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인터넷 환경이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미디어 시장도 출렁인다. 이른바 ‘미디어 생태계’의 기본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생존, 번식, 진화하는 유기체와의 관계가 생태계의 정의라고 한다면 인터넷이 만들어낸 환경이 기존 미디어 체계에 민감한 영향을 끼친다는 현실적 접근이 어렵지 않다.
<뉴요커 매거진>의 세계적 미디어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는 저서 <세 마리 눈먼 쥐, TV 네트워크들, 갈 길을 잃어버리다> 등에서 “인터넷이 전통 미디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인터넷으로 인한 미디어 생태계 전환의 가치와 그 당위성을 우회적인 표현을 빌려 강조했다.
이처럼 인터넷 르네상스에 힘입어 앞으로 다가올 미디어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는 세계적 화두로 부각됐다. 5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디지털포럼’에서도 ‘인터넷 르네상스로 미디어 생태계가 新르네상스를 맞다’ ‘제2의 르네상스를 맞는 인터넷 세상에서의 미디어’라는 주제들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인터넷 보급률이 계속 높아지고,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실시간으로 담아낼 수 있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디어 및 플랫폼, 미디어 콘텐츠 및 관련 인적, 지적 인프라까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인터넷 환경의 핵심은 온라인상에서 사람들끼리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터넷상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등장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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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쌍방향으로 정보와 의식을 공유하면서 만들어내는 일종의 자발적 미디어라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엄청난 파급 효과를 몰고 온 비디오 블로그, UCC(사용자 손수제작물), 소셜 네트워크, 트위터, 팟캐스트(Podcasts·인터넷 방송 자동 전달 미디어), 위키(Wiki) 등이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다.
나아가 전통 미디어 모델이 인터넷 등과 결합하면서 새 미디어 모델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미디어 생태계 변화의 한 축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TV와 개인용 컴퓨터(PC)의 경계를 허물고 인터넷 쌍방향 서비스를 TV 속에서 만들어내는 개방형 IPTV가 국내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유수의 통신 기업들 역시 개방형 IPTV에 ‘올인’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월 KT는 TV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하는 ‘개방형 IPTV’ 전략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아이폰의 앱스토어를 TV에서도 구현하겠다는 것. 오는 12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데, 인터넷 TV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스마트폰의 오픈마켓처럼 사람들끼리 다양한 콘텐츠 등을 거래할 수도 있는 서비스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개방형 IPTV를 미디어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세’로 주목하고 있다. 남중수 전 사장이 이미 2007년에 “미디어 생태계를 새로 구축해 블루오션을 창출하자”는 기치를 내세운 바 있는 KT는 최근 3백억원을 개방형 IPTV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 조성 펀드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도 올해 안에 TV를 시청하면서 원거리 채팅이 가능한 IPTV 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개방형 IP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세계적으로도 TV, 컴퓨터 등이 통합된 미디어의 출현이 미디어 생태계 변화를 이끌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4월 3일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사의 아이패드는 미디어 지각변동을 선도할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이 구축한 콘텐츠 제공 환경을 갖춘 것은 물론 더 큰 화면에서 인터넷, 동영상과 전자책, 기타 문서 작업까지 가능한 다목적 미디어로 벌써부터 영화, 서적, 신문 등 기존 미디어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여러 미디어가 하나로 융합되는 이른바 ‘미디어 컨버전스’와 맥을 같이한다. SBSi 박종민 미디어기획팀장은 저서 <미디어 2.0,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에서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영상과 데이터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및 플랫폼으로 확대돼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팀장은 방송을 보면서 인터넷 사이트의 깊이를 느낄 수 있고, 방송을 보면서 신문 속보 기사를 읽을 수 있으며, 상거래와 방송 시청이 가능한 식의 융합 모델이 미디어의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미디어 컨버전스가 새로운 미디어 모델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경제경영연구소 송민정 수석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미디어 컨버전스 측면에서 살펴본 글로벌통신사업자(Telco)의 대응 현황과 미래 과제’라는 연구 리포트에서 개방형 IPTV 등이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 미디어’를 넘어 소비자와 콘텐츠, 광고주 및 광고 시장, 정보기술(IT) 자원 사이의 중간 매개체로 개인 맞춤형 융합 서비스가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디어 생태계에 커다란 변혁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시도될 예정이다. 미디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생태 요소가 성장할 수 있도록 비를 제대로 뿌려줘야 할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필요성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4월 8일 미디어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미디어 산업 분야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우선 무선 인터넷 활성화 대책을 시급히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보급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규제 개선 △요금 부담 경감 △개방형 콘텐츠 직거래 장터 활성화가 그 골자. 스마트폰 보급과 이용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금융결제 방식을 자율화하고, 악성 댓글 등을 차단하기 위해 2007년 7월부터 시행 중인 본인 확인 제도를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원격의료시장 확대 및 모바일 오피스 등의 시장 창출을 위한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이미 지난 1월 민관합동 추진협의회가 구성됐고, 여기에서 개선 과제를 찾아내 올해 하반기 안에 파급 효과가 큰 분야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데이터 사용량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 잔여량을 이월할 수 있게 하는 등 요금제도 개선도 유도할 방침이다. 하나의 데이터 요금 상품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기기의 숫자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요금제’도 도입한다. 아울러 통신망을 임차해 이동통신업을 하는 사업자(MVNO) 등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지원해 경쟁 활성화를 통한 요금 인하를 유도하게 된다. 개방형 콘텐츠 직거래 장터 활성화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업자가 사업자별로 개설한 개방형 콘텐츠 직거래 장터를 통합 앱스토어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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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분야의 서비스 인프라 투자도 시행된다.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전화보다 25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하기 때문에 대용량 응용 서비스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 먼저 무선 랜, 와이브로 서비스 제공 지역이 확대된다. 국민들이 저렴하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랜 이용 지역을 올해 안으로 2배 확대(2만7천 개소)한다. 와이브로 역시 올해 5대 광역시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전국 84개 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통신사업자가 2011년까지 4천7백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무선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대비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미래 유망 미디어 서비스 연구개발(R&D)도 적극 추진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고품격 실감 방송 서비스, 현재 인터넷 속도보다 1백 배 빠르면서 여러 종류의 무선망이 함께 연동되는 미래 인터넷 및 모바일 통합망 서비스, 모바일·PC·TV를 바꿔가며 한 종류의 드라마, 교육 콘텐츠를 연속으로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 스크린 서비스 등이 그 대상이다.
대형 미디어 기업과 중소 콘텐츠 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특히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콘텐츠 업체 간의 불공정한 수익 분배 행위를 제재할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올해 9월엔 불공정 행위의 세부 유형을 구체화해 제재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업자가 콘텐츠, 모바일 광고, 스마트폰 기업과 상생 협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통신 주요 3사(SK, KT, LGT)는 공동으로 KIF(Korea IT Fund)를 설립해 올해 말까지 3천7백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개발 교육(SK 연간 5천명, KT 연간 1천명)도 실시한다.
글·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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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