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15일 저녁 첫 공식행사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서 “지난 10년 동안 손상되고 왜곡된 한·미동맹 관계를 복원시켜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디딤돌을 놓는 것이 이번 순방의 최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념적으로, 정치적으로 한·미관계가 손상을 입었지만 긴 역사에서 한·미관계는 손상을 입지 않았다. 이제 오해는 그만하고 잘 지내려 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좋은 친구란 오랜 친구이고,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말문을 연 뒤 “오랜 친구이자 어려울 때 친구였던 한국과 미국이 동맹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7월 정상회담서 공동선언 전망
이 대통령이 이날 한·미관계의 새로운 마스터플랜으로 제시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은 19일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밑그림이 그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7월 이뤄질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 형태로 발표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1세기의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해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면서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의 3원칙을 내놨다.
가치 동맹은 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데다 한국이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거듭한 결과 양국이 한층 성숙한 가치동맹을 이룰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개념이다. “동맹은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이다.
신뢰동맹은 양국이 군사·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구축되는 동맹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동맹의 기본이 “이념과 정치 논리에 의해 잠시 왜곡됐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인식이다. 반면 신뢰에 바탕을 둔 양국 동맹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긴밀한 공조는 물론 동아시아 국가들 간 안보 신뢰와 군사 투명성 제고, 다자간 안보협력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기반이 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시각이다
평화구축동맹은 한·미동맹이 동아시아 및 범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국제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테러와 환경오염, 질병, 가난에 시달리는 곳으로 달려가 인도주의에 기초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를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주한미군 3500명 추가 감축 백지화
19일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에 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가치동맹의 경우 민주주의 확산을 외교 원칙으로 삼고 있는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고 신뢰동맹의 경우도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진 만큼 미국 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주한미군의 군사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당초 올해 말까지 주한 미군 3500명을 추가 감축한다는 계획을 백지화, 현재의 2만8500명을 그대로 유지키로 전해졌다.
대외 군사판매 차관(FMS) 조건도 최혜국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일본 수준에 준해 적용하고 방위비 분담(SMA)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방미 첫날부터 한·미 FT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첫 공식행사인 ‘차세대 동포와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이 FTA를 승인하면 한국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양국 의회에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대통령은 또 “올해 한·미 FTA를 맺게 되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한·미 FTA는 한국만이 아니라 한·미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방미 첫날 참석한 모든 행사에서 한·미 FTA 비준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교포 간담회,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등에서 ‘FTA 교두보론’을 강조하며 양국 의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 FTA 비준 처리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 미국 상·하원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국회의 비준을 유도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뉴욕교포 간담회 발언은 명료하고 직접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단순한 경제적 관계를 떠나 포괄적 관계로 향상시킬 수 있다. FTA가 ‘한국에만 유리한가’ 하는데 한국보다는 오히려 미국에 더 유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이 동아시아 경제권에 진입하는 데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FTA 교두보’론 역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교두보론’은 “FTA가 한·미 양국에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정상회담에서도 FTA 비준 관련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뉴욕 한 호텔에서 미국 투자가, 대기업 임원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투자설명회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한국의 노력 중 하나가 적극적인 FTA 전략이며, 그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미 FTA”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에 이어 한·EU FTA가 금년 내 타결된다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동아시아 투자 관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 일본과의 FTA도 체결된다면 한국은 세계 4대 경제권 모두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에서 보낸 방문 3일째 일정도 한·미 FTA 비준을 위한 노력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우선 체니 미 부통령,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 등과 함께한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FTA를 중심으로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어 미국 상·하원 지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FTA는 주요 의제였다. 상·하 양원 의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이번 워싱턴 일정 중 핵심으로 평가받았다.
