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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20091011호

총론 - 2010 코리아, 세계의 중심에 서다





지난 9월 25일은 우리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날이었다. 미국 피츠버그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이날 G20 정상회의를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주 논의의 장(Premier Forum)’으로 인정하고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정례화 이후 첫 회의를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G20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국제사회 질서를 이끌어오던 G8의 역할을 대신한 새로운 국제사회 운영체제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세계경제 문제뿐 아니라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기아, 빈곤문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핵심기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듯 새로운 국제질서의 시작을 알리는 첫 회의를 우리나라가 개최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으로 선출된 데 이어 내년 정상회의까지 유치한 것은 세계 현안 해결을 주도하는 국가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국제사회를 리드하는 국가로 거듭난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G20 정상회의가 시작된 이래 G20의 성공적인 금융·경제위기 대응 노력에 크게 기여해왔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과 함께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고 최빈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우리 국민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9월 30일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G20 정상회의의 한국 유치에 대해 “남이 짜놓은 국제질서의 틀 속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만족했던 우리가 새로운 틀과 판을 짜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G20 정상회의 유치는 한마디로 이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세계가 함께 성장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우리나라를 대하는 국제사회의 태도가 달라졌다.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10월 8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후 처음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했는데, 한국을 변방으로 보던 이제까지와 달리 대하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동행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최희남 G20 기획단장 역시 잇따른 초청행사와 면담 요청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였던 것이 이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변화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 유치는 세계 주요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모인다는 정치적 위상과 국가 가치 상승 이외에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플러스 요인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의 유치가 약 5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행사 자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 외에 대외신인도 상승,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 등 실질적인 플러스 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유치 효과가 서울올림픽만큼 클 것이며 대단한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 유치가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주어진 책임감도 그만큼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라 할 수 있다. 내년은 세계경제 회복이 진전돼 출구전략 등 위기 후 세계경제 관리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 제도화 등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편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나타날 20개 회원국들 간의 갈등을 의장국이자 정상회의 개최국인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세대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도 우리에게 주어졌다.

 




 


 

다행히 우리는 경제발전과 관련해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이슈를 서로에게 잘 이해시켜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아프리카나 저개발 국가의 대표를 참여시켜 함께 의논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에 맞게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한결 높아진 위상을 즐거워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한국이 산업화에 성공한 다음 선진화로 가려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하고, 그런 노력과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도 특별연설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격이 높아지는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책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심 국가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제 우리의 생각도 변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국제사회에서 이에 걸맞은 우리의 목소리는 없었다. 이제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운찬 국무총리는 10월 6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선 무엇보다도 내년 11월에 있을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위한 별도기구를 발족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G20 기획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공일 위원장이 진두지휘하고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가 각각 의제설정과 외교업무 역할을 분담해왔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 준비 기구 논의가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조기에 개최 도시를 결정할 방침이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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