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보통신업체 A기업은 공사 수주 증가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던 중에 실무자의 실수로 ‘공사업 등록을 한 후 3년이 지날 때마다 30일 이내에 등록기준을 신고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위반했다. 이 때문에 A기업은 3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A기업처럼 불합리한 행정제재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 2008년 대한상공회의소가 3백명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57.9퍼센트가 ‘현행 행정제재 처분이 과도하다’고 답했고, 46.1퍼센트는 ‘위반 사유와 상황을 고려치 않고 처분이 이루어진다’고 응답했다.
과도하거나 상황을 고려치 않은 기계적인 행정제재는 제품과 서비스 공급에 차질을 빚어 기업의 매출 손실을 가져오고 종사자의 일시적 실업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 하기에 좋은 법적 환경을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행정제재 처분의 합리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과도하거나 일관된 기준이 없는 각종 행정제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행정제재 처분기준을 두고 있는 2백13개 법령 가운데 가중·감경 기준이 없거나 추상적인 1백47개 법령의 가중·감경 기준을 명시했다.
또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영업정지나 허가취소 등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기준은 완화했다.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경고나 시정명령으로 자발적 시정 기회를 부여하고, 15개의 유사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공통의 처분기준을 마련했다.
법제처는 이 같은 행정제재 처분의 합리화로 40여 만명의 사업주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영업정지 감소 등으로 연간 6천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과태료(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한 금전적 제재)와 과징금(불법이익 환수 또는 영업정지 대체의 금전적 제재) 및 벌금(범죄인에 대한 금전지급의무 부과 형벌) 부과도 개선했다. 과태료와 과징금 또는 벌금을 중복 부과하는 등 이중적 금전제재를 하는 1백59개 법률을 정비하고, 과태료와 영업정지의 중복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63개 법률을 정비했다. 또 53개 법률을 정비해 불필요한 과태료를 폐지했다.
과태료는 자동차 검사, 주민등록 전입신고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무 위반 시 부과되며 각종 신고, 보고, 장부 기록과 보관 등 기업 활동과 관련된 위반행위에는 대개 과태료 또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과태료와 과징금 부과가 합리화됨으로써 국민생활과 기업 활동에서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과태료 부과 개선만으로도 약 2천8백억원의 국민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대에 맞지 않는 행정형벌(벌금, 징역)을 폐지하고 가벼운 행정법규 위반에는 벌금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 형벌을 합리화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 기존에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벌금보다는 금액이 적은 형벌)에 처했으나 인터넷을 이용해 면허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폐지했다.
법무부에서는 1백51개 행정형벌을 과태료로 전환함으로써 연간 10만명의 전과자가 감소하고 행정비용과 국민 기회비용 등의 절감으로 1천6백1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운전면허 취득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국민생활 불편을 해소하고, 세무조사 기간을 법령화하는 등 기업 부담을 줄였으며, 분식집 등 생계형 업종 창업 시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 제도를 폐지하는 등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불합리한 법령을 정비했다.
![]()
2008년 3월 ‘국민불편법령개폐센터’를 열고 지금까지 4천28건의 개선 의견을 검토했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파급효과가 큰 과제를 중심으로 3백1건을 개폐과제(3백47개 법령)로 확정했다. 이 가운데 51.6퍼센트인 1백48개 법령의 정비가 끝났으며 85개 법령은 국회 제출 또는 입법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제처 국민불편법령개폐팀 안승철 서기관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법령, 국제기준에 맞지 않거나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법령,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법령, 취약계층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미흡한 법령을 집중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강화된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성폭력 범죄에 유기징역형을 최고 5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성폭력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19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인근 주민에게 우편으로 알리도록 했다. 또 아동 성폭력의 경우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20세가 될 때까지 정지하며, DNA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했다. 아울러 음주나 약물에 의한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죄질에 따라 법원에서 감경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폭력범을 포함해 11개 유형의 범죄를 저지른 형 확정자와 구속 피의자의 DNA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범죄 예방과 조기 검거에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 6월 25일까지 전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DNA 채취 대상자 총 2만1천7백명 중 성범죄자를 우선 채취해 DB를 구축했다.
전자발찌 부착도 올해 7월부터 최장 30년으로 확대하고, 성폭력범 외에 살인범도 부착 대상에 포함시켰다. 전자발찌는 2008년 9월 시행 후 지난 7월까지 6백15명이 부착해 한 명만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탁월한 재범 억제효과를 보였다.
법무부 이두식 법질서담당관(부장검사)은 “앞으로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한 개혁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교통신호체계를 합리화함으로써 교통안전도 크게 강화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으로 직진신호 우선, 비보호 좌회전 확대, 점멸신호 확대 등을 실시해왔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직진우선 신호체계 개선으로 통행속도는 3.5퍼센트 향상됐고 지체시간은 11.3퍼센트 감소했다. 또 비보호 좌회전 및 점멸신호로 개선한 교차로의 경우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16.4퍼센트, 사망자 수 28.6퍼센트, 부상자 수 17.2퍼센트가 줄어 교통신호체계가 개선된 후 교통안전이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글·이혜련 기자 / 일러스트·문지혜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