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중앙부처에서 불고 있는 조직 축소와 효율성 강화 열풍은 이미 정부 소속기관과 공공기관, 특별지방행정기관 등에도 퍼져나가는 중이다. 또한 ‘작은 정부’의 명제 역시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요즘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들은 오전 6시에 출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청와대의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시간이 오전 8시로 앞당겨지다 보니 미리 자료를 준비하려면 이보다 훨씬 일찍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각 부처들도 청와대의 업무 사이클에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4일부터 간부회의를 기존보다 1시간 이상 당겨 매일 오전 8시에 열고 있으며 외교통상부는 매주 초 열리는 장관 주재 실·국장회의를 오전 8시로 앞당기고, 매주 토요일에도 간부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토요일도 ‘노 홀리데이(No Holiday)’ 체제다.
지식경제부도 마찬가지다. 오전 8시 30분에 열던 장관 주재 간부회의를 오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수장인 이윤호 장관이 취임 이후 ‘아침형 조직운용’에, 휴일이 따로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지식경제부 공무원들 역시 출근시간 등을 앞당기고 있다.
이 장관은 오전 7시께 출근해 하루 집무를 시작하고 있다. 취임 이후 실질적 첫 간부회의였던 지난 5일 회의는 이전보다 1시간 앞당겨진 오전 7시 30분에 시작했다.
출근시간만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주말이 따로 없는 ‘풀가동 체제’도 시작됐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1∼2일을 업무보고와 현대제철, 재래시장 등 현장방문으로 보낸 데 이어 상당기간 평일과 휴일이 따로 없이 일하는 정부를 가동할 전망이다.
장관들의 솔선수범은 공무원의 마인드도 바꿔놓고 있다.
한 공무원은 “장관이 어느 정도 업무를 파악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연속 근무하지는 않겠지만 주말 이틀 중 하루는 당연히 일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업무 스타일을 볼 때 심야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복원이나 대중교통시스템 개선 등 중요 업무가 있을 때는 밤 11시 회의까지 정례적으로 열었기 때문이다. 또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만 쉬는 ‘주 6일’ 근무시스템을 확정했으며 일요일 아침 수석비서관회의도 당분간 계속 열린다.

“공직자가 회사원보다 더 부지런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일반 회사원보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기업에 있을 때는 국제 여건이 어렵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회사 간부들은 잠을 못 잤다”며 공직사회를 독려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업무 스타일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부처별 업무보고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3월 10일의 첫 업무보고는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해 9시가 되기도 전에 끝났다.
단순히 시간만 앞당겨진 것이 아니다. 부처별 업무보고는 4월 중순으로 예정된 해외순방 일정 등을 감안해 지난 10일부터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하는 정부’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 셈이다. 또 업무보고는 권위적이고 형식에 치우쳤던 과거 스타일에서 벗어나 현장을 찾아가 확인하는 ‘일 중심’, ‘현장 중심’의 보고로 완전히 바뀐 모습을 보여줬다.
더불어 이번 업무보고는 국정과제별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는 자리의 기능도 했다. 키워드는 단연 민생과 경제 살리기. 경제 및 민생 관련 부처업무를 초기에 집중하도록 했고, 업무성격상 지역현안과 관련이 많은 부처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보고토록 해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업무보고가 되도록 했다.
보고시간도 30분 안팎으로 줄이고 토론 위주로 진행됐다. 국무회의 등에 이어서 이른바 ‘창조적인 격식 파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무보고 시간도 1시간 30분 내외로 줄여 일상적인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특히 지방방문 일정이 여의치 않아 본부에서 부처 방문보고를 실시한 경우 아침 7시 30분부터 조찬을 겸해 실시하는 ‘아침형 업무보고’가 선보이기도 했다. 업무보고 참석자에도 실용적인 변화가 있었다. 참석자 수는 해당부처의 장·차관, 외청장, 본부 국장 등으로 가능하면 줄이고 배석자도 크게 줄였다. 필요에 따라 관련 분야의 시민단체대표나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모습도 보였다.
격식 파괴·현장 챙기기 ‘실용 행보’
‘격식 파괴’와 ‘현장 챙기기’로 대표되는 실용 행보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장관은 물론 차관들까지 취임식을 생략한 기획재정부의 파격 실험이다. 기획재정부는 강만수 장관에 이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 차관도 취임식을 치르지 않았다.
최중경 1차관과 배국환 2차관은 모두 취임식을 치르지 않고 취임사조차 배포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취임식 파괴에 나선 것은 강 장관의 소신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주말 “취임식이 일본 군국주의의 잔재”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최 차관과 배 차관은 차관 임명을 축하하는 화분이나 화환을 일절 받지 않았다.
정부과천청사를 관리하는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두 차관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선물을 받지 말라고 특별히 지시해 모두 돌려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생 현장 챙기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곧바로 납세자의 날 행사장에 참석했다. 그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 규제개혁과 감세정책을 조기 추진하겠다”며 “조만간 기업인과 만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이날 오후 과천청사 1동에서 가진 기획재정부 현판식에서 “기획재정부는 섬기는 정부의 항로 역할과 아끼는 정부의 솔선수범 부처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정신과 절약 정신으로 무장하겠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가 이처럼 격식을 파괴하고 경제 현장을 중시하겠다고 나선 것은 ‘MB노믹스’에 충실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 자리에 앉아 민원인을 기다리기만 하던 모습도 크게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3월 말 출범하는 ‘현장 방문단’.
지식경제부와 경제단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현장 방문단’은 노사, 외국인 투자, 수도권 규제 등 주요 이슈별로 관련 기업이나 지역을 방문, 각종 애로사항이나 규제사항을 찾아 이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지식경제부 내에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민원을 신청에서 접수, 회신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 주는 ‘기업도우미센터’가 신설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은 지난 3월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장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경제 5단체장들은 신정부의 이 같은 기업친화적 정책에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발굴된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철저하게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분석해 대안을 도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지식경제부 내에 구성될 기업애로분석 TF팀에 민간전문가를 적극 추천해 달라”고 당부하고 “애로사항은 국가경쟁력위원회 상정 등을 통해 해결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투자 및 규제완화, 노사관계, 신성장동력 등 6개 분야의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 GE 인사방식 도입 근본적 개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맞춰 불기 시작한 변화의 바람은 공직사회의 모습을 근본부터 바꿔놓고 있다. 과거 폐쇄성의 대명사나 다름없던 국가정보원에 법조인과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해 고위직에 임명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전옥현 국정원 국장, 제2차장에 김회선 변호사, 3차장에 한기범 국정원 실장을 임명했다. 또 기획조정실장에는 김주성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발탁했다. 국정원 내부에서 2명, 외부에서 2명을 균형 있게 발탁함으로써 전문성과 업무 연장성을 고려한 인사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인 GE의 인사방식 도입을 예고한 국세청의 실험도 주목받고 있다. 국세청은 얼마 전 “GE의 ‘활력곡선’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서나 볼 수 있던 회의방법이 도입되고 시스템으로 일하는 방식이 도입되는 등 새로운 공직사회의 모델이 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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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