미 국회의사당에서 이뤄진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는 펠로시 하원의장과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등이, 상원 간담회에는 해리 리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조셉 바이든 외교위원장, 맥스 보커스 재무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 의회 지도자들에게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미 상·하원 지도자들과 의미 있는 간담회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의 대미 외교는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등 행정부 중심으로 이뤄졌고 의회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회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각종 현안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얻어내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워싱턴에서는 상·하 지도자들을 가슴에 품으려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기고 선진 통상강국으로 가는 열쇠 ‘FTA 조기 발효’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글 | 임종순(기획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 본부장) ‘경제 살리기’, 온 국민의 염원이다. 선진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외국 투자를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자 물가는 잡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FTA(자유무역협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자유무역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계층별, 산업별로 고르게 나눠지는 데 비해 피해는 특정 계층과 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보호’는 궁극적인 해결책일 수 없다. 보호무역을 선택하면 잠깐 동안은 편할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소비자의 희생, 국부의 손실을 대가로 치르게 마련이다. 사실 모든 거래가 그렇듯 이해 당사국 간 이익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협정 체결 자체가 어렵다. 한·칠레 FTA 이후 4년의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의 대(對)칠레 수출은 4년 만에 6배, 수입은 3배 늘었다.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두 배나 앞서고 있다. 한국 제품의 칠레시장 점유율은 7.23%까지 올랐고, 칠레에선 한국 격차가 일본 격차를 앞질렀다. 반면에 칠레산 농축산물로 인한 피해는 당초 우려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작년 칠레산 농축산물은 한국이 수입한 전체 농축산물의 0.86%에 지나지 않았다. 국내의 포도재배 면적은 FTA 이전보다 늘어났고 돼지 사육 두수도 증가했다. 무엇이 멀쩡한 포도밭을 갈아엎었다가 다시 포도나무를 심게 했는지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지금은 FTA 시대이다. 제주도 감귤초콜릿도 FTA를 활용하면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수출 길을 열 수 있다. 현재 감귤초콜릿은 코코아 분말 등 원료를 유럽에서 5%의 관세를 주고 수입해 제품을 만든 후 국내시장에만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FTA를 활용해 원료 수입선을 아세안으로 바꾸면 관세는 0%가 된다. 수출시장도 미국, 아세안으로 모색하면 각 10%, 15%의 관세가 역시 무관세가 돼 새로운 수출기회가 열릴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는 FTA가 정식 발효되면 한국산 부품 조달 규모를 기존 6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대폭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설투자를 서둘러야 하는 우리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계속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21세기에 맞는 수평적인 협력관계, 미래지향적인 동맹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한·미 FTA는 한·미 간 새로운 경제협력 체제의 관문이다. 올해 내 한·미 FTA 발효를 위해 한·미 양국 정부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선진 통상강국 대한민국의 성공시대를 여는 열쇠, 바로 자유무역협정 안에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해외순방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관계에 관해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남한과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화하기 위해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와 같은 상설대화기구 설치를 (북한에)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연락사무소장은 남북한 최고 책임자의 말을 직접 전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과거 방식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북한에 처음 상설적인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상설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것은 보다 새로운 남북관계 설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은 “남북한이 위기 상황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접촉하는 것보다는 정례적인 대화를 위해 상시 대화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남북 간에 고위급 상시 대화채널을 설치, 수시로 가슴을 열고 대화하자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셈이다. 만약 북측이 이러한 제안을 수용한다면 남북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북측과 사전 교감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북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건설적인 제안을 거부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위급 상시 대화채널 새 전기 마련
상설 연락사무소 설치 제안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있어 과거의 전략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 군 중장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새 정부는 남북이 진정으로 대화를 하자는 관점에서, 대남전략이나 대북전략과 같은 전략적 차원에서 대화하자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남북이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북핵 문제 타결 이후의 한반도 정세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양국이 북한 핵 신고에 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가 타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다. 또한 북·미관계가 급속히 개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칫 한국만 소외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만큼 미리 대책을 세우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관측도 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 정권은 남북관계를 6자회담을 통한 핵 해결보다 중요시했으나 새 정부는 한반도 핵 포기에 중점을 두고 6자회담 협상과 보조를 맞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의) 조정기간 동안 다소 대화가 끊겨 있을 수 있고 서로에게 강경해질 수 있으나 이 시기에 남북한이 새로운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및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과 관련, “북한이 어느 정도 인정했는지 최종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으나 어느 정도 간접 시인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의 특수성으로 봐 그 정도가 되면 시인한 것으로 보고 한 단계 넘어가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4개월째 교착상태 남북관계 타결 실마리
