큼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온누리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은 지난 연말까지 6백70곳이었으나 올 3월 기준 7백82곳으로 늘었다. 42개 정부 부처와 1백60개 공공기관, 13개 대기업, 59개 금융회사가 온누리 상품권 사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과거 백화점 상품권이 정착에 7년이란 시간이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무척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 관악신사시장 등 49개 시장, 5백20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09년 10월, 시장경영진흥원) 온누리 상품권은 3퍼센트의 매출 증가와 신규 고객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돕는 서민’을 위한 서민 경제정책과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만들어낸 ‘온누리’의 성공담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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