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은 한마디로 ‘국민이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실제로 이날 취임식에는 많은 보통사람들이 참석했다. 특히 가족 단위의 참가가 유난히 많았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취임식 참석 신청을 접수, 이 중 2만5000명의 일반인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이와는 별도로 특별한 사연을 보내온 300건(1000여명)에 대해서는 추첨 없이 초청했다.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경우가 많았다.
이날 취임식장에는 유난히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부모와 함께 온 학생들도 있었지만, 인터넷으로 혼자 신청해 당당히 취임식을 지켜보는 어린 학생들도 많았다. 이들 가운데 이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민경현(18·경기 성남시) 군은 역사의 현장을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취임식을 시종일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취임식장)여기 오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 관련 책을 3권이나 봤어요. 청계천 공사할 때 말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시장 신분으로 청계천 사람들을 4200번 만났다는 내용이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그래서 한나라당 당원에 가입하려고 했는데, 나이가 어려서 안 된다고 해 취임식만큼은 꼭 보고 싶어 신청했어요.”
앞으로 법학을 공부해 법조계로 진출하고 싶다는 경현 군은 “대운하 사업도 좋지만, 정확하게 조사를 한 뒤에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의 열혈 팬으로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취임식을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던 김아라(서울여상·2학년)양에게 이날 취임식은 남다르다. “주위에서 상업계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저에 대해 많이 걱정을 해요. 솔직히 좀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물론 전 아무렇지 않아요. 잘못된 시선이라는 걸 전 알거든요. 취임식에 참석하게 된 것도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예요. 대통령도 상고를 졸업했잖아요.”
“상업고 편견 깨고 자신감 얻겠다”
장래에 UN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인권담당자로 일하고 싶다는 김 양은 요즘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단다.
“이명박 대통령은 학창시절 어렵게 학교 다녔다고 들었어요. 저도 상고에 다니지만 인문계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 하려고 해요.”
가족단위 참석 신청자 중에는 몸이 아픈 가족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취임식에 왔다는 사연이 가장 많았다. 뇌종양 수술을 받기 전까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는 윤희준(46·서울) 씨는 6년 전 병마가 닥친 이후 현재는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이번 행사에 온 경우다. 시각장애 2급으로 생활하고 있는 윤 씨는 “몇 년 동안 가장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 취임식을 계기로 희망을 되찾아 든든한 아빠, 남편이 될 생각”이라고 말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윤 씨는 현재 지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가난한 가장이지만 이번 행사 참석을 계기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비록 부자 아빠는 아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새 정부 출범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행사 참석은 윤 씨에게 소중한 날이기도 하다.
“2월 25일이 내 생일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가족끼리 화목하게 생일을 지내지 못했어요. 취임식 이후에는 저녁에 조촐한 가족 파티도 열어볼까 해요. 아무쪼록 서민들이 화목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 취임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전날 올라왔다는 김원춘(40·회사원) 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들 민찬이가 텔레비전에 이명박 대통령 후보만 나오면 아는 척을 하고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자주 말을 했다”면서 “병치레를 하고 있는 민찬이를 위해 이번 취임식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번 취임식을 계기로 우리 가족이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면서 “가족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활짝 웃었다.
또 대구광역시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조계순(56·여)씨는 남편 생일과 자신의 생일이 2월 25일 같은 날이어서 서로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경우다.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장식될 2008년 2월 25일에 맞는 생일은 어느 해보다도 값지고 새롭단다.
태안 시름 잊고 활력 얻으려 상경
경남 진주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했다는 박영수(55) 씨는 경남IT직업전문학교 교장이다. 소탈하고 유머 감각이 넘쳐 보이는 박 씨는 50이 넘은 나이에 늦둥이를 본 유치원생 아빠다. 그는 “이번 취임식에 아내와 대학생 딸 그리고 늦둥이 아들과 함께 축하하러 왔다“면서 “반평생을 살면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라고 말했다.
회갑을 맞은 아버지와 함께 참석했다는 이재영(29·경기 성남) 씨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 씨는 “아버지가 워낙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해 취임식에 온 가족이 오게 됐다”면서 “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날 아버지 회갑연 이벤트를 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혼자 충남 태안군 남문리에서 상경했다는 조영호(50) 씨는 참석하게 된 사연이 독특하다. 얼핏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사연이지만 그의 설명은 진지하기만 하다.
“마을 전체가 지난해 태안 기름유출 사건으로 침체되어 있어요. 마을 사람들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바다가 생활터전인 사람은 물론이고 저처럼 카센터를 하고 있는 사람 모두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 취임식의 활기찬 현장을 보고 마을 사람들한테 직접 얘기해 주면 좀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참석했습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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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