이 대통령의 이런 활동은 곧바로 미국측의 화답을 이끌어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한국 시간) 북핵 프로그램의 검증이 끝나기 전이라도 대북 제재 일부를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내역을 검증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북한이 실질적으로 그들의 의무를 이행한다면 미국은 대북 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에 대한 검증이 끝난 후에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뒤 “만약 우리가 2단계를 끝낸 뒤라도 신고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분명한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분명한 것은 우리가 적절한 검증방법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 사전브리핑에서 “북한의 핵확산 의혹은 플루토늄 핵활동과는 다른 문제로 다른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시리아 간 핵확산 의혹에 대해서도 “미·북 간의 부수적인 협상에서 다룰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전문가 기고 비핵화 마라톤 이제 10㎞ 이정표 통과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글 | 전봉근(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최근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북핵 문제가 얼마나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이후 18년이 지났지만 북핵 문제는 아직 일보 전진, 이보 후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물론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비핵화 2단계 조치의 ‘신고’ 방식에 대해 미·북 간 싱가포르 협상이 있었다. 협상 결과를 미 정부가 승인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합의된 신고 방식과 내용에 대해 불만이 없을 수 없지만 4개월 이상 불이행 상태에 있던 2단계 조치를 일단락 짓고, 6자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다행스러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자 간 건설적인 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비핵화 3단계 조치와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는 미래지향적이며 생산적인 회담이 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의 완전하고 조속한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체제를 다지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를 지지하기로 했다. 북핵 해결을 결코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매우 어려운 핵폐기 협상 과정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1, 2단계 조치가 완료되었어도 비핵화 마라톤에서 겨우 10 km 이정표를 통과한 데 불과하다. 하지만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북핵 협상 과정에 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이 예상되지만 타협과 절충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이 조금씩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 국면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배경에는 부시 2기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북 대화정책과 핵외교의 성과 기대, 북한의 식량난 악화와 대외의존도 증가, 중국의 북한 설득 강화, 6자회담의 제도화 등 요인이다. 최근 제네바와 싱가포르 회담에서 보여준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북핵 외교를 볼 때, 금년 내 핵폐기 협상 완료까지 조심스럽게 점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심각한 식량 부족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제어하고, 협력적 행동을 유도할 것으로 본다.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북한에게도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의 창이 점차 좁아질 것이다.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 말기 북한 지도부가 눈앞에서 북·미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친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비핵화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강한 연대를 과시함에 따라 북한도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한다. |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주요 분쟁지역에서 평화회복 및 재건복구를 위해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얻어낸 성과를 평가했다. 한국은 미국의 오랜 동맹국으로 전 세계에서 자유수호에 함께 섰던 국가다. 이라크에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연합국 중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냈던 나라다. 또 자이툰에 주둔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사실들을 상기하며 한국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대테러 국제연대, 평화유지군(PKO) 활동,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환경, 초국가적 범죄 및 전염병 퇴치, 인권·민주주의 증진 등 범세계적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유엔을 비롯한 다자외교 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저탄소 청정기술 및 재생 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양 정상은 구체적으로 △유엔 등 다자체제의 지속적인 개혁에 협력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의 협력과 APEC의 범태평양 경제 통합을 지지하며 △친환경 기술·서비스 산업에 대한 관세·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세계 각국이 국제적 합의가 반영된 중장기 안보 및 기후변화 목표를 수립토록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일방적인 피보호국 입장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에 맞게 어려운 곳에 도움도 주고, 평화유지군(PKO) 활동 등에 필요하면 한국 정부도 참여해야 하는 것이 경제규모에 걸맞은 것”이라고 말해 ‘인류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위한 한국의 역할에 관해 대화가 오갔음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도 경제대국이 됐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했다. 이미 미국에 오기 전에 ODA(해외무상원조) 지원자금도 올려야겠다, PKO 문제도 필요하면 한국 정부도 참여해야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한·미·일이 글로벌 파트너가 되자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동맹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함께하자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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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