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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024호

연 매출 1억원은 기본… 프로 농사꾼 3인에게 듣는다




 


경기 이천시 율면 총곡리에서 샘골버섯농산을 운영하며 새송이버섯을 재배하는 김민호(63) 씨는 올해로 17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그는 20여 년간 교단에서 생물과 농업을 가르치다 1993년 교직을 그만뒀다. 곧바로 고향으로 내려가 버섯농사를 짓기 시작한 김 씨는 10여 년 만에 연간 매출이 7억∼8억원에 이르는 억대 부농의 꿈을 이뤘다.
 

넓은 땅이 없어 작은 규모로 시작할 수 있는 농사를 찾던 중 규모는 작아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버섯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 김 씨의 경영전략은 시장 변화와 자신의 여건에 맞춰 과감하게 변신함으로써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제 김 씨는 현재까지 3차례 작목 교체를 시도했다.
 

그가 처음 재배한 버섯은 톱밥 표고. 연구기관에서조차 재배법이 까다로워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농가로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했다. 시장은 물론 버섯업계의 반향은 컸다. 하지만 톱밥 표고는 재배가 까다로운 데다 재배 기간이 3개월이나 걸리는 등 경제성도 떨어져 1997년 팽이버섯으로 전환했다.
 

이어 김 씨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2006년 말 새송이버섯으로 다시 작목을 바꿨다. 새송이버섯은 팽이버섯에 비해 일손이 많이 필요해 대규모 재배보다 중소규모 재배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김 씨는 현재 2천3백 제곱미터 규모의 최첨단 버섯재배 시설을 갖추고 하루 1천 킬로그램 정도의 새송이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샘골 허니머쉬’라는 상표로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되는 이 버섯들은 다른 새송이버섯보다 품질이 우수해 월등히 높은 값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버섯농사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팜스테이마을로 유명한 인근 부래미 마을과 연계해 버섯농장을 체험농장으로 개방하고 버섯과 문화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김 씨는 “농업·농촌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이웃 농가들과 함께 실천해 내 고향을 활기찬 마을로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한우를 키우는 백석환(50·대전시 유성구 신동) 씨는 연간 약 1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중 순이익이 무려 1억2천만원에 달하니 수익률이 85퍼센트를 넘는 셈이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백 씨는 주저 없이 사료비 절감을 꼽았다.
 

백 씨는 소 사육에 배합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쌀겨, 깻묵, 맥주박, 들풀 등 각종 부산물과 비타민, 소금, 발효제 등 첨가제를 이용해 완전배합사료(TMR)를 만들어 소의 성장단계에 맞춰 먹인다. 80여 마리의 한우를 키우면서도 매년 사료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1천8백여 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배합사료를 먹였다면 5천만원은 족히 든다.
 

백 씨는 “각종 부산물을 활용한 TMR 제조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 그걸 만들어 먹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며 “주변의 식품공장, 유휴지 등을 찾아보면 확보할 수 있는 부산물이 널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전천 1백90여 헥타르에서 매년 20~30톤의 풀을 수거해 TMR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가 키우는 한우 중 1등급 이상 출현율이 높은 것도 고수익을 올리는 비결 중 하나다. 2005∼2006년 45마리를 출하해 이 중 암소와 거세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이 84퍼센트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치였던 46.2퍼센트에 비해 무려 2배 가까이 높다. 2006년 한우 1킬로그램당 평균 경락가격이 1등급의 경우 1만6천9백69원이었는 데 비해 3등급은 9천2백92원이었다. 1등급 출현율이 높은 데 따른 소득증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송아지 폐사율을 줄인 것도 큰 힘이 됐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TMR의 배합비를 완성한 이후에는 송아지 폐사율이 1퍼센트로 줄었다. 백 씨의 농가에서 지난 3년간 태어난 1백2마리의 송아지 가운데 폐사한 송아지는 단 한 마리뿐이다.
 

백 씨는 “일반 농가의 경우 송아지 폐사율이 15~20퍼센트에 달하고, 송아지 한 마리의 폐사 여부에 따라 1백50만~2백만원의 손익이 달려 있어 낮은 폐사율이야말로 높은 수익률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타성에 젖어 그저 농사만 지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끊임없이 농사 기술과 소비자를 연구하는 프로 농사꾼이 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감 농사로 연간 약 2억5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오영춘(55·전남 담양군 고서면) 씨는 억대 부농 비결로 먼저 프로의식을 꼽았다. 11헥타르의 농지에서 올해 친환경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그의 단감은 당도가 평균 17브릭스(Brix)에 달해 일반 단감보다 3배가량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당골 훈장단감’이라는 브랜드로 명품화한 오 씨의 농사 기술은 일반인들과 차이가 있다. 우선 그는 나뭇가지가 위로 솟으면 열매가 적게 달리므로 아래쪽으로 유인하면서 가지 사이사이로 햇볕이 고루 잘 들도록 가지를 친다. 이렇게 하면 농작업도 편리하고 병해충 발생도 적다. 또 콩과 녹비작물인 헤어리베치를 심어 거름으로 활용하고 완숙퇴비를 듬뿍 넣어 땅심을 높인다.
 

해충의 경우 은행과 아카시아꽃 발효액을 뿌려서 막고, 나방 피해는 때죽나무를 첨가한 발효액을 살포하면서 유인포획기를 설치해 해결하고 있다. 당도를 높이기 위한 비법도 있다. 수확기 이전에 커피 발효액을 물에 희석해 뿌리거나 아카시아꽃 발효액을 나무에 방울 물주기 방식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오 씨는 수확한 감을 품질별로 6단계로 선별해 상당량을 학교급식에 납품한다. 어릴 때부터 안전하고 맛 좋은 과일을 먹어야 어른이 돼서도 우리 농산물을 찾는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또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여 소득을 높이고 있는데, 고정 직거래 고객만 1천2백여 명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신지식농업인장(章)을 수상한 오 씨는 “농사의 ‘농’자도 몰랐던 사람이 친환경농업에 빠져 10년 동안 노력한 끝에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적인 명품 단감을 생산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글과 사진·김장경(농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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