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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세계 금융 리더십도 ‘대~한민국’







 

“세계금융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IMF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원을 확충하고, 세계은행 역시 이번 지분개혁에서 개도국의 변화된 경제적 지위를 충분히 반영해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63차 IMF·WB 연차총회의 기조연설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조한 내용이다. IMF와 세계은행은 각각 1백85개 회원국을 거느린 최대 국제금융기구다. 이들 국제금융기구의 투표권은 철저히 출자 지분 기여도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IMF 내 한국의 지분율은 1.35퍼센트(19위), 세계은행 내 한국의 지분율은 1.01퍼센트(22위)로 2008년 세계 GDP 대비 한국의 경제 비중(1.95퍼센트)이나 국제금융기구 회원국 평균(1.48퍼센트)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이들 국제금융기구의 지분율을 경제 규모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처럼 지분율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금융기구들의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윤 장관의 발언은 신흥 개도국들의 관심 의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국제금융기구의 지분율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 세계은행 투표권의 3퍼센트 이상을 신흥 개도국에 이전하고 IMF 역시 5퍼센트 이상을 이전하는 개선안에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주요 국제금융기구 회의에서 이 의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등 이해관계가 대립하기 쉬운 선진국과 신흥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국제금융기구의 ‘일반자본 증액’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발언권을 높이는 정책을 펴왔다. 일반자본 증액은 지분 조정과 별개로 국제금융기구의 융자재원 확보를 위해 총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봄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지역 및 역외 국가 등 67개 회원국이 참여한 총회에서 국제개발은행 중 가장 먼저 2백 퍼센트의 일반자본 증액안을 결의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회원국 지원을 강화하려는 게 1차 목적이다.

당시 ADB 연차 총회에 참석한 윤 장관은 이 증액안을 지지하며, ADB가 지역 내 금융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간 금융 안전망(RFA·Regional Financial Architecture)’을 확대 발전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과거 경제개발 경험과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 정리 경험을 회원국들과 공유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많은 회원국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이들 국제금융기구의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국제금융기구를 활용한 우리나라 위상 강화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세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곧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와 직결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IMF 아시아 콘퍼런스,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포럼 등 국제금융기구의 주요 회의가 개최돼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국제기구는 1백13곳. 이 중 유엔 및 유엔과 관련된 기구가 38곳이고, 정부 간 기구가 75곳이다. 한국은 1949년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만국우편연합(UPU)에 최초로 가입한 이래 빈곤퇴치, 아동, 여성, 환경보호, 에너지, 인권, 노동, 인구 분야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가입해 활동 폭을 넓혔다.

2008년 정부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유엔개발계획·유엔인구기금(UNDP·UNFPA) 집행위원회, 국제해사기구(IMO) 집행위원회 등 주요 국제기구 의사결정 기관의 이사국으로 선임됐다. 또한 인권이사회,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 등에 진출해 발언권을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이 핵 비확산에 기여했다는 점이 부각되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국으로 선임됐다. 이사국 11개국이 참여한 IAEA이사회는 북한 및 이란 핵문제 등 주요 핵 검증의제 외에도 기술협력 사업 등 중요 정책을 결정한다.

우리나라가 속하지 않은 국제기구 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을 중심으로 인근 아시아 우방국가와 실질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신(新)아시아 외교’를 펼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상반기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국제 금융위기, 기후변화, 식량·에너지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했다.

한국의 강점을 살린 국제기구 협력사업도 활발하다. 정부는 IMF와 공동으로 3월 29일부터 4월 9일까지 2주 동안 아시아지역 공무원들을 초청하여 ‘금융안정 정책’을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 아시아 20개국에서 거시경제, 금융정책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참가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IMF가 우리나라 금융위기 극복 경험을 높이 사 요청한 것이다.

아시아와 중동 국가 31개국의 경제협력체인 아시아 협력대화(ACD)에서 한국은 ‘IT 협력사업 선도국(Prime Mover)’을 맡아 2004년부터 매년 IT 연수생 초청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자정부 시스템통합(SI)과정, 국가정보화과정, 정보보호과정을 개설해 ACD 회원국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 38명이 다녀갔다. 올해도 4개 IT과정을 개설했으며, 첫 과정으로 3월 말에 12명이 전자정부 SI 연수를 받았다.

이 과정에 참여한 몽골 국세청의 뱃바야 자미안 씨는 “세계 1위 수준인 한국의 전자정부 노하우를 배우는 기회였다”며 “이 노하우를 몽골에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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